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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엠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된 명목회사 이석산업개발은 2020년 6월 자본금과 자기자본 각 1000만원으로 설립되었습니다. 대표이사 임형모씨가 500만원, 이창용씨가 500만원을 출자했죠. 설립 2개월 후 이석산업개발은 삼부토건의 신주인수권부사채 250억100만원어치를 인수합니다. 이 신주인수권부사채는 2019년 11월 발행된 것으로 포세이돈개발조합 외 5개 투자조합에서 인수했던 겁니다. 6개 투자조합은 발행 당시 인수한 가격 그대로 물량 전부를 이석산업개발에 넘깁니다.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된 삼부토건의 69회차 전환사채는 당초 2019년 2월에 발행이 결정되었고, 5월에 대금 납입이 예정되었습니다. 그런데 투자자모집에 난항을 겪었던 모양입니다. 무려 5차례에 걸쳐 납입일이 연장되더니 급기야 발행규모가 500억원에서 절반인 250억100만원으로 축소되고 인수자도 바뀝니다. 최초 인수자는 삼부토건오퍼튜니티펀드1호~4호, 즉 4개의 펀드였습니다. 4개 펀드로 500억원의 펀드 조성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죠.
당초 예정인 500억원의 절반인 250억원 규모로라도 발행될 수 있었던 것은 담보가 제공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사채 발행 당시에는 옵션 조항을 포함해 특별한 조건이 없었지만 인수자가 교체되면서 삼부토건이 소유한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소재 부동산(741억원 상당)이 담보로 제공됩니다. 삼부토건이 회생절차 이력을 갖고 있고 신주인수권 행사가격 또는 사채 액면가격(1000원) 아래로의 주가하락에 따라 인수자가 담보를 요청했던 것이죠. 청약일 현재 삼부토건의 주가는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인 1000원보다 300원 이상 낮았습니다.
인수자가 교체되면서 발행조건도 달라졌죠. 만기보장이율이 2%에서 4%로 상향 조정되었고, 콜옵션(조기상환권)과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 추가되었습니다. 사채권자는 발행 후 1년 6개월간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고, 삼부토건과 삼부토건이 지정하는 자(제3자)는 발행 후 1년 이내인 2020년 11월28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제3자는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자로 제한했지만 발행일 당시 정해지지 않았는데 200억80만원까지 사채를 취득할 수 있었죠.
아마도 삼부토건은 2020년 6월 설립된 이석산업개발을 제3자로 지정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니 6개 조합이 나눠 갖고 있던 신주인수권부사채가 동시에 이석산업개발로 넘겨졌겠죠. 제3자로 지정되었더라도 200억원까지만 취득이 가능했는데, 나머지 50억원까지 가져갔다는 건 도중에 조건에 변경이 추가로 이루어졌거나 삼부토건이 나머지 50억원에 대한 콜옵션을 이석산업개발에 넘겼나 봅니다.
이석산업개발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취득할 당시 삼부토건의 최대주주는 휴림로봇, 휴림로봇의 최대주주는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의 최대주주는 바로 코디엠이 99%를 출자해 설립한 이엔케이컨소시엄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삼부토건의 회장이 바로 코디엠의 실질적인 주인으로 알려진 조성옥씨였습니다.
이석산업개발이 69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 250억원을 전량 취득할 때 삼부토건은 350억원 규모의 70회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합니다. 인수자는 퍼스트타임(67억원), 하이홈코리아(67억원), 여명실업(66억원), 호성산업(66억원), 신명종합주택(42억원), 대신개발엔지니어링(42억원) 등 6개사입니다. 그런데 이 중 부동산개발업체로 등록된 퍼스트타임의 대표자가 다름 아닌 이석산업개발의 50% 지분을 보유한 이창용씨입니다. 퍼스트타임은 이석산업개발보다 한달 늦은 2020년 7월 설립되었습니다.
