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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모빌리티 기업 위즈돔이 본격적인 매출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SK그룹과 관계를 맺으며너부터입니다. 2011년 SK그룹 수펙스(SUPEX)에 발탁돼 SK그룹 통근버스, SK 해피 익스프레스(Happy Express)를 기획하면서 SK그룹 관련해서만 약 100대의 버스를 운영했다고 알려집니다.


위즈돔은 맥쿼리증권 대표이사 출신의 최기보씨가 그의 회사 오아시스홀딩스를 통해 지분을 취득했고, 몸소 최고전략책임자를 맡았던 회사입니다. 오아시스홀딩스는 라임펀드 사건에 연루된 회사 중 하나인 디에이테크놀로지에 위즈돔 지분을 매각하고,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사실상 최대주주(공식적인 최대주주는 에스모였음)가 되었는데, 저축은행과 디에이테크놀로지의 담보권 실행으로 2020년 지분 대부분을 잃었죠. 최기보씨는 한상우 대표와 함께 위즈돔을 사실상 공동 경영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번도 위즈돔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습니다.


외감법인이 아닌 위즈돔은 감사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아 현재 지분구조를 알기 어렵습니다만, 지난해 디에이테크놀로지가 지분을 매각한 후 다소 달라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022년 약 10어권이었던 자본금이 올해 5월 현재 약 15억원으로 늘어났거든요. 아마 전환사채의 전환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발행한 8회차 전환사채(권면 2.5억원), 2021년 발행한 9회차 전환사채(권면 10억원)과 11회차 전환사채(권면 3억원), 2022년 발행된 16회차 전환사채(30억원)이 지난해 전부 주식으로 전환됐고, 역시 2021년 발행한 12회차 전환사채(권면 4.5억원)도 올해 4월 전부 주식으로 전환됐거든요. 


위즈돔은 총 17회에 걸쳐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요. 2020년 12월 발행된 7회차까지는 주식으로전환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발행된 8회차 이후의 전환사채들은 모두 전환되고 있습니다. 현재 미상환∙미전환 상태인 전환사채는 14회차(권면 3억원), 15회차(권면 10억원), 17회차(8억원) 등입니다. 흐름상 이 전환사채들도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위즈돔의 전환사채들은 모두 2022년 이전에 발행된 것입니다. 지난해 이후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주식으로 전환된 전환사채들은 모두 디에이테크놀로지가 위즈돔 지분을 전부 매각하기 이전에 발행되었습니다. 전환사채 투자자들이 디에이테크놀로지 또는 최기보씨 회사 오아시스홀딩스와 관계가 있는 곳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죠.


 2011년 SK그룹의 통근버스 운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던 위즈돔은 지난해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모양이죠.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몰라도 지난해 창사이래 최대인 750억원, 직전년도인 2022년 98억원의 무려 7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지난해 위즈돔은 SK하이닉스 공장 통근버스 위탁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다시 찾아온 도약의 시기를 SK그룹과 함께 하고 있죠.


맥쿼리 증권 출신으로 상지건설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오아시스홀딩스, 스카디홀딩스, 토이랜드,클라우스홀딩스 등 장부상 회사를 내세워 광무, 중앙첨단소재 등 수많은 상장사에 투자한 최기보씨도 SK그룹과 인연이 있습니다.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인수계약을 한 게 2011년 11월이고, 인수 주선을 맡은 게 맥쿼리증권이었습니다. IB부문 전무이던 최기보씨는 이 거래가 끝난 후인 2014년초 맥쿼리증권 대표이사에 취임합니다.


언론 보도로 전해진 바로는 당시 하이닉스 인수를 밀어붙인 사람이 최태원 회장이라고 하죠. 2009년 금융위기를 겪은 직후인데다 3조원이 넘는 인수금액과 향후 막대한 투자부담 때문에 그룹 내 반발이 심했는데, 최 회장이 CEO들을 설득했고, 가장 먼저 설득된 사람이 당시 SK텔레콤 박정호 부회장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최기보씨와 박정호 부회장은 SK그룹의 역사적인 하이닉스 인수를 함께 도모한 관계인 셈입니다. 박정호 부회장은 올해 3월까지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지냈죠. 위즈돔과 맺은 통근버스 위탁운영 계약을 한 최종 책임자가 박정호 부회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기보씨가 위즈돔을 사실상 공동 경영하면서 위즈돔의 자금으로 인수한 회사가 있었죠. 바로 토양오염 복원사업을 하던 오이코스라는 비상장사입니다. 위즈돔은 2017년 오이코스 지분 57.12%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었다가, 2018년 그 지분을 오아시스홀딩스와 스카디홀딩스 등 최기보씨측에 매각하죠.


