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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센디오는 과거가 아주 복잡한 회사입니다. 의성실업이라는 회사가 외환위기 이후 부도발생으로 실패를 하면서 몇 년에 한번씩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고 그 때마다 회사 이름을 바꾸며 상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아센디오는 키스톤글로벌(2010년), 키위미디어그룹(2016년)에 이어 2021년 3월에 7번째로 갖게 된 이름입니다.


퍼시픽 컨소시엄은 지난 2020년 3월 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키위미디어그룹을 152억원의 유상증자를 조건으로 인수하고, 이로써 퍼시픽산업이 최대주주가 됩니다. 사실상 퍼시픽산업의 99.86% 지분을 보유한 신동철 대표이사가 인수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영화, 드라마 등을 제작하고 연예매니지먼트사업도 하는 아센디오는 유일하게 코스피에 상장된종합엔터테인먼트회사인데요. 유명 배우인 최수종•하희라씨 소속사로 더 유명하죠. 키위미디어그룹 시절에는 유명 작곡가 김형석씨가 회장으로 있었습니다.


# 인수계약과 유상증자 결정이 같은 날 이루어진 게 우연일까?


지난해 9월말 현재 최대주주는 퍼시픽산업(15.79%)이고 티디엠투자조합1호(11.7%), 소네트투자조합(11.7%)이 주요 주주였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9월은 이 회사의 지분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달이었습니다. 무려 43.94%의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던 퍼시픽산업이 대부분 지분을 장외매도한 것이죠. 이 지분을 산 곳이 티디엠과 소네트 두 투자조합이었습니다.



퍼시픽산업이 투자조합들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날이 9월 25일입니다. 놀랍게도 이날은 김영우씨와 김완섭씨가 인수한 컨텐츠하우스210이 씨씨에스 경영권 지분 인수계약을 한 날이기도 합니다. 우연이라고 봐야 할까요?


최대주주의 지분매도 계약이 있던 다음날에는 아센디오 이사회가 12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는데요. 인수자는 티디엠투자조합2호였습니다. 유상증자 대금은 11월 8일 납입되었고 같은 날 최대주주도 티디엠투자조합2호(지분율 11.44%)로 바뀝니다.


아센디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날 씨씨에스도 20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과 100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합니다. 전환사채 인수자는 김영우 컨텐츠하우스210 이사가 출연한 WF컨트롤조합, 유상신주 인수자는 컨텐츠하우스210 김완섭 대표 등이 출연한 퀀텀이구성장1호조합으로 결정되죠.


이후 움직임도 비슷했습니다. 아센디오는 11월 1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는데, 주총개최를 처음 결정할 때는 새로운 임원진 후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씨씨에스 역시 11월 7일경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었던 것 같은데 이사회가 11월 16일로 주총일자를 정했고 임원진 후보를 나중에 공개했죠.


티디엠투자조합2호는 기존 최대주주 퍼시픽산업의 지분율 11.36%를 간발의 지분율 차이로 제치고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티디엠투자조합2호가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한 다음날 퍼시픽산업이 2400주를 장외매도한 게 최대주주를 바꾸어 놓았죠. 그런데 이 장외매매는 9월 26일 티디엠투자조합1호 등과 주식매매계약을 하면서 매수자들에게 부여한 콜옵션이 행사되면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인수자들이 딱 최대주주가 될 만큼의 지분만 추가 매입한 셈입니다.


퍼시픽산업은 11월22일에도 추가로 주식매도계약을 체결해 지분율이 4.03%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계약은 아직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12월 27일로 정했던 결제일이 올해 1월 31일로, 1월 31일이 되자 2월 29일로, 2월 29일이 되자 다시 3월 14일로 연기되었습니다. 거래가 끝나지 않았으니 퍼시픽산업의 실제 지분율은 아직 11.36%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센디오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곳은 한울투자조합인데요. 거래가 완료되면 아센디오 지분 7.34%를 확보하게 되는데, 단순투자 목적의 매입이라고 신고했습니다. 인수자금으로 주당 1100원씩 총 83억6000만원이 필요한데 조합이 조성한 자금은 11억2000만원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그 중 58.9%를 ㈜미미식품이라는 곳에서 출연했는데, 이 회사는 완전자본잠식 회사입니다. 실제 투자자가 아닐 수도 있겠네요.


