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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이치큐(구, 감마누)를 최대주주인 SMV홀딩스와 주요주주인 WSD홀딩스를 통해 실질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우성덕씨는 중국인인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과거 이력을 보니 중국 화북지역에 있는 화북과학기술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고 제주화교화인평화통일촉진회라는 사단법인의 수석 부회장을 맡은 적이 있더군요. 중국과 제주도에 각각 여행사를 차려 놓고 본인이 대표로 있는 제주도 호텔(금룡호텔, 루트호텔, 덕림제주샹그릴라호텔)를 기반으로 여행업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 들면서 국내 면세점업이 호황을 누리자 중국인 관광객을 각 면세점에 송객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에 진출했겠네요.


더에이치의 과거를 캐다 보면 익숙한 회사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제주신라호텔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던 마제스타가 있습니다. 미니프린터업체인 제이스테판(현 에이루트)과 2016년 상장폐지된 엠제이비(창해에너지어링→엠제이비→큐페이)가 있습니다.


마제스타는 2012년에 에이케이벨루가라는 상호로 설립되었는데요. 최대주주는 제이비어뮤즈먼트(100%)라는 코스닥 상장사였습니다. 제주신라호텔의 카지노는 원래 벨루가라는 곳에서 운영을 했는데, 마제스타가 영업영수도 방식으로 인수합니다.


제이비어뮤즈먼트는 원래 셋톱박스를 만드는 현대디지탈테크라는 회사였습니다. 한국전파기지국이 최대주주였는데 서준성이라는 분이 2012년 10월에 경영권 지분을 양수하고 대표이사가 되면서 제이비어뮤즈먼트로 상호를 바꿉니다. 서준성씨는 여러 회사의 대표를 지냈는데, 그 중 AK홀딩스라는 회사가 필리핀에서 카지노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이비어뮤즈먼트는 100% 자회사인 마제스타를 2015년 2월에 흡수합병한 다음 사명을 마제스타로 바꿉니다. 이로써 주사업이 셋톱박스에서 카지노업으로 변경되죠. 하지만 카지노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영업적자가 발생하자, 2019년에 반도체 유통회사인 비상장사 제이테크놀로지를 인수한 다음,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다시 제이테크놀로지로 바꿉니다. 아울러 카지노사업을 물적분할해 다시 ㈜마제스타를 신설하고 곧바로 매각을 추진합니다.


서준성씨가 현대디지털테크를 인수하고 꾸린 경영진에 회계사 출신의 이준민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준민씨는 서준성씨와 함께 마제스타 공동 대표를 합니다. 나중에는 제이스테판 대표를 지내죠. 제이스테판은 나중에 마제스타를 인수하는 NHT컨소시엄 출자회사 중 한 곳이죠. 제이스테판은 우성덕씨가 최대주주인 SMV홀딩스를 공동 소유한 곳으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고, 제이스테판의 주주인 제이스테판홀딩스의 최대 출자자가 이준민씨였습니다. 제이스테판은 2015년말에 SMV 투자조합(1호, 2호)이 30%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등극했다가 2016년 5월 제이스테판1호투자조합으로 다시 최대주주가 바뀌죠. SMV투자조합이 정식으로 최대주주가 되기 전에 이미 제이스테판1호투자조합이 최대주주가 되는 게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이준민씨는 서준성씨 그리고 우성덕씨와 긴밀한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준성씨는 마제스타 인수 얼마 후인 2013년 12월 건설플랜트회사인 창해에너지어링 지분 48%를 245억원에 인수해 당시 마제스타 대표였던 이준민씨를 대표이사로 보냅니다. 제이비어뮤즈먼트는 불과 5개월 후에 엠제이비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 지분 전부를 249억원에 팔아 치웁니다.


그런데 이 거래 엄청 수상합니다. 엠제이비를 매각한 이유가 마제스타의 빚을 갚아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마제스타에게 돈을 빌려준 곳이 엠제이비였습니다. 두 회사 대표 모두 이준민씨였고요. 내막은 이렇습니다. 마제스타는 2012년과 2013년 제이비어뮤즈먼트에서 총 437억7500만원을 차입하고 2012년에 40억원, 2013년에 319억원을 갚습니다. 상환을 위해 2013년 엠제이비로부터 240억원을 차입합니다. 2013년말에는 제이비어뮤즈먼트에 79억원, 엠제이비에 240억원의 차입금이 남았죠. 제이비어뮤즈먼트는 마제스타의 엠제이비에 대한 차입금 24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섭니다. 또 마제스타는 제이비어뮤즈먼트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한 사채권자에게 143억원의 담보와 지급보증을 제공합니다. 모자회사가 서로 빚보증을 선 꼴입니다.