삼부토건의 70회 전환사채는 한 마디로 노다지였습니다. 전환가격이 1000원이었는데 발행 당일 삼부토건의 주가는 4430원이었거든요. 물론 발행 후 1년이 지나야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했지만, 당시 시가로 따져 4430원짜리 주식을 1000원에 살 수 있는 전환사채였습니다. 그런데 이 노다지 전환사채의 임자가 발행되자마자 바뀝니다. 그것도 프리미엄 없이 팔리죠. 최초 인수자로부터 이 전환사채를 매입한 곳 중 하나가 리더스기술투자(자회사 리더스스페이스 포함 90억원)입니다.
리더스기술투자가 보유한 80억원의 전환사채에 대해서는 콜옵션 조항이 있었습니다. 절반인 40억원을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가 지정되어 있었죠. 그곳이 바로 이석산업개발의 최대주주인 이창용씨가 대표이사인 퍼스트타임이었습니다. 올해 3월 퍼스트타임은 비아이티글로벌이라는 중소기업을 옵션행사자로 지정했고, 리더스기술투자는 40억원의 전환사채를 약 42억원에 비아이티글로벌에 매각했습니다.
비아이티글로벌은 전환사채를 즉시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주당 2000원 가량의 투자수익을 얻을수 있었습니다. 42억원을 투자해 80억원 가량의 차익을 누릴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잡은 셈이죠. 퍼스트타임과 비아이티글로벌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걸 눈치챌 수 있습니다. 모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비아이티글로벌은 2012년 4월 설립된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업체로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겠다며 인수한 엠디이(MDE)라는 업체입니다. 에이치엔티는 지분이 아니라 전환사채 80억원을 인수해 엠디이를 종속기업에 편입했죠.
놀랍게도 이창용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퍼스트타임은 현재 코디엠의 종속기업(증손회사)입니다. 코디엠의 자회사 마린원개발의 자회사 킹덤포레가 퍼스트타임의 모회사입니다. 마린원개발, 킹덤포레, 퍼스트타임은 모두 부동산개발업체입니다. 코디엠은 마린원개발이 발행한 전환사채 195억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잠재적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어 지배-종속관계가 성립합니다. 포함한 4개 회사는 지분관계가 없습니다. 잠재적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지배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지배-종속 관계가 되었죠.
마린원개발의 최대주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납입자본 1000만원이 전부인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박란희(50%), 최현준(50%) 두 사람입니다. 각각 500만원씩 출자를 한 셈인데요. 박란희는 바로 루트원플러스(현 휴스토리)의 실질 주인인 조성옥씨 부인의 이름입니다. 루트원투자조합을 만들어 에스모(구, 넥센테크) 등을 무자본 인수했고 기업사냥꾼 이인광씨와 함께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연루된 조원일씨의 어머니죠.
마린원개발과 킹덤포레는 둘 다 지난해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킹덤포레는 지난해 3억원으로 퍼스트타임 지분 거의 전부를 인수했습니다. 퍼스트타임이 리더스기술투자가 보유하던 전환사채의 콜옵션 행사자로 비아이티글로벌을 지정한 것은 올해 3월이니 결국 비아이티글로벌이 삼부토건 전환사채를 싸게 인수해 대박을 터뜨린 것은 코디엠의 의지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 코디엠의 새로운 주주가 퍼스트타임의 대표이사였던 이창용씨가 대주주인 이석산업개발이 된 겁니다.
이석산업개발과 퍼스트타임 모두 루트원플러스(현 휴스토리)의 실질 주인인 조성옥씨가 삼부토건 회장일 때 설립되어 삼부토건의 신주인수권부사채와 전환사채를 인수했던 기업이죠. 코디엠과 조성옥씨의 끈이 아직도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군요.
퍼스트타임이 삼부토건 전환사채에 대한 콜옵션 권리를 넘긴 곳은 비아이티글로벌 만이 아니었습니다. 총 47억원의 전환사채 물량에 대한 콜옵션 중 40억원은 비아이티글로벌이지만, 휴스토리와 ㈜승명이라는 곳에도 각각 2억원과 5억원의 물량에 대한 권리를 넘겼죠. 주식으로 전환 후 발생하는 매매차익의 30%를 퍼스트타임이 갖는다는 조건이었네요.