# 아센디오를 인수한 진짜 새주인은 웰바이오텍


아센디오를 인수한 조합들에게는 눈에 띄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분 인수자금 전액을 차입 없이 조합원의 출연금만으로 충당했습니다. 물론 조합 출연자들이 출연금을 차입으로 조달했을 수는 있죠. 105억원을 투자한 소네트 투자조합은 정국창(66.7%)씨 등 개인들이 출연했고, 역시 105억원을 투자한 티디엠투자조합1호도 60억원을 출연한 고현길씨(57.13%) 등 개인과 에스앤피조합이라는 곳이 출연했는데, 44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는 에스앤피조합(41.99%)도 조합원들이 출연한 자금만으로 참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조합의 최대 출연자는 서장균씨인데, 이분은 티디엠투자조합1호의 대표조합원이기도 합니다.


아센디오를 인수한 주인공은 최대주주가 된 티디엠투자조합2호일텐데요. 이곳 역시 120억100만원의 신주 인수자금 전액을 조합원의 출연금으로 조성했습니다. 대표조합원인 한승일씨가 100만원을, 코스닥 상장사인 웰바이오텍이 120억원을 투자했죠. 아센디오를 인수한 진짜 새주인은 웰바이오텍인 셈입니다.



아센디오 임시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로 선임된 분은 한승일, 어영훈, 이종선(이상 사내이사), 이유훈(사외이사)씨와 최영주 감사입니다. 대표이사에는 한승일씨가 취임합니다. 한승일씨는 다름 아닌 웰바이오텍의 현 대표이사였죠.


웰바이오텍은 무자본 M&A로 점철된 코스닥 상장사로 시대의 테마에 따라 사업목적을 바꾸는 대표적인 회사 중 하나입니다. 바이오회사인데 지난해에는 짐바브웨 정부로부터 리튬 수입을 허가받았다는 이슈로 주가가 급등한 적이 있습니다. 웰바이오텍의 최대주주가 지난해 6월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에서 온세텔링크라는 비상장사로 바뀌었는데요. 이후 10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분이 한승일씨입니다.


한승일씨는 2016년 완전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된 피엘에이의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이력이 있습니다.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유훈씨 역시 피엘에이에서 경영기획팀을 지냈고 현재 뉴로소나라는 비상장회사 부장으로 재직 중이라고 합니다. 뉴소로나는 에스유홀딩스의 신약개발 자회사인데, 에스유홀딩스는 지난해 5월까지 엔에스엔이라는 사명을 썼습니다. 무자본 M&A와 매우 잦은 최대주주 변동, 그리고 사주와 연루된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졌던 회사입니다.


# 아센디오 이사회 접수한 과거 엔에스엔과 피엘에이 출신들


에스유홀딩스의 대표이사는 이상욱씨라는 분인데요. 2021년 엔에스엔 사주 황원희씨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넘겨 받은 제이케이파트너스1호투자조합의 대표조합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대표로 있던 비상장회사로 케이씨비에스라고 있었는데, 아센디오의 새로운 사내이사 중 한분인 어영훈씨가 현 케이씨비에스 부회장입니다.


정리를 하면 이렇게 되는 건가요. 정평영씨와 권영완씨 등이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로 케이블 방송업체인 씨씨에스를 인수해 초전도체 회사로 탈바꿈할 때 우연히도 아센디오는 최대주주가 바뀐 웰바이오텍에 의해 인수되었죠. 그리고 아센디오에 참여한 경영진은 과거 에스유홀딩스(전 엔에스엔)와 상장폐지된 피엘에이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그 중 일부는 케이씨비에스라는 비상장사를 접점으로 하고 있었다는 거죠. 그들이 모여 만들어 낸 첫 작품은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지배하게 된 씨씨에스 투자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