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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는 올해 2월 1일자로 암호화폐 위믹스를 발행하는 위메이드트리를 합병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위믹스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게 합병의 명분입니다. 위메이드트리는 합병 후 해산하고 되고 위메이드트리의 100% 자회사인 Wemade Tree Ptd는 위메이드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격상되었습니다.


올해 1월에는 선데이토즈 인수를 종결지었습니다. Wemade Tree Ptd가 1800억원을 단독 출자해 위메이드이노베이션이을 설립하고, 위메이드이노베이션이 선데이토즈 구주와 신주, 그리고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취득하는 방식을 택했죠.


또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메이드맥스는 멀티 플랫폼 게임 '미르4'의 개발사인 위메이드넥스트를 인수했습니다. 위메이드가 소유하던 75.4%를 포함해 100% 지분을 포괄적으로 교환 및 이전하는 방식으로 넘겨 받았죠. 지난해 10월 이후 추진된 세 건의 인수와 합병으로 위메이드의 계열 구조가 다소 바뀌게 되었습니다.



우선 위메이드의 자회사이던 위메이드넥스트가 위메이드맥스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위메이드의 위메이드맥스 지분율이 기존 33.89%에서 55.21%로 상승해 지배력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의결권 보유자들의 지분이 이미 널리 분산되어 있었고 위메이드를 종속회사로 포함시켜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해 왔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국내 게임 개발사들을 위메이드맥스에 집결시켰다는 의미 정도가 있겠네요.


위메이드트리를 위메이드가 합병함으로써 암호화폐 위믹스를 실질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Wemade Tree Pte가 자회사로 되고 올해 1월 인수한 선데이토즈는 증손회사가 되었습니다. 위메이드트리의 또 다른 자회사이던 위메이드플러스도 위메이드의 자회사로 지위가 격상되었습니다.


위메이드넥스트의 주식교환과 위메이드트리 합병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수 및 합병 주체인 회사는 상장사이고, 피인수 및 피합병회사는 비상장회사입니다. 그리고 인수 대가로 새로 발행한 주식을 주었죠. 위메이드맥스는 약 1750만주를 발행해 위메이드넥스트의 주주들에게 지급했습니다. 위메이드넥스트 주주들은 비상장주식 대신 상장주식인 위메이드 맥스 주식을 받아 6개월 간의 의무보유기간이 경과하면 시장에서 현금화할 기회를 얻게 되었죠.


위메이드넥스트 주주에게는 1주당 위메이드맥스 주식 8.46주가 지급되었습니다. 위메이드맥스의 주당 가치가 3만7271원(2021년 10월26일~2021년 11월 25일의 기준주가)인데 위메이드넥스트의 주당 가치는 31만5317원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죠. 위메이드넥스트 100% 지분의 대가로 3만7271원짜리 위메이드맥스 주식 175만주가 대가로 주어졌으니 위메이드넥스트의 기업가치는 6522억2972만원로 인정을 받은 셈입니다.


그런데 위메이드넥스트의 재무상황이나 실적으로는 6522억원이라는 기업가치가 언뜻 와 닿지 않습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위메이드넥스트는 자본금 9억7570만원에 순자산은 (-)67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미르4의 출시로 수익이 크게 늘어나기는 했습니다. 2020년 44억원에 그쳤던 매출이 지난해엔 9월말까지 290억원으로 늘었고 181억원의 순이익을 남겼죠. 사실상 처음으로 수익을 낸 것이나 다름없는데요. 이로 인해 전년말 350억원이던 누적 결손금이 169억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위메이드맥스는 상장사이니까 이미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객관적인 시장가치로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위메이드넥스트의 기업가치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비상장기업의 가치는 일반적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사용하는 이른바 '본질가치법'을 사용합니다.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각각 평가한 후에 40% 대 60%의 가중치로 평균합니다.



