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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에스엔의 최근 몇 년간 변화는 눈이 어지러울 정도 입니다. 최대 주주가 바뀌고 경영진은 더욱 자주 바뀝니다. 본업(주된 사업)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지금 회사가 몇 년 전 그 회사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다른 건 제쳐 두고 최대 주주 변경에 주목해 보기로 합니다.
4년 전인 2016년 4월, 엔에스엔(당시 에이모션)의 최대주주인 황원희씨와 ㈜대주인터내셔널이 공동 경영 계약을 체결합니다. 대주인터내셔널이 유상 신주 200여 만주(11.45%)를 100억원에 인수하고 의결권을 황원희씨와 공동 행사하기로 하죠.
황원희씨는 자신이 100% 소유한 (유)스노우에이치와 ㈜원국제여행사라는 두 곳과 엔에스엔 지분 17.58%를 보유하고 있었죠. 황씨 개인 명의로 12.59%의 지분에 해당하는 전환사채도 있었습니다.
황원희씨는 유상증자 납입이 이루어 지는 날 자신의 보유 주식 전량(107만주, 7.83%)을 ㈜드림코 외 19인에게 전량 매각합니다. 이로써 엔에스엔 최대 주주는 대주인터내셔널로 바뀌고, 전환사채를 보유한 황씨와 황씨 소유의 두 회사는 대주인터내셔널의 특별 관계자가 됩니다.
이 거래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황씨가 드림코 외 19인에게 주식을 넘긴 가격은 주당 7454원입니다. 이날 엔에스엔 종가는 9630원이었죠. 시가보다 무려 20억원 이상 싸게 넘긴 겁니다. ㈜드림코와 19인의 정체가 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헐값에 팔아 준 걸까요?
그런데 황씨는 이에 며칠 앞서 한번 더 일부 주식을 장외 매도한 게 있습니다. 4월5일 약 27만주를 서영환, 배욱기, 손영숙 3인에게 매각했는데, 그 가격이 또 7454원입니다. 그렇다면 ㈜드림코 등 20인과 서영환 등 3인은 하나의 집단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또 황씨가 ㈜드림코 등에게 매각한 양도가액은 총 80억원입니다. 서영환 등에게 매각한 양도가액은 총 20억원이죠. 합해서 100억원, 대주인터내셔널이 유상신주를 인수한 총액 100억원과 일치합니다.
공동 경영 계약을 체결한 4월 5일 공시에 따르면, 대주인터내셔널은 설립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회사였습니다. 형제로 추정되는 안원환, 안부환씨가 대표이사였고 안원환씨가 최대 주주였습니다. 2015년말 자산총액이 2400만원이었죠.
이 콩알만한 신생 회사가 무슨 돈으로 100억원의 신주를 인수했을까요. ㈜창윤개발이라는 곳에서 차입을 합니다. 창윤개발은 담보도 없이 1년 3개월 만기로 100억원을 빌려 줍니다.
어? 그런데 며칠 만에 대주인터내셔널의 최대 주주와 대표자가 바뀌어 있습니다. 안원현 형제는 어디로 가고 이정현씨가 66%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네요. 이 회사 화장품 도매업을 한다는데, 회사 내용이나 실적에 대한 정보를 전혀 찾을 수가 없습니다.
대주인터내셔널에 100억원을 담보 없이 빌려 준 창윤개발이라는 회사, 소재지가 강남구 논현동 대원빌딩입니다. 그런데, 엔에스엔을 대주인터내셔널에 매각한 황원희씨가 소유한 원국제여행사 소재지도 같은 건물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건물의 소유자가 다름 아닌 황원희씨였습니다. 황씨가 소유한 건물에 황씨가 소유한 회사가 입주해 있고, 그 건물에 입주한 회사가 황씨 소유 회사의 지분을 매입할 자금을 담보도 잡지 않고 빌려준 겁니다.
그렇다면, 합리적인 의심을 해 볼 수 있죠. 창윤개발도 황씨 소유가 아닐까, 황씨는 대주인터내셔널에 자신이 소유한 창윤개발을 통해 유상증자 납입자금을 빌려준 게 아닐까, 그리고 그 자금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한 100억원, 그 돈이 아닐까. 이 모든 것은 의심일 뿐이지만,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지지 않나요.
