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의 기사는 작성 후 최소 1주일 경과된 시점에 무료 공개되고 있음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올해로부터 9년 전 룽투코리아(현 스타코링크)가 현진소재 자회사였던 용현비엠(현 더이앤엠)을 인수할 때 자금을 공급해 주었던 미동전자통신은 감사의견 거절로 지난해 상장폐지된 더미동입니다. 2023년 재무제표에 이어 2024년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감사의견이 거절되었습니다.
더미동은 중국 소재 종속기업과 관계기업에 대한 지분과 대여금이 전체 자산의 8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투자지분과 대여금의 공정가치의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외부감사인에게 제공되지 않았죠. 자산의 진실성을 확신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중국 자회사에 대한 대여금 중 95억원을 지난해 회수하기는 했는데, 현금이 아니라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불확실한 자회사 주식으로 받았습니다.

더미동의 핵심사업은 차량용 블랙박스 사업이었고 2019년에는 신사업으로 문화관광사업(루지카트)에 진출했죠. 2020년까지는 200억원대의 매출을 꾸준히 올렸지만 2021년부터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며 사세가 기울었고, 중국 자회사가 영위하던 문화관광사업은 2022년 16억원의 수출 실적을 끝으로 매출이 끊겼습니다.
더미동의 최대주주는 2023년 8월에 지금의 맥스 스텝 크리에이션(Max Step Creation)으로 변경되었습니다만, 대표자가 변경 전 최대주주인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의 대표자와 같은 Chen Tiantian이었고 최대주주가 변경된 후에도 이전 경영진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실질적인 경영권 변경은 없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최대주주 변경 과정에는 수상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2023년 6월 에이치엘이라는 회사가 상해유평인베스트가 보유 120만주와 비타앤디벨롭먼트 보유 100만주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고, 8월초 실제로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의 120만주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었죠. 그런데 에이치엘 측은 임시주총에서 정족수 미달로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했고 그 사이 맥스 스텝이 전환사채 전환청구로 지분을 확보해 에이치엘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등극했습니다. 에이치엘이 비타앤디벨롭먼트의 구주를 인수해도 재역전이 불가능했죠. 에이치엘은 결국 비타앤디벨롭먼트와 양수도계약을 취소합니다.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가 에이치엘과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기 한달 전 Chen TianTian 개인회사인 맥스 스텝 크리에이션은 1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에이치엘의 주식양수도계약 체결 1~2일 전에는 전환청구기간이 다가온 2회차 전환사채를 매입해 주식으로 전환했습니다. 맥스 스텝에 전환사채를 매각한 곳은 넥스트아이라는 코스닥 상장사로 중국계 자본인 유미도국제미용연쇄집단유한공사(Aesthetic International Beauty Chain Group)가 최대주주였는데, 최대주주가 된 시점이 2016년 2월로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가 더미동의 최대주주가 된 시점, 룽투코리아가 용현비엠(더이앤엠)을 인수한 시점과 비슷합니다. 유미도국제미용연쇄집단의 대표는 Chen Guang이었습니다. 넥스트아이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홍콩계 투자전문회사인 앰플 오션(Ample Ocean Limited)로 바뀌었습니다.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는 약 10년 전인 2015년 10월 250억원의 경영권 지분 인수(재무적 투자자 2인 포함)와 116억원의유상증자 납입으로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당시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는 176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신설법인이었고 대표는 Chen Jie, 최대주주는 Chen Jie의 개인회사(100%)였습니다.
에이치엘과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기 전 분기 결산일인 2023년 3월말까지도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는 Chen Jie였습니다. 그런데 에이치엘과 계약을 체결할 때 최대주주는 Ziyang Zhongan(지분율 42.5%)이라는 곳으로 바뀌어 있었고, 대표도 Chen Tiantian으로 교체되어 있었습니다. Chen Jie가 상해유평인베스트의 지분을 매각했고,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에이치엘과 더미동의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던 셈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하나의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는 주식양수도계약 3일 전 채무자인 젠틀 마스터(Gentle Master Limited)를 위해 보유주식 전부를 담보로 제공했는데, 그 제공처가 다름 아닌 에이치엘이었습니다. 에이치엘이 젠틀 마스터에게 약 39억원을 대여했고, 그 대가로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의 주식을 담보로 잡았던 건데요. 결국 주식양수도계약은 양도담보권 해제의 성격이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Chen Tiantian이 대표이사인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는 보유주식 전부를 에이치엘에 담보로 제공해, 젠틀 마스터가 에이치엘로부터 39억원을 빌릴 수 있도록 했고, 그 후 보유주식 전부를 약 41억원에 에이치엘로 매각했습니다. 에이치엘이 지급한 현금은 1억원 남짓이었겠죠. 그 다음으로 Chen Tiantian의 개인회사 맥스 스텝 크리에이션이 넥스트 아이로부터 매입해 미리 확보하고 있던 전환사채를 주식전환해 최대주주 지위를 가져갔습니다.
젠틀 마스터는 2023년말까지는 더미동에 대한 지분율이 0.71%에 불과했으나 2024년말 현재 더미동의 지분 13.22%를 보유해 맥스 스텝 크리에이션(26.27%), 조이 빌리언 파이낸스(22.30%)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지분관계 등 법적으로는 특수관계가 존재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상해유평인베스트, 맥스 스텝 크리에이션과 특수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이 제작하는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DRCR(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