회계법인의 평가 결과 위메이드넥스트의 주당 자산가치는 (-)3645원, 마이너스 값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수익가치는 약 1조920억원으로 산출되었습니다. 수익가치는 회사가 미래에 창출할 잉여현금흐름의 현재가치(기업가치)에서 차입금을 차감해 구합니다. 수익가치가 나오려면 기본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창출돼야 하죠. 회사가 영업활동에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그 현금흐름으로 자본적지출(Capex)을 하고도 남는 현금흐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미르4의 출시로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과 이익이 생긴 위메이드넥스트의 수익가치가 1조원을 넘기려면 앞으로 상당한 매출과 이익의 증가가 예상이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회계법인의 추정으로는 지난해 매출(영업수익)이 527억원, 세후 영업이익이 381억원으로 추정되었는데 올해에는 매출 1541억원에 세후 영업이익 1066억원, 2023년에는 매출 2400억원에 세후 영업이익 1714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위메이드넥스트의 매출은 미르4에서 전부 나옵니다. 위메이드가 미르4 퍼블리싱을 통해 얻는 순매출액(게임매출액에서 IP로열티 등 제반비용을 차감)에서 개발사로서 받게 될 수익분배금(40%)이 위메이드넥스트의 매출액입니다. 결국 위메이드넥스트의 매출의 증가는 미르4의 매출의 증가를 전제로 합니다.


위메이드넥스트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은 결국 미르4의 매출 추정에 달려 있습니다. 게임 매출은 지난해 2142억원, 올해 6477억원, 중국시장 출시 예정인 2023년과 2024년에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1조원에 달해 정점일 찍고 2025년에는 7715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추정 첫해인 지난해 매출 추정부터 어긋난 것 같군요. 미르4의 글로벌 매출을 연간 963억원으로 예상했고 3분기에 127억원을 했으니 4분기 예상이 836억원이라는 건데요. 위메이드의 IR보고서에 따르면 4분기 미르4의 글로벌 매출은 609억원에 그쳤습니다.



추정은 추정일 뿐 정확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추정이 틀렸다고 탓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정확할 수 없는 그 추정이 기업가치를 엿가락처럼 늘이기도 합니다. 이촌회계법인이 한 기업가치 평가는 회사측이 제시한 사업계획에 기초합니다. 어느 정도 낙관적인 전망이 포함된 수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메이드 주가가 잠정 실적 발표 후 급락했는데 그 이유가 위믹스 유동화를 제외하면 게임 매출 등의 실적이 쇼크 수준이라는 것이었죠. 미르4의 글로벌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습니다. 올해 부진했어도 내년 이후에는 오히려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지만, 게임 매출의 특성상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겠습니다.


초기의 추정이 어긋나면 기업가치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추정의 마지막 해인 2025년 이후 매출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촌회계법인은 2026년 이후 잉여현금흐름이 매년 1%씩 증가한다고 가정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021~2025년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4240억원, 2026년 이후 영구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6988억원, 둘을 더한 영업가치를 1조1228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여기에서 이자부부채를 뺐더니 수익가치 1조920억원이 나왔고, 발행주식수로 나눈 1주당 수익가치는 52만7958원이 됩니다.



본질가치법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각각 40% 대 60%로 가중평균한 값을 주식가치로 보는데요. 위메이드넥스트의 자산가치는 주당 (-)3645원이고, 수익가치는 주당 52만7958원으로 추정되었으니 가중평균한 본질가치는 31만5317원이 되었죠. 위메이드맥스의 기준주가가 3만7271원이니 교환비율이 8.46이 됩니다. 만약 본질가치가 그 보다 낮게 나왔다면 교환비율도 낮아졌겠죠.


위메이드넥스트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 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적정가치가 얼마인지 제시할 근거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까지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던 위메이드넥스트의 기업가치가 얼마인지에 따라 상장사인 위메이드맥스와 최상위 지배회사 위메이드의 기업가치도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으면 합니다.


위메이드맥스는 위메이드넥스트의 기업가치인 6522억원어치의 신주를 발행했으니 그 만큼 기업가치가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위메이드는 장부가치가 '0원'이었던 위메이드넥스트의 지분 75.4%를 위메이드맥스에 넘기고 위메이드맥스의 주식을 4918억원(6522억원×0.745)어치 받았으니 또 그 만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