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의 기사는 작성 후 최소 1주일 경과된 시점에 무료 공개되고 있음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더에이치큐(구, 감마누)의 실질 최대주주인 위성덕(위청드어)과 디아크(구, 두올산업)의 실질 최대주주인 성룡이 모두 중국 출신이라서 두 회사가 중국 자본이 국내 상장사를 소유한 사례로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위성덕이나 성룡이 온전히 자신들의 자금조달 능력으로 국내 상장사를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들을 도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국내 투자 세력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안성민씨가 이끄는 벤처캐피탈 회사인 위드윈인베스트먼트가 있습니다. 위드윈인베스트먼트는 위성덕이 감마누를 인수할 때와 성룡이 두올산업을 인수할 때 모두 관여했습니다. 단순히 투자만 한 것이 아니라 위드윈인베스트먼트 관련 인물들이 경영에도 참여했죠. 누가 주연이고 누가 조연인지 헷갈릴 정도 입니다.


위드윈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안성민은 씨티은행, 장은증권, 우리투자증권에 근무한 증권맨 출신입니다. 현재 위드윈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인 위드윈홀딩스의 지분을 66.4% 소유하고 있습니다.위드윈인베스트먼트는 2014년 신기술금융사업자로 등록이 되었는데 신기술금융투자보다는 국내 상장사의 각종 경영권 지분 거래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거나 직접 M&A의 주체로 나서기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성민씨는 올해 5월에 자진 상장폐지 후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상장시킨 장본인입니다. 맘스터치는 지난 2016년에 해마로푸트서비스가 스팩과 합병해 상장한 회사인데요. 당시 해마로푸드서비스를 합병한 스팩인 케이티비스팩3호의 발기인이면서 최대주주(87.6%)였던 이가 안성민입니다. 당시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다른 이로는 이용, 채종석, 변태웅(감사) 등이 있는데, 모두 위드윈인베스트먼트 소속이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등장인물로 조호걸씨와 최해선씨가 있습니다. 조호걸씨는 여러 회사의 경영권을 사고 판 이력이 있어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져 있고요. 위성덕씨가 마제스타를 인수하기 위해 NHT컨소시엄을 조성할 때 세미콘라이트를 통해 참여한 주역 중 한 사람입니다. 나중에 세미콘라이트가 투자한 건 소액이었고 마제스타 인수대금은 마제스타에서 나왔다는 게 밝혀지기는 했지만요. 최해선씨는 해라즈인베스터(현 가우스캐피탈매니지먼트)의 주인이면서 대표이사인데 두올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위드윈투자조합38호(이하 위드윈38호)의 주요 출자자 중 하나입니다.


위드윈인베스트먼트는 조호걸, 최해선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호걸은 2015년말에 휴대폰용 카메라렌즈 모듈을 생산하는 차디오스텍을 다빈치1호 투자조합을 통해 인수합니다. 차디오스텍은 배아줄기세포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차바이오텍이 인적분할한 회사였습니다. 차바이오텍이 디오스텍이라는 코스닥상장사와 합병하며 우회상장한 뒤 카메라렌즈 모듈 사업부문인 디오스텍을 분할 상장한 회사가 차디오스텍입니다. 지금이 이름은 코아시아옵틱스네요.


당시 조호걸은 위드윈네트웍의 대표이사 출신으로 다빈치1호 투자조합의 최다 출자자(42.1%)였습니다. 위드인네트웍은 다름 아닌 올해 3월 에이치엘비파워에서 상호를 변경한 선박용 탈황설비업체 티에스넥스젠의 전신입니다. 이 회사 과거가 워낙 복잡해서 상호도 자주 바뀌었는데요. 텔넷아이티→로이트(2003년)→유비컴(2007년)→경원산업(2012년)→바이오싸인(2014년)→위드윈네트웍(2015년)→유아이엠엔터(2016년)→에이치엘비파워(2016년)→티에스넥스젠(2022년)의 순입니다.