그런데 오이코스도 위즈돔과 마찬가지로 SK그룹과 인연을 맺은 적이 있습니다. 2008년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이 경기도 파주지역 7개 반환 미군기지 토양오염 복원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이때 SK이노베이션과 공동으로 수주한 회사 중 하나가 오이코스였습니다. 당시 오이코스의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는 배장영(26.68%)이라는 분이었습니다. 매출액은 연 73억원에 8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내는 회사였죠.


당시 SK에너지는 석유사업과 석유화학사업, 윤할유사업, 석유개발사업을 위주로 하던 회사입니다. 환경을 중시한 경영을 매우 강조하는 회사이기는 했지만, 주로 사업장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한다거나 오염물질 및 폐기물 관리에 신경쓰는 친환경 경영을 표방하는 것이지 토양오염 복원 사업을 하려는 것은 아니었죠. 환경사업을 전면에 내세운 지금의 SK에코플랜트라면 모를까, 2008년 당시의 SK에너지가 갑자기 토양오염 복원사업을 한다는 게 좀 뜬금없습니다.


SK에너지는 2008년 오이코스와 미군 반환기지 토양오염 전화사업을 수주한 뒤, 2009년 한국종단 송유관 오염부지 정화사업을 수주하는 등 환경복원 사업에 진출하죠. 환경부가 발주한 토양∙지하수 정화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서울 상암월드컵공원 내 매립지가스를 활용한 수소스테이션 시범사업의 상용화도 추진합니다.



오이코스는 2010년 78억원이던 매출이 2011년 114억원으로 갑자기 증가합니다. 그리고 그해 최대주주가 배장영 대표에서 스털링 아메리카 인베스트먼트(Sterling America Investment)라는 외국법인으로 바뀌고, 에코그린파트너스라는 새로운 주주가 들어오죠. 자본금은 약 11억원에서 약 25억원으로 불어납니다.


오이코스는 2011년초 약 13억원의 유상증자를 한 후 같은 금액의 유상감자를 합니다. 새로운 주주가 들어오고 전에 있던 주주가 나가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추정해 봅니다. 자본금이 증가한 것은 유상감자 및 증자와 함께 이루어진 무상증자 때문이었죠.


Stering America Investment는 아무리 구글링을 해도 전혀 정보가 나오지 않더라고요. Sterling Investment, Stering Capital, Sterling Asset Management 다 있는데, Sterling America Investment라는 곳은 구글에 나오지 않습니다.


새로운 주주 중 하나인 에코그린파트너스는 2011년 2월 1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곳이었습니다. 신설회사가 오이코스의 지분을 취득한 것이었죠. 설립목적은 환경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기업경영 컨설팅이었습니다. 에코그린파트너스의 이사로 등재된 분은 강민수씨와 김형완씨가 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김형완씨가 대표를 맡았고, 지금은 강민수씨가 대표이사로 있습니다.


강민수씨는 엑시옴파트너스 등 최기보씨의 여러 회사에 대표로 자주 등장하는, 측근으로 추정되는 분입니다. 에코그린파트너스가 최기보씨의 또 다른 회사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죠. 김형완씨는 김관영 전라북도지사의 친동생으로 법무법인 린의 변호사입니다.  나이스금융그룹 계열사 나이스디앤비의 감사를 역임했고,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골프존의 사외이사를 지내죠.


최기보씨가 서울리거파트너스를 통해 서울리거를 인수했을 때, 서울리거파트너스의 대표를 맡고 있던 분이 강민수씨인데요. 서울리거파트너스의 최대주주 역할을 했던 오퍼스아시아오퍼튜니티즈가 위즈돔에 투자했던 오아시스홀딩스와 같은 회사이고,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분이 바로 김형완씨입니다.


김형완씨는 2015년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의 최대주주가 북경 SG인베스트먼트로 바뀌고 싸이더스대표 출신의 홍동진씨, 플래너스 대표이사 김정상씨 등이 사내이사로 선임될 때 사외이사로 이사진의 일원이 됩니다. SG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가 되고 한달 후 이루어진 씨그널엔터테먼트그룹의 첫 투자가 바로 위즈돔 지분 인수였죠.


