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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디앤엠(센트럴바이오)은 바른테크놀로지(현 릭스솔루션) 지분을 2019년말 매각합니다. 새로운 최대주주는 2018년말 현재 자산총액 7100만원, 매출액 5900만원인 ㈜엔비알컴퍼니라는 곳인데,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사실상 껍데기만 있는 회사나 다름 없죠.
최대주주 변경은 평화롭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알컴퍼니는 중앙디앤엠이 보유한 1072만여 주중 4만주만 양수하고, 바른테크놀로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0만주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됩니다. 엔비알컴퍼니와 중앙디앤엠의 보유주식 차이는 8000주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4만주의 거래는 최대주주의 이름을 바꾸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자체 인수자금이 있을 리 만무한 엔비알컴퍼니는 76억원을 차입해 지분을 취득했는데요. 대표이사 가수금이었습니다. 당시 엔비알컴퍼니 대표이사는 김장종씨였고, 최대주주는 이경미(40%)씨였습니다.
중앙디앤엠은 4만주를 팔고 남은 1032만여 주중 32만여주를 장내 매도하고, 1000만주는 지난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장외 매도하는데, 거래 상대는 HJH홀딩스와 에이뷰글로벌입니다. 주당 600원에 팔았죠.
에이뷰글로벌은 600만주를 사들여 불과 한달 뒤 수익실현에 나섭니다. 292만5000주를 1071원~1200원에 2925주를 매각하고는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져 더 이상 공시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나머지 주식도 대체로 그 정도 가격에서 팔았을 걸로 보입니다. 사자마자 100% 가까운 수익을 올렸네요.
참 이상하죠. 중앙디앤엠은 왜 사자마자 주식을 팔 곳을 거래상대로 골랐을까요. 직접 장내 매도해 현금화해도 됐을 텐데요. 챙겨줘야 할 이유가 있었겠죠?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또 있는데요. 중앙디앤엠에서 바른테크놀로지 주식을 사올 때, 에이뷰글로벌의 최대주주는 신영선씨(100%)였는데, 두달 뒤에는 안병선씨(100%)가 최대주주로 돼 있더라고요.
상지카일룸 회장을 지낸 한종희씨가 설립한 HJH홀딩스는 경우가 좀 다릅니다. 바른테크놀로지가 발행한 100억원의 전환사채를 인수(기한이익상실로 풋옵션 행사)하기도 하고, 한종희씨가 직접 지분 취득에 나서기도 합니다. 상지카일룸 대표를 지낸 최기보씨가 설립한 세이첨밸류아시아파트너스㈜는 지에스엠홀딩스라는 회사를 내세워 바른테크놀로지 전환사채를 매입하기도 하죠. 중앙디앤엠이 지분을 팔 당시, 바른테크놀로지가 재매각한 31회차 전환사채 20억원을 매입해 간 포트리스투자조합도 상지카일룸과 연결돼 있습니다. 다양한 경로로 지분 취득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바른테크놀로지가 릭스솔루션으로 사명변경을 한 이후인 올해 3월에도 상지카일룸이 75억원 상당의 전환사채 인수자로 나섭니다.
그런데 HJH홀딩스와 그 관계사들의 거래는 매우 복잡합니다. 계속해서 손바뀜이 일어나더라고요. 비티에스투자조합을 내세워 바른테크놀로지의 전환사채를 인수한 뒤 지에스엠홀딩스와 미국회사인 Arena Global SK SPV, LLC에 매각하고, 씨앤케이와이홀딩스라는 곳이 나타나 이들로부터 전환사채를 사들여서는 바로 당일 스콜피온파트너스라는 곳에 다시 넘깁니다. 스콜피온파트너스는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장내매도해 수익을 챙깁니다.
HJH홀딩스와 그 특수관계인들은 지난해 전환사채를 포함한 잠재지분율이 13%를 넘었습니다. 이후 장내외 매도 등으로 지난해 12월 5% 아래로 떨어졌죠. 상지카일룸도 올해 3월 인수한 전환사채를 7월에 조기상환 받아 바른테크놀로지(이하 릭스솔루션으로 통일하겠습니다)에서 철수하는 것 같습니다.