휴스토리는 충청북도 음성에 공장이 있는데요. 이 공장의 소유주는 바로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현 미래오토스)입니다. 휴스토리가 세 들어 있죠. 그런데 2019년에 삼부토건의 70회차 전환사채 중 퍼스트타임과 마찬가지로 67억원을 인수했던 하이홈코리아의 처음 주소가 휴스토리의 본사 주소와 같았고, 나중에 이전한 주소는 휴스토리의 공장 주소와 같았습니다.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는 이 공장부지를 2019년 9월 코디엠에서 매입해서 2019년 10월 루트원플러스(휴스토리)에 임대했습니다.
그리고 이 공장에 본사 주소를 두고 있는 기업이 또 하나 있는데요. 바로 박란희씨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있는 마린원개발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킹덤포레입니다. 킹덤포레는 현재 퍼스트타임과 함께 성수동2가 대교IT(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마린원개발은 2019년말까지 이영석씨(100%)가 1인 주주인 자본금 500만원짜리 회사였는데요. 이 때도 실제 주인은 박란희씨 등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감사보고서를 보니 루트원플러스와 대표이사가 동일인이라고 하더라고요. 당시 루트원플러스의 대표이사가 박란희씨입니다. 마린원개발은 자본이 거의 없이 외부 차입을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했는데요. 대부분 차입은 코디엠이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제공했습니다.
아직 변경 공시는 나오지 않았지만, 삼부토건의 최대주주도 사실상 바뀌었죠. 지난 5월 1일 코스닥상장사 디와이디가 삼부토건 보통주 750만주(지분율 5.04%)를 총 3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양도인은 휴스토리, 투스톤그룹, 비아이티글로벌, 하이홈코리아, 우암개발과 이석산업개발인데, 대표양도인으로 삼부토건 최대주주 휴스토리가 아닌 이석산업개발을 내세웠네요.
양도인이 매각하는 주식은 총 1750만주이고 매매가액인 700억원인데, 디와이디가 인수하는 750만주(300억원) 외 나머지는 디와이디의 기타 특수관계자인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가 각각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이석산업개발, 비아이티글로벌, 하이홈코리아는 삼부토건의 69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이석산업개발)와 70회차 전환사채를 보유했던 곳들이고, 투스톤그룹과 우암개발도 십중팔구 전환사채 보유자들이었을 것 같습니다. 전환사채는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해 3월17일까지 모두 주식으로 전환했고요. 이석산업개발도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보통주 250만주를 받았습니다.
이석산업개발은 총 300만1000주를 매각하는군요. 주당 4000원이면 120억원이군요. 이석산업개발이 삼부토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입하기 위해 웰컴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에서 차입한 금액이 250억원입니다. 담보로 신주인수권부사채 100억원과 삼부토건의 경기도 덕소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이석산업개발이 취득한 신주인수권부사채는 권면 250억원이고, 행사가액이 주당 1000원입니다. 이번에 매각하는 300만주의 취득가액이 30억원이라는 얘기죠. 보유 물량의 극히 일부를 팔아 조달자금의 절반 가량을 갚을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이 거래의 완결일은 삼부토건의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8월 16일입니다. 이날 잔금이 납입되고 공식적으로 최대주주가 바뀝니다. 원래는 5월20일 주총이 열릴 예정이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두 차례 연기되었습니다. 혹시 인수자 측이 인수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는 거라면 계약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습니다.
계약이 깨질 여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수자인 디와이디, 대양디엔아이, 씨엔아이가 전부 결손기업이니 말입니다. 디와이디는 자기자금과 유상증자로 인수대금을 마련할 계획인데, 3월말 현재 현금이 10억원 남짓이고 현금화할 마땅한 금융자산이 없습니다. 1분기 중 50억원의 유상증자와 2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이 있었는데 차입금 상환에 30억원을 쓰고 자회사인 아이디엔디 전환사채에 20억원을 투자해서 남은 게 없습니다. 최근 10억원의 유상증자를 했지만 삼부토건 주식 매입 용도가 아니라 운영자금 용도였습니다. 유상증자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는 차입금으로 삼부토건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자본잠식 기업들이라 신용으로 조달하기는 어렵고 인수대상인 삼부토건 보통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와이디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으니 다음 편에 따로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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