고 김대중 대통령 아들 김홍일씨에게 3억원을 건네고 각종 이권을 취한 사건 '최규선 게이트'의최규선씨 아시죠? 이 분이 기업경영에 뛰어들어 여러 상장사를 인수하면서 가는 곳마다 횡령을 저지르고 인수한 회사들을 줄줄이 상폐되는데요. 그중 하나가 2020년 상장폐지된 썬테크놀로지스인데, 그 전에는 케이티롤이라는 상호를 썼습니다. 국내 유일의 압연롤 전문업체였죠.


썬테크놀로지스는 2015년 11월에 에이블리라는 광고대행사가 새로운 최대주주가 되는데, 2개월 후 필룩스(현 KH필룩스)를 인수하고, 최규선씨를 대표이사에 추대합니다. 필룩스는 2016년 4월 블루커넬이라는 곳으로 다시 매각되죠. KH필룩스그룹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최규선씨가 썬테크놀로지스 대표를 지낸 시기는 2016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2년간인데요. 최대주주가 에이블리에서 두나로 바뀌었다가 두나가 반대매매로 지분을 상실하면서 2016년 8월에 다시 페가수스프라이빗에퀴티라는 곳이 최대주주가 됩니다. 그런데 페가수스프라이빗에퀴티의 대표이사가 바로 김형완씨였습니다. 2016년이면 김형완씨는 에코그린파트너스 대표를 맡은 한참 후이고, 오아시스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있을 때였죠.


김형완씨는 광무의 감사가 될 뻔도 했습니다. 2019년 11월 임시주주총회에 최기보씨의 서울대경영학과 1년 후배이자, 맥쿼리증권 동료였던 변은창씨가 사내이사 후보로, 김형완씨가 감사 후보로 올랐는데, 변은창씨는 주총 승인을 받았지만 김형완씨는 의결정족수 미달로 선임안이 부결되었죠.


이제 김형완씨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이 왜 위즈돔 지분에 투자했는지, 위즈돔은 어떻게 업종 관련성이 전혀 없는 오이코스를 인수했는지 그 의문이 풀립니다. 2011년 에코그린파트너스가 오이코스 주주가 된 배경에 최기보씨가 있었고, 2015년 이전에 위즈돔에도 오아시스홀딩스라는 최기보씨 회사의 지분이 들어가 있었죠. 북경 SG인베스트먼트라는 정체 모를 외국인 주주가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을 인수한데도 어쩌면 최기보씨의 영향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형완씨가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의 사외이사가 되고,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이 위즈돔 지분 매입에 나선 걸 보면 말이죠.


에코그린파트너스가 주주가 된 2011년 이후 오이코스에는 최기보씨와 관련된 인물들이 이사진에 등장합니다. 김형완씨는 2011년 3월에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랐다가 1년 뒤 사임하지만, 2014년 다시 기타비상무이사에 취임하죠. 강민수씨도 2014년 같은 날 기타비상무이사가 됐다가 2017년 1월 김형완씨와 함께 사임하죠. 두 사람의 사임 이후에 오이코스 기타비상무이사가 되는 분이 위즈돔 대표이사 한상우씨입니다.


한상우씨는 2020년 3월까지 오이코스의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유지합니다. 한상우씨가 퇴임한 날 오이코스의 기타비상무이사는 최기보씨가 오르고, 감사에는 역시 최기보 사단(?)의 핵심 중 하나인 임지원씨가 선임됩니다. 이경은씨와 이혜임씨도 각각 감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근무했습니다. 최기보씨가 이사진에 합류한 같은 날 대표이사가 되는 분이 기가레인 대표였던 윤윤중씨인데, 지난해 3년 임기를 마치고 중임되어 현재도 대표로 있습니다.


오이코스는 2020년경 토양오염 복원사업을 영업양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2월에 LH가 발주한 통영 폐발전호(신아조선) 부지 토양오염 정화사업을 낙찰받은 곳이 이데아이엔에스라는 곳인데요. 보도에 따르면 이데아이엔에스는 2020년 ㈜오이코스의 영업과 실적을 양수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토양오염 정화사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위즈돔은 오이코스 지분 57.12%를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 2018년 최기보씨의 두 회사 오아시스홀딩스와 스카디홀딩스에 지분을 매각했죠. 오이코스의 영업양도가 실제로 있었다면, 오아시스홀딩스 등이 지분을 인수한 뒤에 벌어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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