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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이치큐의 새로운 주인이 휴림로봇이로군요. 우성덕의 회사 SMV홀딩스와 WSD홀딩스는 보유 지분 20.10%를 휴림로봇 외 4인(석림광광개발, 썬라이즈, 베스트라인, 시애틀)에 총 357억원을 받고 넘기기로 했다고 22일 공시했습니다. 휴림로봇은 80만주를 10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고요. 다른 4인과는 특수관계로 묶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성덕은 2017년 6월에 감마누(현 더에이치큐)를 인수해 상장폐지 위기를 겪으며 길고 긴 매매정지 기간을 거치는 난관 끝에 5년 만에 엑시트에 성공하게 되었네요. 그런데 더에이치큐의 새로운 주인이 더에이치큐와 마찬가지로 중국 자본이 들어와 많은 사연을 만들어 낸 휴림로봇이라니 참으로 공교롭네요. 이 경영권지분 거래는 나중에 다시 살펴보기로 하고, 우선은 우성덕이 어떤 과정을 거쳐 감마누를 인수하고 지금까지 버텨 왔는지 먼저 되짚어 봅니다.
더에이치큐의 실질 소유주 우성덕은 카지노업체 마제스타를 인수하면서 국내 증시에 입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 긴밀하게 관여한 인물이 서준성과 이준민이고요. 서준성이 코스닥상장사 현대디지탈테크를 인수해 제이비어뮤즈먼트로 이름을 바꾸고, 2015년 2월 마제스타를 흡수합병해 다시 마제스타로 상호를 변경합니다. 우회상장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상호를 바꾼지 불과 1년 7개월만인 2016년 10월 마제스타는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유상증자 결정을 합니다. 11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베네시안홀딩스 투자조합을 대상으로 하게 되는데, 이 투자조합이 NHT컨소시엄이죠. NHT컨소시엄은 조합재산총액이 200억원이었고 세미콘라이트(지분율 67.5%)와 제이스테판이 주축이었습니다.
세미콘라이트는 마제스타가 유상증자를 결정하기 한달 전 최대주주가 갤럭시인베스트먼트로 바뀐 회사였습니다. 갤럭시인베스트먼트는 조호걸씨가 대표로 있는 ㈜온다엔터테인먼트가 100% 출자해 설립한 곳이었습니다. 세미콘라이트는 현재 에스엘바이오닉스로 이름이 바뀌어 있고, 최대주주는 온영두씨가 100% 지분을 가진 에스엘홀딩스컴퍼니라는 곳입니다. 온영두씨는 언론에 의해 기업사냥꾼으로 널리 알려진 온성준씨와 친척(사촌?)으로 전해지고요.
제이스테판(현 에이루트)은 2016년초 이준민과 우성덕이 공조해 세우테크라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사명을 바꾼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NHT컨소시엄의 마제스타 경영권 인수는 우성덕, 이준민, 조호걸의 합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NHT컨소시엄의 마제스타 경영권 인수는 M&A가 아니었습니다. 서준성씨가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마제스타가 발행하는 신주와 전환사채를 NHT컨소시엄이 인수하는 구조였죠. 마제스타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이었습니다. 그 규모가 상당했습니다. 2016년 1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발행되는 신주와 전환사채를 더해 1185억원에 달했는데, 당시 마제스타 시가총액을 넘는 수준이었죠. 이 중 NHT컨소시엄이 86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325억원(전환사채)은 재무적투자자로 구성된 FI컨소시엄이 인수하기로 했죠.
NHT컨소시엄이 최대주주가 되자 우성덕, 이준민, 장훈철 3인이 마제스타 신임 이사로 선임되고, 2017년 3월 우성덕이 장훈철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에 오릅니다. NHT컨소시엄은 조합결성 당시 세미콘라이트가 최대 출자자였지만, 마제스타의 자금조달에 잇따라 단독 참여하면서 이 당시 조합 자본금은 520억원으로 늘었고, 최대 출자자는 제이스테판(48%)으로 바뀝니다.
우성덕은 처음에 NHT컨소시엄과 무관하다고 했죠. 정확히는 우성덕이 주인인 국내 최대 중국인 인바운드 여행사 뉴화청국제여행사(이하 뉴화청)가 마제스타 인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언론을 통해 부인했습니다만, 뉴화청이 곧 우성덕이니까요. 그런데 2016년 11월 제이스테판의 공시를 통해 NHT컨소시엄의 중심이 뉴화청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제이스테판은 자회사인 엠제이아이가 추진하고 있던 제주도 리조트 개발을 위해 NHT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NHT컨소시엄이 뉴화청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고 밝히죠. 제이스테판은 자회사가 건설 예정인 1200개 객실의 호텔을 뉴화청과 운영계약을 맺고, 카지노사업장을 NHT컨소시엄이 인수한 마제스타에 장기 임대할 계획이었습니다.
우성덕이 마제스타 대표이사에 취임한 2017년 3월 두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집니다. NHT컨소시엄이 서준성으로부터 경영권 인수 대가로 215억원을 지급했다는 것이 세미콘라이트 감사보고서를 통해 알려집니다. 공시를 하지 않았던 사실이죠. 서준성은 우성덕과 이준민이 임원에 선임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약속하고, 만약 이사 선임에 실패할 경우 계약금을 돌려주고 손해배상도 해야 할 입장이었습니다. 서준성은 본인 지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우성덕과 이준민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거액의 현금을 별도로 받은 셈이죠.