2014년 4월 제이비어뮤즈먼트는 엠제이비 지분을 싱가포르계 회사인 골든레인에 매각하죠. 매각대금 249억원은 마제스타가 엠제이비에서 차입한 240억원을 대위변제하는 데 쓰입니다. 마제스타가 제이비어뮤즈먼트에 진 빚은 그해 말 378억원으로 늘어납니다.



이준민씨가 엠제이비 대표이사로 취임해 처음 한 경영의사결정은 240억원을 마제스타에 대여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마제스타 대표로 있으면서 제이비어뮤즈먼트에서 빌린 차입금을 갚기 위해 엠제이비 대표이사로 부임한 날 240억원을 마제스타에 빌려주죠.


그런데 마제스타가 엠제이비에서 240억원을 차입한 날은 바로 제이비어뮤즈먼트가 엠제이비를 인수한 날이었습니다. 제이비어뮤즈먼트는 엠제이비를 245억원에 사오는데, 바로 그 날 마제스타가 골든브릿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에서 240억원을 차입하고 제이비어뮤즈먼트가 보증을 섭니다. 네, 엠제이비 인수대금을 마제스타가 증권사에서 꿔서 제이비어뮤즈먼트에게 주었죠. 공시로는 마제스타가 엠제이비에서 빌린 돈으로 제이비어뮤즈먼트 빚을 갚았다고 했지만, 시간의 순으로 보면, 마제스타가 제이비어뮤즈먼트에서 대여받은 채무 중 240억원을 증권사에서 차입해 갚았고, 제이비어뮤즈먼트는 그 돈으로 엠제이비를 인수한 겁니다. 그리고 엠제이비가 240억원을 마제스타에 꿔주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갚을 수 있게 한 것이죠. 결국 2013년 엠제이비 인수자금이 엠제이비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엠제이비는 골든레인에 매각된 다음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2015년 상장폐지되고, 제이비어뮤즈먼트는 마제스타로 이름을 바꾸죠. 이 때까지만 해도 서준성씨와 이준민씨가 한 배를 탔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지만, 우성덕씨와 어떻게 관계되는 지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2016년초 이준민씨는 제이스테판의 대표가 됩니다. 세우테크라는 회사를 SMV1호투자조합과 SMV2호투자조합이 인수해 이준민씨를 대표로 선임하고 상호를 제이스테판으로 바꿉니다. 세우테크를 인수한 조합의 이름이 SMV인 것이 우성덕씨 회사 SMV홀딩스와 겹치는 게 단지 우연일까요. 제이스테판의 유상증자가 이루어지면서 최대주주는 곧바로 제이스테판1호투자조합으로 바뀌는데요. 제이스테판1호 투자조합의 최대 출자자가 제이스테판홀딩스였고, 제이스테판홀딩스의 최대주주가 이준민씨(50%)였습니다. 제이스테판홀딩스는 2017년 우성덕씨의 뉴화청국제여행사로부터 15억원을 차입했고, SMV1호 투자조합으로부터 2016년 2억원을 차입했죠. 제이스테판 인수에 이준민씨와 우성덕씨가 공조한 것이죠.


그해 10월 마제스타(구, 제이비어뮤즈먼트)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바로 세미콘라이트(현, 에스엘바이오닉스)와 제이스테판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NHT컨소시엄입니다. 그런데 NHT컨소시엄은 마제스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준성씨에게 215억원에 달하는 경영권 대가를 줍니다.


최대주주가 된 NHT컨소시엄은 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게 되는데요. 이때 사내이사에 선임되는 인물이 마제스타 지배인이었던 장훈철씨와 제이스테판 대표이사 이준민씨, 그리고 뉴화청국제여행사 사장 우성덕씨입니다. 그러고 보니 NHT컨소시엄은 뉴화청국제여행사의 이니셜이라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