황씨가 ㈜드림코 등에게 매각한 7454원이 당일 종가 대비 20억원 이상 싼 가격이라고 했지만, 결코 헐값 매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엔에스엔의 주가는 그해 3월말 경 3400원대에서 급등하기 시작해, 대주인터내셔널과 공동 계약 체결 공시가 나온 4월 5일 7900원(종가 기준, 이하 같음)으로 급등하고, 대주인터내셔널이 유상 신주를 인수한 12일 9630원까지 더 오릅니다. 그리고 5월 초에는 1만원대를 넘어서고 6월초에는 장중 1만5000원을 넘깁니다.
대주인터내셔널은 유상 신주를 주당 4852원에 매입합니다. 물론 매매계약 당시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약간의 할인율을 적용해 결정된 투명한 가격입니다. 그러나 황씨가 매각한 7454원보다 훨씬 싼 가격이죠. 황씨가 개인 명의로 보유한 지분은 원래 133만 여주(10%)였고, 이걸 전량 매각해 100억원을 받았죠. 대주인터내셔널은 같은 100억원으로 11.45%의 지분을 취득하죠. 주당 가격만 다르지, 거래규모는 동일하고, 지분율은 유사합니다. 마치 명의만 바뀐 것 처럼 말이죠.
그런데, 7454원이라는 매매가격은 그 전에 먼저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황씨가 엔에스엔을 인수할 때입니다. 황씨는 2015년 9월에 엔에스엔 주식 133만여주를 권현진, 권영천으로부터 7454원에 매입합니다. 엔에스엔을 인수한 지 7개월 만에 인수한 가격 그대로, 인수한 물량 그대로 매각한 겁니다.
그렇다면, 7454원은 황씨가 엔에스엔을 처음 인수할 당시부터 이미 정해져 있는 가격이었을 것으로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때부터 주식 보유자의 이름만 바뀌고 있을 뿐 실제 소유자는 같은 사람일 지도 모르죠. 아니면, 주식을 사는 쪽과 파는 쪽이 아주 잘 아는 사이거나요.
황씨는 7454원에 매입한 지분을 같은 가격에 팔았으니 시세차익을 본 게 없습니다. 주식으로는 말입니다. 황씨가 보유하던 전환사채는 어떨까요? 개인 명의 지분을 대주인터내셔널에 넘기면서도 전환사채는 팔지 않았었죠.
64억원 규모의 이 전환사채는 황씨가 엔에스엔을 인수한 직후인 2015년 11월 2825원을 전환가격으로 발행된 것입니다. 2017년 3월 20일부터 약 3개월에 걸쳐 전량 2784원 정도에 주식 전환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고가에 처분했을 것입니다. 일례로 2017년 6월19일 14억원어치를 2784원에 주식으로 전환 청구를 할 당시 엔에스엔 주가는 8120원에 달했습니다.
전환 후 매각했다면 3배 장사를 했겠죠. 그 3개월 사이에 주가가 1만원을 넘어가기도 했으니 엔에스엔을 인수하기 위해 지불했던 100억원 이상을 벌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엔에스엔의 최대 주주는 지난 6월말 다시 변경되었습니다. 대주인터내셔널이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했는데, 그걸 인수한 자는 바로 황원희씨입니다. 다시 경영 전면에 등장한 셈입니다.
황씨는 대주인터내셔널의 보유 지분 약 280만주를 장외매수해 경영권을 획득하는데, 주당 6157원씩 173억원을 지불합니다. 그런데 아마 111만여주와 169만여주로 나누어 두 번에 산 모양입니다.
그런데 169만여 주를 104억원에 인수한 거래에서 황씨가 실제로 지불하게 되는 현금은 15억5000만원에 그칩니다. 나머지 88억8600만원은 채무와 상계한다네요. 황씨가 대주인터내셔널에서 받아야 할 채무가 그 만큼 남아 있었다는 거죠.
그럼, 2016년에 창윤개발이 황씨의 엔에스엔 지분을 인수하라고 대주인터내셔널에 빌려 주었던 100억원이 정말로 황씨 돈이었던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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