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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이전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주가는 1700원 선이었습니다. 3월 중순 800원대 초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후 회복해 1500원 선을 오르내렸죠.


7월21일 아이오케이컴퍼니 주가가 급등을 시작합니다, 8월 6일 2450원까지 오릅니다, 그리고 다음 거래일인 8월10일 월요일 아이오케이컴퍼니 주가는 1000만주 가까운 대량 거래가 터지며 16.12% 급락한 2050원으로 주저앉습니다. 이날 주식을 처분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열흘 후 한달 이전인 1650원선으로 완전히 돌아간 주가를 확인해야 했죠.


대량 거래가 터진 8월 10일은 ㈜W홀딩컴퍼니와 ㈜포비스티앤씨가 자산양수도 계약을 한 날입니다. 확실히 주식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게 맞나 봅니다. 이날 쏟아진 매물은 아이오케이컴퍼니 매각을 미리 알고 사 놓았던 사람들에게서 나왔겠죠.



W홀딩컴퍼니와 원영식씨 가족 3인은 1951만4113주를 주당 4356원(총 850억원)에 팝니다. 7월21일 급등 이전의 시장가치로 330억원 정도인 지분이었습니다. 물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지 않은 가격입니다.


외부평가기관은 아이오케이컴퍼니의 경영권 프리미엄 산정을 위한 기준주가를 2333원으로 평가했습니다. 외부평가가 이사회 결의일인 8월6일 하루 전 시작했기 때문에 M&A 재료가 이미 모두 반영돼 가장 높이 오른 주가를 기초로 기준 주가가 잡힌 것이죠.


M&A재료가 반영되기 전 주가를 기준으로는 약 158%, 외부평가기관의 기준주가로는 87%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되었습니다. 기가 막히죠? 경영권 프리미엄은 결국 소액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의 값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의결권에 같은 값이 매겨진다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존재할 수 없죠.


현실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치죠. 그래도 정도가 있지 87%, 158%가 뭡니까.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30%도 소액 주주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준인데, 과해도 너무 과하잖아요.


그런데 외부평가기관은 '중요성의 관점에서 부적정하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발견되지 아니하였다'라고 합니다. 최근 1년간 100억원 이상의 코스닥시장 거래 사례로 보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최저 -20.2%에서 최고 115.9%였고,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사례는 그 범위 안에 있다면서 말입니다. 아니, 최고와 최저 사이에 있으면 부적정하지 않은 겁니까? 이런 평가 뭐 때문에 하나 몰라요. 이사회 결의가 열흘만 일찍 이루어졌어도 경영권 프리미엄은 그 범위를 벗어났을 겁니다. 범위 안에 있다, 없다가 무슨 평가예요.


단지, 과거 1개월간 주가만 보고 기준주가를 정한 게 고작이면서, '가치평가서비스 수행기준 이행 점검표'에는 설비와 시설도 방문하고, 산업과 경제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미래 현금흐름도 예측하고, 재무제표는 물론 비재무정보까지 충실히 분석했는지 묻는 항목에 전부 '예'라고 적어 넣습니다. 회계법인들 참… 일 쉽게 하네요.


그런데 포비스티앤씨는 왜 4356원이나 주고 아이오케이컴퍼니 주식을 산 걸까요? 6500만여주 중 1951만주를 주식시장에서 소액 주주들에게 사면 훨씬 사게 살 수 있을 텐데요. 500억원이면 충분하고도 남지 않았을까요?


4356억원은 살짝 착시입니다. W홀딩컴퍼니와 포비스티앤씨의 거래를 제대로 반영한 가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양측이 주고 받은 전환사채를 고려해야 합니다. 포비스티앤씨와 두 계열사(㈜디모아, 미래산업㈜)는 초록뱀, 살로몬투자조합, 알함브라투자조합이 보유하던 전환사채를 총 264억원에 인수합니다.


(지난 글에서 전환사채 총 합을 309억원이라고 썼는데, 포비스티앤씨가 8월13일 공시한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겁니다. 그런데 이 공시에 아무래도 착오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양도 받은 주식과 전환사채를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지난 9월말 공시했는데, 전환사채 좌수가 300만주가량 차이가 나더라고요. ㈜디모아가 인수한 전환사채에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공시를 맞는 것으로 간주해 264억원으로 수정합니다.)



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무려 1819만2746주에 달하죠. W홀딩컴퍼니와 원영식 가족에게서 산 주식만큼 됩니다. 전환사채 한 좌당 1450원 꼴인데, 이 가격은 전환사채의 평균 전환가액입니다.


전환사채가 향후 모두 주식으로 전환된다고 전제를 하면, 포비스티앤씨는 주당 2953원에 아이오케이컴퍼니 주식 3770만여 주를 산 셈입니다. 물론 이건 W홀딩컴퍼니나 원영식 가족이 아니라 포비스티앤씨의 입장입니다. 원영식씨와 W홀딩컴퍼니는 보유 주식을 주당 4356원에 팔기 위해 우리들휴브레인을 통해 포비스티앤씨에게 100억원을 빌려주었던 거군요.


포비스티앤씨 등이 넘겨 받은 전환사채는 모두 전환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1년의 보유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당장이라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습니다. 주당 2000원에 팔면 364억원을 회수하고, 주당 2500원에 팔면 455억원을 회수하게 됩니다. 대략 400억원 정도는 회수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구주와 전환사채를 인수하는데 총 1112억원 가량이 들었지만 전환사채를 처분해 400억원 가량을 회수하고, 아이오케이컴퍼니의 보유 현금으로 ㈜디모아와 우리들휴브레인에서 빌린 250억원을 상환한다고 치면, 실제로 아이오케이컴퍼니 지분을 인수하는데 들이는 자금은 6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W홀딩컴퍼니측이 아이오케이컴퍼니 지분을 팔아 받은(또는 받을) 돈은 850억원이 전부는 아닙니다. 더 있습니다. 계열사 초록뱀, ㈜밸류애드파트너스, 우리들휴브레인이 솔투자조합의 이름으로 갖고 있던 주식 약 648만주가 있는데, 7월 6일 주당 1389원에 넘겨 받습니다. 약 90억원 정도 됩니다.



세 회사는 이 주식을 어떻게 했을까요? 포비스티앤씨에 양도된 지분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아직 보유하고 있든지, 시장에 내다 팔았겠죠? 혹시 8월 10일 시초가에 터진 대량 매물이 이 주식들이었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주당 2500원만 잡아도 160억원이 됩니다.


세 회사 중 가장 많은 투자수익을 올릴 곳은 ㈜밸류애드파트너스입니다.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죠. 이 회사의 최대 주주는 원영식씨의 아들 원성준씨로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투자수익 전액이 원성준씨에게 귀속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