차디오스텍의 최대주주는 6개월만에 다시 80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화투자조합으로 바뀌는데요. 이화투자조합은 조호걸의 개인회사 케이비즈원이 최다 출자자(25.47%)가 되어 조성된 조합이었습니다. 다빈치1호 투자조합과 이화투자조합으로 차디이스텍의 경영권을 틀어쥔 조호걸 대표이사는 상호를 온다엔터테인먼트로 바꾸고 곧 이어 매니지먼트 회사인 에이치이엔엠 지분 100%를 50억원에 인수합니다.



이때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각 25억원씩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데요. 인수자는 위드윈홀딩스(31억원), 안성민(14억원), 세우테크(5억1000만원)이었습니다. 이때 세우테크는 최대주주가 SMV1호 투자조합에서 제이스테판1호투자조합으로 바뀐 다음이었고, 곧 이어 제이스테판(현, 에이루트)으로 상호를 변경합니다. 대표이사는 이준민씨였죠. 위성덕씨와 함께 중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인바운드 여행업과 카지노사업(마제스타)을 벌이려 했던 그 인물입니다.


조호걸은 차디오스텍을 온다엔터테인먼트로 상호변경한 후 갤럭시인베스트먼트를 100% 출자로 설립해 세미콘라이트를 인수하고, 한달 후인 2016년 10월 NHT컨소시엄을 결성해 마제스타가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제 조호걸이 대표이사를 지냈다는 위드윈네트웍(현 티에스넥스젠)에 대해 알아볼까요. 조호걸이 이 회사 대표가 된 건 2015년 5월 전 대표인 이은택씨가 사임하면서 부사장이었던 조씨가 승진한 케이스인데요. 이때 회사 상호는 바이오싸인이었습니다. 조씨는 2011년부터 이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네요. 2011년에 이 회사 최대주주가 씨에스제이네트웍스라는 곳으로 바뀌는데 그 이후 합류했나 봅니다.


조호걸이 대표이사가 되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새로운 경영진이 꾸려지는데요. 이때 사내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안성민(위드윈인베스트먼트 대표), 변태웅(위드윈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이용(위드윈인베스트먼트 부사장) 등이었습니다. 2015년 3월에 최대주주 씨에스제이네트웍스와 대표이사 이은택씨가 보유 지분을 대거 장내매도하고, 이후 6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 위드윈인베스트먼트가 20억원 어치 참여하는 데 이를 계기로 경영권을 갖게 되는 모양입니다.


바이오싸인은 그해 6월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등의 용도로 94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는데, 여기에도 위드윈투자조합3호가 약 75억원어치 참여합니다. 경영권을 가진 확실한 최대주주가 된 셈이죠. 위드윈투자조합3호의 대표조합원은 위드윈인베스트먼트(12.82%), 최대출자자는 위드윈홀딩스(28.21%)였습니다. 상호가 위드윈네트웍으로 바뀌는 계기입니다.



위드윈인베스트먼트는 위성덕씨가 더에이치큐(구, 감마누)를 인수하는데 직접 관여합니다. 위성덕은 2017년 6월 SMV홀딩스와 WSD홀딩스를 통해 구주매입과 유상증자 참여로 최대주주가 되는데요 이때 더에이치큐는 1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고 위드윈투자조합12호가 전량 인수합니다. 위성덕의 더에이치큐 인수를 위한 큰 그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셈이죠.


안성민 대표의 위드윈인베스트먼트와 조호걸은 최소한 2015년부터 매우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같은 무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위드윈인베스트먼트는 중국인 위성덕이 더에이치큐의 경영권을 확보할 때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입했고, 조호걸은 자신이 실질 주인인 세미콘라이트를 이용해 위성덕과 이준민 등이 카지노업체 마제스타를 인수할 때 인수주체인 THD컨소시엄에 참여했죠. 이 정도면 위드윈과 조호걸은 더에이치큐 인수에서 주연은 아닐지 몰라도 특급 조연은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