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의 기사는 작성 후 최소 1주일 경과된 시점에 무료 공개되고 있음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더에이치큐와 함께 휴림로봇이 올해 인수한 또 하나의 코스닥 상장사 디아크의 옛 이름은 두올산업이라는 자동차 내장재(카페트) 회사입니다. 이미 일부 기술한 바 있지만, 이 회사의 인수과정도 다시 한번 훑어 봅니다. 더에이치큐와 마찬가지로 이 회사의 운명에도 위드윈인베스트먼트가 깊숙히 개입합니다. 2018년 10월 위드윈투자조합37호(이하 위드윈 37호)가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을 매입하고, 위드윈투자조합38호(이하 위드윈38호)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되고, 경영진을 물갈이합니다.
경영권을 넘긴 최대주주는 IHC외 2인(두올물산, 정용자)인데 보유주식 37.14%를 160억원에 넘깁니다. 구주 대부분을 위드윈37호가 150억원을, 위드윈38호가 나머지 10억원을 부담합니다. 주식 양수도 계약 당시 위드윈37호의 최대출자자는 인사이트피플(36.2%)이었고 재산총액은 34억5000만원으로 계약금 32억원을 간신히 지급할 정도였습니다. 중도금과 잔금은 차입금을 조달해 결제합니다.
하지만 위드윈37호는 두올산업의 인수주체가 아니었습니다. 최대주주의 구주를 매입한 지 2개월 정도 지나자, 453만주 중 약 181만주를 제이디알에셋 등 5인에게 매각하고, 약 168만주를 조합원 18인에게 분배하죠. 위드윈37호의 보유주식은 104만주로 줄어 지분율 5% 아래로 떨어집니다.
위드윈38호는 10억원어치의 구주를 매입한 뒤 100억원의 유상신주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됩니다. 그런데 구주 10억원어치는 조합원에게 배분하고 신주만을 보유하죠. 위드윈38호가 처음 조성될 때 출자액이 10억원이었는데, 위드윈홀딩스(최대주주 겸 대표이사 안성민)가 5억원을 대고 다른 2인의 출자자가 나머지 5억원을 출자했습니다. 10억원어치의 구주는 이 3인에게 배분되었겠죠.
당시 구주는 주당 3309원에 거래되었고, 위드윈38호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은 주당 1820원에 이루어졌습니다. 재무적투자자들이 나서서 구주를 비싸게 사주고, 위드윈38호는 신주를 싸게 인수해서 경영권을 확보한 셈입니다. 조합의 출자가 완료되었을 때 조합의 최대 출자자는 ㈜청풩이라는 중국이름의 회사였고, 대표이사는 성룡이었습니다. 청풩의 출자액은 22억5000만원으로 계산됩니다.
위드윈38호가 최대주주가 되고 두올산업의 대표이사에 오르는 인물이 위드윈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고 있던 변태웅입니다. 2015년에 위드윈투자조합3호가 바이오싸인(후 위드윈네트웍, 현 티에스넥스젠)이라는 회사의 최대주주가 된 후 조호걸씨에 이어 6개월간 대표이사를 맡은 뒤 두올산업의 대표로 이동합니다.
두올산업의 최대주주가 된 위드윈38호의 주요 출자자 중 하나가 최해선씨가 사실상 100% 지분을 보유한 해라즈인베스터(현 가우스캐피탈매니지먼트)라고 전편에서 이미 밝혔습니다. 그런데 최해선씨는 여기에만 투자를 한 게 아니었습니다. 더에이치큐(구, 감마누)에도 수십억원을 집행했더라고요.
위성덕씨가 WSD홀딩스와 SMV홀딩스를 통해 감마누(현 더에이치큐)를 인수할 때 감마누가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각 100억원씩을 발행하는데요. 위드윈투자조합12호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프라이머원이 전환사채를 각각 인수하거든요. 그런데 그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40억원을 최해선씨가 장외매수합니다. 또 감마누가 2017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던 2018년 봄에도 회사가 보유하던 1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 10억원을 최해선씨가 사줍니다. 최해선씨가 감마누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우성덕씨가 한창 어려울 때 자금면에서 상당히 비중있는 역할을 한 중요한 투자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 뿐 아닙니다. 최해선씨는 우성덕과 이준민이 인수한 카지노업체 마제스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마제스타의 전신인 원래 현대디지털테크인데요. 서준성씨가 2012년에 최대주주 한국전파기지국으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후 주요 주주로 장병권씨와 신흥정보통신이 남아 있었죠. 장병권씨는 이후 보유주식을 전량 장내 매도했고 신흥정보통신도 잔여 지분 35만주 중에서 31만주를 장외 매도하는데요. 11만주는 방종복이라는 개인에게 팔고 20만주는 바로 최해선씨에게 팝니다. 서준성씨는 현대디지탈테크의 상호를 제이비어뮤즈먼트로 바꾸고 2015년에 마제스타를 흡수합병한 후 아예 상호를 마제스타로 변경하죠.
그런데 서준성씨 이전에 현대디지탈테크 대표이사를 지난 장병권씨는 2013년 1월 주가조작사건으로 유명했던 홈캐스트의 최대주주가 됩니다. 장내매수를 통해 1대 주주가 된 뒤 기존 최대주주인 이보선씨와 경영권 분쟁을 벌입니다. 둘 사이의 소송전 중 이보선씨가 2013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데요.상대가 바로 방종복, 최해선이었습니다. 서준성씨가 현대디지털테크를 인수할 때 기존의 실질 지배주주였던 장병권씨의 지분을 산 두 사람이 홈캐스트 경영권 분쟁에서 장병권씨 우호 세력이었던 겁니다.
