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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룩스그룹, 상지카일룸과 중앙디앤엠, 릭스솔루션(구 바른테크놀로지)의 글에 자주 등장한 리더스기술투자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입니다. 벤처캐피탈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은 최대주주가 바뀌었지만, 필룩스그룹, 상지카일룸과 밀접한 관계였습니다. 직전 대표이사인 나용선씨는 필룩스의 이사 출신이고, 사내이사를 지낸 최기보씨는 상지카일룸 대표를 역임했죠. 역시 사내이사를 지낸 안영민씨는 필룩스 이사와 바른전자 대표를 지낸 인물입니다. 상지카일룸과 리더스기술투자는 지난 6월까지 강남구 역삼동 미림타워 같은 층(13층)에 본사를 두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두 회사 모두 다른 건물로 본사를 옮겼습니다. 상지카일룸은 청담동 은성빌딩으로, 리더스기술투자는 테헤란로 포스코사거리 근처 KB우준타워로 이사를 갔습니다. 리더스기술투자가 본사를 옮긴 배경에는 최대주주 변경이 있습니다. 지난 5월 기존 최대주주인 리더스에셋홀딩스가 보유 주식을 에이티세미콘에 매각했습니다. 대표이사도 바뀌고 이사진도 교체되었죠. 이제 필룩스나 상지카일룸과 관계가 정리된 걸까요.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지분과 인물은 철수된 것 같습니다.
경영권 매각 전 리더스기술투자의 최대주주는 리더스에셋홀딩스(최대주주 나용선, 32.3%)로 23.79%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하면 28.58%로 좀 올라갑니다. 특수관계자로 묶이지 않았지만 필룩스 그룹에서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죠. KH일렉트론(구, 삼본전자)이 KH필룩스가 99.72% 지분을 출자한 화이트에셋조합(자본금 35.1억원)이 7.15%(700만주), KH필룩스가 59.98% 지분을 가진 마일드1호조합(자본금 25억원)이 5.10%(500만주)를 보유 중이었습니다.
상지카일룸도 한때 주요 투자자였습니다. 리더스에셋홀딩스가 경영권을 획득한 2019년초 리더스기술투자가 발행한 3회차 전환사채 60억원을 상지카일룸이 단독 인수하죠. 리더스에셋홀딩스의 우군으로 활동한 겁니다. 다이 상지카일룸의 대표이사는 최기보씨였고, 한종희씨가 회장이었습니다. 한종희씨는 리더스기술투자 주식을 장내에서 수시로 매수 매도하며 한때 80만주 이상을 보유하기도 했습니다.
리더스에셋홀딩스는 전 이름이 더웰리치였는데, 언론 보도로는 이학영씨가 대표인 ㈜엘와이홀딩스가 설립했다고 합니다만, 공시된 바로는 나용선씨가 자본금 2000만원과 차입금 99억8000만원으로 설립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필룩스가 2016년말 발행한 전환사채 100억원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 전환사채는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원영식 회장의 더블유홀딩컴퍼니(현, 초록뱀컴퍼니) 계열사가 인수했다가 전환기간을 앞두고 리더스에셋홀딩스에 매각됐죠. 이학영씨는 상장사 나노메딕스(현 이엔플러스)의 계열사였던 이엔쓰리글로벌 대표를 지냈고, 나용선, 김민수씨 등 리더스에셋홀딩스 초기 임원들도 모두 이엔쓰리글로벌 경영진이었습니다.
화이트에셋조합과 마일드1호조합은 리더스에셋홀딩스가 지분을 매각한 4월 이후 보유주식을 대부분 장외에서 일부는 장내에서 전량 매도했습니다. 장외에서 누구에게 얼마에 팔았는지는 보고를 하지 않았네요.
리더스에셋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인 나용선, 이학용씨는 주당 1450원씩 총 374억 5180만원에 지분을 매각했습니다. 올해 초 500원대 초반에서 놀던 주가는 3월4일 매매계약을 앞두고 1000원 이상으로 급등했었죠. 총 거래액 약 375억원 중 리더스에셋홀딩스에 약 338억원이 귀속되었습니다. 에이티세미콘은 계약 당시 기준으로 24.25%의 지분을 갖는 것으로 되었는데, 거래 종결 후에는 23.87%의 지분율로 신고했죠. 그 사이 신주인수권이 일부 행사되면서 발행주식 수가 조금 늘어서 그렇습니다.
