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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첨단소재와 함께 지난해 주가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퀀타피아(구, 코드네이처)가 경영권 지분 공개매각을 통해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하고 있죠. 퀀타피아는 지난해 말 분식회계로 검찰에 고발됐고, 지난 4월 코스닥위원회로부터 상장폐지가 의결되었습니다. 회사가 5월초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코스닥위원회의 심의가 재개됐고, 회사는 상장유지 결정을 받아내기 위해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죠.


퀀타피아가 삼정KPMG와 자문계약을 맺고 공개매각을 추진한 시점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때와같은 5월초였고, 당초 일정대로라면 지난달 중순에 매각 프로세스가 모두 끝났어야 합니다. 하지만 수 차례 일정이 지연돼 이달 13일 본입찰이 있을 예정입니다. 퀀타피아는 10월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는데, 이걸 보면 인수 후보가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


퀀타피아에서 분식회계가 있었던 시기는 지난 2018년 일경산업개발 시절이라고 하죠. 매출과 매출원가를 허위로 계상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외부감사인에게 거짓 자료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최대주주가 무려 5차례나 바뀌었고, 지난해 9월 샌드크래프트가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며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해 최대주주가 됐거든요. 그렇다면 샌드크래프트는 퀀타피아가 상장폐지 대상이 된 분식회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있겠네요. 일단은 말이죠.


하지만 샌드크래프트는 주가조작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샌드크래프트는 세계 최초로 양자 이미지센서를 상용화한 것으로 알려진 씨디바이스의 김훈 박사가 창업한 회사였습니다. 이 점이 부각되며 800원도 되지 않던 퀀타피아 주가는 단숨에 4800원까지 치솟았죠. 퀀타피아는 또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로도 분류되더군요. 검찰이 주가조작이 있었다고 파악한 시기가 이때입니다. 검찰은 퀀타피아를 압수수색한 지난달 2일 대주주인 샌드크래프트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이 퀀타피아의 실소유주로 지목한 이모씨는 샌드크래프트의 지분 13%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12월 퀀타피아가 양자 이미지센서 신규사업을 한다며 낸 기관투자가 대상 IR공시를 허위 공시라고 보고 있습니다. 퀀타피아 주가를 4800원까지 끌어올린 기폭제가 된 공시입니다. 이후 주가는 다시 2000원 아래로 급락했다가 다시 3000원대로 오르는 등 급등락하다가 공교롭게도 퀀타피아가 과거 분식회계로 거래정지 되었죠.


검찰 수사가 끝난 것은 아니니 아직 주가조작이 사실인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주가조작 세력이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해 작전을 벌이던 중 그 회사의 과거에 있었던 분식회계 사건 때문에 꼬여버린 형국이라고 할 수 있겠죠.


샌드크래프트 창업자 김훈 박사는 과거 제2의 황우석 사건이라고 불리는 나노 이미지 센서 사건의 당사자입니다. 암흑 속에서도 고감도 나노센서를 이용해 사진이나 영상을 잡아낸다는 이 기술로 정부로부터 100억원의 지원금을 받기도 했는데 KBS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추적60분 등을 통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총 5차례나 이 문제를 다루면서 나노 이미지 센서 기술이 사실이 아난 사기라고 주장했죠.


나무위키에도 나노 이미지 센서 사건을 다룬 문서가 있는데요. 지금 이 문서는 샌드크래프트의 요청에 의해 삭제되어 있는 상태이고, 샌드크래프트는 사실과 다른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며 문서 작성자들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했다고 하네요. 나노 이미지센서 기술은 2009년 법원 판결에 의해 허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는 겁니다.


나노 이미지 센서 기술이 사실인지 사기인지, 샌드크래프트의 양자 이미지 센서가 실재하는지 아닌지를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에서 파악하거나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샌드크래프트 인수 이전과 이후에 퀀타피아의 지배구조나 사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와 관련된 사람이나 회사들은 어디인지가 궁금할 뿐이죠.


다만, 지금은 상장폐지된 플래닛82라는 기업이 있는데요. 바로 김훈 박사의 나노 이미지 센서 기술 기술을 50억원에 이전받았죠. 검찰에 따르면 플래닛82의 당시 대표(윤상조)는 나노 이미지센서칩 어두운 곳에서 선명한 촬영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도 장밋빛 매출을 전망하는 허위공시로 주가를 끌어올려 수백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합니다. 과거 공시에 따르면 윤상조 대표는 2008년 횡령, 증권거래법 위반,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죠.


샌드크래프트가 퀀타피아의 최대주주가 된 지난해 9월 21일입니다.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해 13.88%의 지분을 취득하고 경영참여를 선언하죠. 샌드크래프트는 김훈 박사의 아내인 정미숙씨가 47%의 지분율을 보유한 최대주주였고, 인베스트웰(26.11%), 이성락(13.05%) 등의 다른 주주들이 있었습니다. 이성락씨는 검찰이 퀀타피아의 실소유주로 지목한 사람이고, 시세조종의 핵심 피의자이죠.


샌드크래프트의 퀀타피아 인수 과정이 좀 복잡합니다. 샌드크래프트는 지난해 6월30일 최대주주인 ㈜디씨이 외 2인(봄코리아, 아이솔루션즈)의 지분 17.57%를 100억원에 인수하는 양수도계약을 체결합니다. 초록뱀이앤엠이 보유하던 전환사채 70억원도 사들이기로 했죠.