디아크의 전신인 두올산업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위드윈38호는 조합조성 초기 최대 출자자가 위드윈홀딩스였는데요. 이후 출자액이 커지면서 ㈜청풩(최대주주 성룡)으로 바뀌었었죠. 하지만 청풩과 성룡도 이 조합의 실질적인 주체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다시 새로운 최대출자자가 등장하는데요. 바로 제이디알에셋이라는 곳입니다. 제이디알에셋은 상호를 더제이디알로 바꾸었고요. 이 회사의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은 신재호라는 개인입니다. 두올산업의 후신이자 디아크의 전신인 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에서 인적분할된 카나리아바이오엠과 오큐피바이오라는 비상장사의 실질적 지배주주입니다. 디아크의 역사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다룰 기회를 갖겠습니다.
이제 위드윈네트웍이라는 이름으로 몇 번 등장한 현 티에스넥스젠이라는 회사의 과거를 훑어보겠습니다. 이 회사에 휴림로봇과 휴림로봇이 인수한 더에이치큐와 디아크를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가 숨어 있습니다. 상호가 하도 많이 바뀌어서 내역을 전부 까보기도 어렵습니다. 이 회사의 이름은 2012년 8월부터 2014년 10월말까지 경원산업이었는데요. 2014년 만성 적자에도 불구하고 매우 공격적인 M&A에 나섭니다. 자회사인 선포커스를 주체로 회생법인인 신우를 90억원에 인수하고, 혈액검사 전문 바이오업체인 바이오이즈 지분 70%를 35억원에 사들입니다. 또 결국 무산되기는 했지만 제주도 소재 호텔과 카지노를 운영 중이던 지앤엘 인수도 추진합니다.
인수자금이 부족했던 경원산업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잇따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2014년 11월 신우 인수자금 용도로 20억원, 12월에 운영자금 용도로 15억원 등입니다. 상호도 바이오싸인으로 바꿉니다. 그런데 신우 인수자금용도의 신주인수권부사채 20억원을 인수한 곳이 바로 제이앤리더스, 운영자금 15억원 마련을 위한 신주인수권부사채 중 10억원을 받아간 곳이 위드윈투자조합이었습니다.
제이앤리더스는 바로 현재 휴림로봇의 최상위 지배회사지요. 휴림로봇의 지분 6.34%를 휴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고, 휴림홀딩스의 지분 100%를 제이앤리더스가 갖고 있습니다. 김지영이라는 분이 100% 출자한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이앤리더스는 2015년 3월에도 바이오싸인(구 경원산업, 후 위드윈네트웍)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10억원을 추가 투자합니다. 바이오싸인이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에 진출하면서 조호걸씨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게 이 시점입니다. 바이오싸인의 사외이사로 방송인 문천식씨가 선임되기도 합니다.
제이앤리더스와 함께 안성민씨가 이끄는 위드윈인베스트먼트도 바이오싸인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합니다. 2015년 5월에 발행된 6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 중 20억원을 인수하고 6월에는 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합니다. 이로 인해 주식매매계약 없이 위드윈투자조합3호로 최대주주가 바뀌고 상호도 위드윈네트웍으로 변경됩니다.
경원산업이 자회사 선포커스를 통해 회생기업 신우를 90억원에 인수한 것이 2014년인데요. 상호가 위드윈네트웍으로 바뀌고 나서 선포커스로부터 신우 지분 14.71%를 74억원에 양수합니다. 이때 위드윈네트웍의 대표는 변태웅이고 신우의 대표이사는 바로 이준민이었습니다. 신우는 당시 피혁을 제조하는 유가증권 상장회사였는데, 지금은 제이준코스메틱이라는 화장품회사로 탈바꿈되어 있습니다.
이준민은 다름 아닌 현대디지탈테크(현 디아크)를 인수한 서준성씨와 함께 제주도 카지노사업에 진출하고 후에 마제스타의 대표이사가 되는 것은 물론, 우성덕씨의 감마누(현 더에이치큐) 인수를 돕고 제이스테판(현 에이루트) 대표로 NHD컨소시엄에 참여해 마제스타 인수를 주도했던 인물입니다. 경원산업이 바이오싸인으로 상호를 변경하기 전 자회사 선포커스를 통해 신우를 인수한 뒤, 대표이사에 오른 사람이 이준민씨였던 겁니다.
위드윈네트웍으로부터 디아크의 주요 투자자들과 더에이치의 주요 투자자들이 연결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 두 회사를 인수한 휴림로봇의 최상위 지배회사 제이앤리더스까지 말입니다. 제이앤리더스가 휴림로봇의 최상위 지배회사가 된 건 2020년이 되어서입니다. 중국 디신통그룹이 관계회사 베이징링크선테크놀로지를 신설해 동부그룹의 지분을 넘겨받아 최대주주가 된 게 2015년 3월로 제이앤리더스와 위드윈인베스트먼트가 경원산업에 투자했던 시기, 우성덕씨와 이준민씨가 마제스타를 인수하고 중국인 대상의 인바운드 여행사업을 추진했던 시기와 묘하게 겹치네요.
*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이 제작하는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DRCR(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