리더스에셋홀딩스가 최대주주이던 시절 리더스기술투자는 말이 벤처캐피탈이지 주로 상장사 전환사채를 인수하거나, 인수자금을 대여하고 투자수익이나 이자수익을 얻는 데 주력을 해 온 것 같습니다. 주로 필룩스 계열사 등에 대한 자금공급처 역할을 수행해 오기도 했습니다.
신기술금융자산은 6월말 현재 100억원(액면가 기준)의 신주인수권부사채와 전환사채인데, 비상장사인 에이스바이오메드는 상지카일룸의 종속회사이고, 나머지 셋은 상장사입니다. 장원테크는 필룩스그룹 계열이고, 이엔플러스(구, 나노메딕스)는 필룩스그룹과 리더스기술투자의 임원을 지낸 분들이 이사를 역임했던 곳입니다. 베리타스투자조합이 최대주주인 에이비프로바이오의 총괄사장 안원환씨는 필룩스의 대표이사를 지낸 분이죠. 대체 왜 신기술금융자산인지요?
매도가능금융자산에 투자사채와 투자주식, 조합출자금이 있는데요. 투자사채는 아마도 전환사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상장사인 삼양아이알은 이학영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소규모 주택건설회사입니다. 센트럴바이오는 최근 상지카일룸을 인수한 중앙디앤엠의 예전 상호입니다. 제3자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부토건 전환사채를 8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발행 당시 인수한 것이 아니라, 원시 취득자 3인(호성산업, 신명종합주택, 대신개발엔지니어링)으로부터 지난해 12월 매입했습니다.
삼부토건 전환사채를 갖게 된 과정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차명 인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삼부토건 전환사채를 매각한 3인은 모두 소기업입니다. 사실상 장부상 회사나 다름 없습니다. 호성산업은 자본 261만원, 자산총액 302만원이었고 신명종합주택은 자본 362만원, 자산총액 2402만원에 불과했습니다. 대신개발엔지니어링도 자본 161만원, 자산총액 2702만원이었죠. 인수능력이 없었습니다.
세 회사는 지난해 12월 23일 삼부토건이 발행한 70회차 전환사채 350억원 중 150억원을 인수한 당일 80억원어치를 리더스기술투자에 넘깁니다.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1000원이었고 주가는 4430원이었습니다. 전환사채 발행이 처음 결정된 8월 이후 주가가 크게 올라 실제로 발행이 이루어진 12월에는 전환가액의 4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죠.
그런데 세 회사는 그 전환사채를 액면가 그대로 리더스기술투자에 넘겨 줍니다. 올해 삼부토건 주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11일 현재 1810원)에 비해 상당한 평가이익이 나 있습니다. 앞으로 약 40일만 기다리면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투자주식은 전부 비상장주식인데 벤처캐피탈로 투자를 한 게 아니고, 규모도 작아서 의미가 없고요. 조합출자금으로 클로이블루투자조합에 21억원, 블루엠제1호조합에 33억원이 있는데, 클로이블루투자조합은 다름 아닌 필룩스그룹 소속 KH일렉트론(구, 삼본전자)의 최대주주입니다. 블루엠제1호조합은 리더스기술투자의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집행된 것 같군요.
신기술금융자산 성격을 가진 자산으로 관계기업 투자가 500만원 정도 더 있습니다. 리더스기술투자조합 1호와 2호, 제이신기술투자조합 4~6호인데요. 이 조합들의 자산(운용규모)을 전부 더해도 3000만원 정도군요.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의 정체성을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오션뉴웨이브신기술조합, 케이앤에이치신기술조합은 규모가 좀 큰 편인데, 리더스에셋홀딩스가 지분을 매각한 후에 결성된 조합으로 뵙니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의 정체성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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