릭스솔루션의 최대주주는 엔비알컴퍼니로 바뀌었지만, 중앙디앤엠이 떠난 자리에 상지카일룸과 그 관계사들이 들어오면서 주주관계가 복잡해 졌습니다. 아무래도 이 때문에 릭스솔루션의 경영이 안정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거든요.
릭스솔루션는 올해 3월 약 65억원 상당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습니다. 정정신고를 거쳐 이달 12일이 납입일입니다. 그런데 최대 주주인 엔비알컴퍼니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냅니다. 법원에서 이유 없다고 기각하자 지난 9월 회계장부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접수합니다.
엔비아컴퍼니가 유상증자를 막아 선 이유는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유상증자 납입이 이루어지면 신주 인수자로 예정된 스트라타조합이라는 곳이 새로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거든요. 릭스솔루션의 이사회는 최대주주를 갈아치우려고 한 겁니다. 엔비알컴퍼니가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었나 봅니다. 누구의 편이었던 걸까요. 스트라타조합은 올해 10월 신설된 조합입니다. 임진환이라는 분이 50%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라고 하는데, 출자자가 두 명이니 다른 한 명도 50% 지분을 가졌겠군요.
엔비알컴퍼니는 올해 상반기말까지만 해도 지분율이 12.32%였습니다. 인수당시 주식 1040만주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죠. 그런데 인수자금을 전액 차입한 게 걸림돌이 됩니다. 지난 7월 차입처 중 하나인 리더스기술투자가 담보권을 실행하면서 반대매매를 당해 대부분의 주식을 잃고 지분율이 3.58%로 떨어졌습니다.
반대매매에도 수상한 징후가 있습니다. 엔비알컴퍼니는 채무금을 상환하려고 했으나 리더스기술투자가 부당하게 회피하고 담보권을 실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리더스기술투자가 상환을 받는 대신 반대매매를 선택했다는 것이죠. 엔비알컴퍼니의 주장대로라면, 리더스기술투자가 원한 건 상환이 아니라 최대 주주 교체였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리더스기술투자는 필룩스의 관계회사입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상지카일룸과는 같은 건물 같은 층을 쓰고 있었습니다.
엔비알컴퍼니의 실체도 석연치 않습니다. 릭스솔루션을 인수한 후 보름 만에 엔비알컴퍼니의 최대주주가 두 차례나 바뀝니다. 인수당시 최대주주인 이경미씨가 이광민씨에게 보유지분을 넘기고, 이광민씨는 다시 박정일씨에게 40% 지분 전량을 매각합니다.
그런데 리더스기술투자가 담보권을 실행할 무렵, 엔비알컴퍼니의 대표이사와 최대주주는 서의환씨로 공시됩니다. 그동안 엔비알컴퍼니의 최대주주가 박정일로 공시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설명이 붙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똑같이 40% 지분율인데, 기존 공시가 잘못된 거라면 이광민씨가 박정일씨에게 지분을 매각한 것도 허위라는 주장인가요? 지분공시의 주체는 주주인데, 서의환씨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엔비알컴퍼니가 허위공시를 하는 걸 그동안 전혀 몰랐다는 거네요. 설마 그럴 리는 없고, 지분변동 공시를 릭스솔루션이 대신하고 있었다면 가능할 법도 하겠군요.
서의환씨의 주장이 맞다면, 엔비알컴퍼니의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박정일씨는 리더스기술투자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어야 합니다. 리더스기술투자, 상지카일룸 및 그 관계사, 박정일씨 등이 서의환씨와 반대편에 있다는 뜻이겠구요.
릭스솔루션은 지난달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섰습니다. 총 200억원 규모의 두 차례 유상증자와 총 500억원에 달하는 세 차례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습니다. 이달 12일 납입 예정인 65억원의 유상증자를 포함하면 무려 765억원에 달합니다.
두 차례 유상증자에는 올해 3월 신설법인인 ㈜헤라파트너스가 인수자로 나서고, 증자가 완료되면 최대주주가 됩니다. 전환사채는 씨에도어투자조합이 150억원을 인수하고, 350억원은 리앤리파트너스, 리더스기술1호와 2호가 나누어 인수합니다.
동시에 진행되는 자금조달의 배경에는 리더스기술투자가 있겠죠. 지분을 처분하고 사라진 듯 보이지만 상지카일룸과 HJH홀딩스 등의 이름이 아른거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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