마제스타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우성덕은 곧바로 감마누(현 더에이치큐) 인수에 들어갑니다. 2017년 6월 감마누의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95억원에 사들이고, 100억원 규모의 유상신주를 인수합니다. 우성덕은 개인회사인 설립자본금 100만원짜리 WSD홀딩스와 자신이 55%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던 ㈜SMV를 활용합니다.
먼저 WSD홀딩스가 61억원, SMV가 15억원을 들여 감마누의 기존 최대주주 지분 10.65%를 취득합니다. 그런데 이때 이준민이 실질 소유자인 제이스테판홀딩스(제이스테판의 사실상 최대주주)도 동참합니다. 감마누 기존 최대주주 보유 지분 중 7.04%를 79억원에 삽니다. 이준민이 제이스테판을 인수할 때 우성덕이 도움을 주었듯이, 우성덕이 감마누를 인수할 때 이준민이 지원합니다.
우성덕이 감마누 인수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여행업 진출이었습니다. 본인이 100% 지분을 갖고있는 여행사 지분을 웃돈을 얹어 사옵니다. 해피고 46억원, 신룡국제여행사 31억원, 천계국제여행사 73억원 등입니다. 그리고 인수한 여행사들의 유상증자를 통해 해피고에 23억원, 신룡국제여행사에 16억원 천계국제여행사에 36억원을 투입하죠. 뿐만 아니라 거액의 사업자금도 빌려 줍니다.
우성덕 입장에서 감마누 인수는 공짜로 한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구주와 신주를 인수하는데 176억원이 들었지만, 자신이 100% 주주인 여행사 지분 취득과 사업자금 대여로 그 보다 훨씬 많은 돈이 투입되었고 그 중 최소 150억원은 자신의 지분을 넘긴 값으로 받았으니까요. 감마누의 종속 여행사에 대한 자금대여는 2018년에도 이어졌습니다.
우성덕과 이준민은 코스닥 상장사 감마누를 인수해 한국과 중국 여행사를 통해 중국인을 상대로 한 인바운드 여행사업을 확대하고 NHT컨소시엄에서 인수한 카지노업체 마제스타와 연계사업을 펼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이 잘 풀리지는 않았죠.
마제스타는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결과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무형자산과 매출채권 과대계상, 차입금 과소계상 등 분식회계가 적발되고 공시 누락과 거짓 공시까지 들켜 전 대표이사(서준성)가 검찰고발되고 회사는 상장폐지 위기에 놓입니다. 서준성이 회사 돈 180억원을 횡령하고 이준민이 200억원 가량의 업무상 배임을 저지른 사실도 밝혀집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준민은 마제스타 회사 자금으로 NHT컨소시엄의 주요 출자자 세미콘라이트와 제이스테판에 각각 103억원과 200억원의 신용공여(계약이행보증금 지급)를 제공했죠. 상법상 상장사는 주요 주주나 그의 특수관계인을 상대로, 또는 그를 위하여 신용공여를 할 수 없습니다. 200억원의 신용공여를 감안하면 제이스테판이 NHT컨소시엄에 출자한 돈은 6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200억원의 신용공여를 이용해 마치 제이스테판이 250억원을 NHT컨소시엄에 출자하고 NHT컨소시엄이 그 돈으로 마제스타의 유상증자 대금과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납입한 것으로 꾸몄다고 검찰은 판단했죠. NHT컨소시엄이 마제스타 돈으로 마제스타를 인수했다는 겁니다.
마제스타는 2018년에는 겨우 경영개선기간을 부여 받아 상장폐지를 면했지만, 2019년 반기결산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즉시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NHT컨소시엄은 상장 유지를 위해 M&A를 추진했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제스타를 인수해 실질심사를 통과한다고 해도 2019년에 적자를 내면 관리종목에 편입되고, 2020년에 다시 5년 연속 영업적자로 다시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마제스타 경영권 지분 25% 보다 카지노 지분 100%에 더 욕심을 내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NHT컨소시엄은 우회로를 선택합니다. 2019년 4월 자동차 카페트업체인 코스닥상장사 두올산업이 100% 지분을 가진 제이테크놀로지를 마제스타가 225억원에 인수 후 합병하고 카지노사업을 물적분할해 매각하기로 하죠. 상장유지와 카지노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 경영과 관련된 모든 권리와 의무를 두올산업에 넘기는 경영위임계약을 체결합니다.
상장폐지 위기는 마제스타에만 찾아온 게 아닙니다. 감마누(현 더에이치큐) 역시 2017년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이 의견거절을 해 상장폐지 대상이 됩니다. 감사인이 의견거절을 한 이유는 2017년에 인수한 여행사들에게 있었습니다. 여행사들과 대규모의 잦은 자금거래를 했지만 감사인은 그 거래의 완전성과 정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여행사에 대한 지분과 대여금의 손상 여부를 판단할 수도 없었습니다.
감마누는 상장폐지 결정으로 정리매매가 진행 중이던 2018년 10월, 법원에 낸 상장폐지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상장폐지 절차가 보류됩니다. 회사는 곧 이어 회생채권 등에 대한 변제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그해 12월 종속 여행사들과 함께 회생절차에 들어가지만, 회생계획 대로 채무 변제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법원의 판단으로 그해 말 회생절차가 종결됩니다.
감마누는 이듬해인 2019년 1월, 의견거절을 받았던 2017년 재무제표에 대해 재감사결과 적정의견을 받죠.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된 겁니다. 하지만 상장폐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2020년 8월이 되어서 입니다. 거래소가 법원의 상장폐지 무효 결정에 대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이 이유없다며 감마누의 손을 들어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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