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의 기사는 작성 후 최소 1주일 경과된 시점에 무료 공개되고 있음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이마트의 매출액은 4년째 29조원 근방에 머물러 있습니다. 대형마트 등 주력사업인 유통업의 매출은 2022년 22조 4,829억원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감소했고 올해 들어서도 1분기까지는 전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유통업 외 다른 사업부문 중 가장 큰 매출이 발생하는 곳은 신세계푸드, 신세계엘앤비, SCK컴퍼니 등이 속한 식료품업으로 매년 매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총 4조 8.76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국내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가 3조, 2,37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 외에 조선호탤앤리조트 등의 호텔레저업, 신세계건설을 비롯한 건설업, 신세계아이앤씨가 영위하는 IT서비스업, 그리고 해외사업 등이 이마트 그룹의 주요 사업부문인데, 호텔레저업이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간 매출액이 8,000억원 미만으로 비중이 낮고, IT서비스업 비중은 그 보다 더 낮습니다. PF부실 우려가 컸던 신세계건설은 이마트 그룹의 우산 아래 운기조식 중이고 2조 4,000억원대로 커진 해외 매출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전체 연결매출액에 변곡점을 만들어 줄 정도는 아닙니다.


올해 매출 실적은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총매출 기준입니다만, 이마트(별도)가 상반기에 9조 1,578억원어치를 팔아 2025년 동기 보다 2.7% 증가했습니다. 할인점은 0.2% 증가에 그쳤지만 트레이더스가 10.0% 늘었습니다. 트레이더스의 지난해 신규 출점 점포의 매출이 더해지고, 이마트의 리뉴얼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나 봅니다. 어쩌면 홈플러스의 점포 철수와 고객 이탈에 따른 반사효과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당분간 이마트 그룹의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 대형마트의 성장 전망은 어둡고 이마트 그룹 역시 신규 출점에 매우 보수적입니다. 점포를 늘리면 늘리는 대로 매출이 늘던 시대가 지났고 오히려 군살을 빼서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국면이죠. 그래서 이마트 그룹도 할인점이 아닌 트레이더스와 에브리데이 중심의 출점 전략을 펼쳐왔는데요. 최근에는 전체 점포 수가 늘지 않습니다. 이마트는 133개에 고정돼 있고, 에브리데이는 2022년 253개에서 올해 240개로 줄었습니다. 트레이더스만 2023년보다 2개 늘어난 24개가 되었습니다.



매출 정체에도 불구하고 이마트 그룹은 지난해 눈부신 실적 턴어라운드를 선보였습니다. 2024년 470억원이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230억원으로 큰 폭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2,460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내부적인 구조 혁신과 마진 방어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죠.


이마트는 부진 점포를 정리하고 핵심 점포에 자원을 집중하는 리뉴얼 전략을 실행 중입니다. 기존 점포를 여가가 결합된 스타필드 마켓 등으로 전환하고, 판매 공간을 줄이는 대신 임대 매장을 유치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죠. 에브리데이와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통합 매입 체제로 구매력을 높여 상품 매입 원가를 낮췄습니다. 그로 인해 마진율을 끌어올려 영업이익을 개선할 수 있었죠.


그룹내 각 사업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흥미롭습니다. 원가율 개선에 성공한 이마트 대형마트 부문의 지난해 총매출은 11조원대인데 영업이익은 872억원이었습니다. 3조원대 매출을 올린 트레이더스는 1,2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죠. 이마트 그룹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대형마트가 적자에서 탈출했지만 여전히 보잘 것 없는 수준이라는 말입니다.



영업이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계열사가 SCK컴퍼니입니다. 무려 2136개에 달하는 스타벅스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지난해 3조원대 매출에 1,7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요. 2024년 1,907억보다는 줄었습니다. 지난해에는 SCK컴퍼니보다 더 크게 기여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로 연간 순매출 4,708억원에 1,740억원의 영업이익을 이마트 연결 실적에 보태 줬습니다. 전년보다 무려 967억원이나 영업이익을 늘려 주었죠. 부동산업의 특성상 일시적인 효과라고 봐야 합니다. SSG.com은 여전히 부진합니다. 지난해 순매출이 1조 3,471억원으로 14.5%나 감소했습니다. 영업손실은 1,178억원으로 451억원이 늘었습니다.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해엔 원가율을 낮춰 영업이익이 큰 폭 늘었지만, 그 효과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마트 그룹의 몸통 중의 몸통인 대형마트가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마트 그룹의 수익창출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마트 그룹, 그리고 모회사인 이마트의 차입금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 보입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230억원인데, 지난해 이자로 나간 현금이 무려 5,120억원이나 됩니다. 차입금이 무려 11조 9,280억원에 달하는데다 신종자본증권 이자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이마트가 연결 기준으로 창출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지난해 1조3,190억원이었습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난 후에 회복된 현금흐름이 1조1,100억원에서 1조 4600억원 수준입니다. 이 정도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차입금 전부를 갚으려면 앞으로 10년이 걸립니다.


그런데 리뉴얼 등을 포함한 경상적인 자본적 지출과 배당금 지급으로도 돈이 꽤 나갑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9700억원 정도 됩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이걸 빼고 나면 4,000억원이 안됩니다. 차입금을 전부 갚으려면 거의 30년이 걸립니다.


물론 빚을 다 갚아야 할 필요는 없죠. 빚이 쓸 수 있으면 쓰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다는 게 문제죠.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전체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35.6%로 상당히 높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유동성(현금 및 금융상품)이 2조원 남짓입니다. 차입금이 5배 이상 많습니다.


올해 1분기동안 연결 차입금은 12조 6,567억원까지 늘었고, 현금유동성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1조 4,729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차입금의존도(36.3%)와 부채비율(146.8%)이 더 높아졌습니다. 이마트 자체의 별도 기준으로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는 3월말 현재 8조 1,855억원에 이릅니다. 리스부채와 상품권 부채까지 더한 수치입니다. 현금과 금융상품을 합한 현금유동성은 대략 2조, 2,000억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차입금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회사는 기존 점포의 리뉴얼, 신규 출점, 다양한 업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연간 1조원 내외의 투자가 계획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 “당분간 투자 규모가 자체 자금창출력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차입금이 추가로 증가할 수 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 뿐이 아니죠. 회사는 2021년 이후 지마켓 인수, 스타벅스(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 신세계건설 및 신세계푸드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매입 등을 연달아 진행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SSG.com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데 8,274억원의 현금을 지불했습니다. 여기에 스타필드 청라, 동서울터미널 상업시설 개발, 화성 테마파크 개발 등 다수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 중이어서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출자, 지분 취득으로 인해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회사 스스로 진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