그런데 최대주주인 디씨이가 주식 의무보유기간 중이었던 게 드러났죠. 코스닥시장본부는 디씨이의 주식 100만주의 의무보유기간을 올해 7월까지로 연장했습니다. 이해가 잘 안되는 대목이죠. 디씨이는 2022년 12월말과 2023년 1월에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를 인수했고 신주는 1년간 한국예탁결제원에 의무보유 예정이었으니, 매매 자체가 안되는 것인데, 안되는 줄 알면서 매매계약을 했다는 건가요?


주식양수도계약서를 다시 써야 했습니다. 디씨이를 빼고 봄코리아와 아이솔루션즈의 지분만을 매입하기로 했는데, 취득하는 지분이 3.99%에 불과했습니다. 그러자 퀀타피아가 만기전 취득해 보유하던 70억원 규모의 17회 자기전환사채와 당초 디씨이가 갖고 있던 28억5000만원 규모의 18회 전환사채를 인수해 당일 바로 보통주로 전환합니다. 그렇게 샌드크래프트가 13.88%의 지분으로 퀀타피아의 최대주주가 되었죠.


샌드크래프트는 2021년 3월에 설립된 회사인데, 2022년말 현재 자본금이 3억원(자기자본 3억2300만원), 총자산이 3억2400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주식 및 전환사채 매매계약을 한 6월 30일 총 177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이 자기자금이라고 신고했더라고요. 회사에 갑자기 큰 돈이 들어왔다는 건가요?



그런데 지난해 9월 실제로 봄코리아 등의 지분과 전환사채를 인수한 후에는 인수자금 128억5000만원을 외부에서 차입했다고 밝힙니다. 차입처는 라크나가파르나스(105억원) 변익성(11억7500만원), 이성락(11억7500만원)이었습니다. 라크나가파르나스로부터의 차입기간은 이달 3일까지였고, 변익성씨와 이성락씨로부터의 차입기간은 지난 6월말까지였습니다.


변익성은 익숙한 이름이네요. 지금은 리튬포어스가 된 과거 더블유아이의 최대주주였던 분이죠. 더블유아이는 지난 2022년 3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리튬인사이트로 바뀌었고, 상호도 어반리튬으로 변경되었다가 지난해 5월 다시 리튬포어스가 되었죠. 변익성씨는 지난해 10월까지 리튬포어스의 사내이사로 있었습니다. 그의 부인과 그의 회사는 여전히 리튬포어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죠.


샌드크래프트에 가장 많은 자금을 빌려준 라크나가파르나스는 퀀타피아 지분 인수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신설된 일종의 투자조합 같은 곳인데. 최대 출자자와 대표이사가 모두 이성락씨입니다. 라크나가파르나스는 샌드크래프트와 함께 퀀타피아 인수 주역이었습니다.


샌드크래프트가 디씨이 등과 주식 및 전환사채 인수계약을 체결한 날 라크나가파르나스도 봄코리아로부터 보통주 520만주(11.4%), 디씨이와 퀀타피아로부터 전환사채 약 99억원 등 총 166억원어치를 매입하기로 했죠. 원래 계약대로 진행되었다면, 전환사채를 포함한 유효지분율이 샌드크래프트 28.51%, 라크나가파르나스 21.01%가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디씨이의 지분 매각이 불발되며 계약이 변경되자, 라크나가파르나스는 디씨이에서 인수한 전환사채를 샌드크래프트로 넘기고, 7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던 퀀타피아 자기전환사채는 계약을 해제합니다. 이 전환사채들이 바로 지난해 9월21일 샌드크래프트가 사들인 것들이죠.


샌드크래프트와 라크나가파르나스가 퀀타피아와 인수계약을 체결한 지난해 6월말, 퀀타피아는 무려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결정을 합니다. 양자 이미지 센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의 자금이었죠. 분식회계로 주권매매가 정지되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서 결국 전환사채 발행은 철회되었는데요. 이 전환사채를 인수하기로 했던 곳 역시 이성락씨가 100% 출자한 라크나가시그니처였고, 지난해 신설된 곳이었습니다. 라크나가파르나스와 마찬가지로 투자조합 성격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퀀타피아 인수 주체는 샌드크래프트가 됐지만, 샌드크래프트 인수자금 대부분은 이성락씨와 이성락씨가 최대 출자자인 회사에서 나왔고, 신사업 추진을 위해 조달하려던 자금 역시 이성락씨가 세운 회사에서 조성될 예정이었습니다. 검찰에서 이성락씨를 퀀타피아 실소유주로 보는 이유겠죠.



라크나가파르나스와 이름이 비슷한 라크나가조합이 있습니다. 변익성 대표가 이끌던 더블유아이이가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전웅 대표가 이끄는 리튬인사이트로 넘기던 2022년 9~10월,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사채 인수로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했던 곳입니다. 이걸 보니 샌드크래프트에 인수자금을 빌려준 변익성씨가 과거 더블유아이의 그 변익성씨가 맞나 봅니다.


중앙첨단소재에도 라크나가조합이 등장합니다. 사명이 중앙디앤엠이던 지난해 3월 발행한 100억원의 전환사채를 인수한 곳이 라크나가조합이죠. 라크나가조합의 최대 출자자는 이성락씨입니다. 중앙디앤엠은 지난해 2월말에 엔켐의 대주주인 오정강씨의 회사 아틀라스팔천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되었고, 아틀라스팔천이 최대주주가 된 후 처음 발행한 전환사채가 라크나가조합이 인수한 100억원 규모의 13회 전환사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