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의 기사는 작성 후 최소 1주일 경과된 시점에 무료 공개되고 있음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기업가치 추정에 필요한 자료들이 대부분 나왔습니다. 이 자료들을 기초로 현재가치할인법을 적용해 올해 6월말 현재 웅진코웨이의 기업가치를 구해 보겠습니다. 이 글에서 사용한 방법이 실제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다소 차이가 있음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재읽사가 추정한 값이 다른 평가에서도 똑같이 나올 수 없습니다. 다른 평가와 마찬가지로 웅진코웨이의 정확한 기업가치는 아닙니다. 다만, 웅진코웨이의 적정한 가치가 어디쯤 있을지 짐작하는 계기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업가치에 접근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에 대해서도요.



할인의 대상인 잉여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데 필요한 변수들은 위와 같습니다. 이 중에서 회계법인 등에 의해 실제로 이루어지는 기업가치 평가와 가장 다른 점은 자본구조일 것입니다. 다른 변수들은 차이가 없습니다. 회계법인 등은 해당 회사의 목표 자본구조를 쓰거나 유사 기업들의 평균적인 자본구조를 가정해 자본비용을 산출합니다. 그에 비해 이 글은 현재 웅진코웨이의 자본구조를 그대로 갖다 썼습니다. 어떤 것이 더 현실적일까요.


매출액은 과거의 추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했습니다. 회사의 전망과 목표를 토대로 향후 경제와 시장상황을 가정해 추정하는 일반적인 방법과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더 합리적인지는 각자 판단에 맡깁니다. 과거의 추세를 사용한 것은 회사의 전망이나 목표에는 낙관적인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자본적 지출도 매출액 대비 과거와 비슷한 규모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했습니다. 이것들이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가정하면 그건 그 회사에 대한 가치평가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기업을 평가하는 것과 다름 아니라고 봅니다. 자본적 지출을 사모펀드 인수 이전과 인수 이후를 모두 포함해 추정한 것은 사모펀드 인수 시절에 인위적으로 더 많은 현금흐름을 남기기 위해 자본적 지출을 줄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난리 났습니다. 사실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추정된 수준의 잉여현금흐름으로는 아무리 마사지(?)를 하더라도 웅진코웨이가 현재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에 근접한 수치가 나올 수 없겠더라고요.


주식시장에서 웅진코웨이의 시가총액이 6.6조~6.7조원 정도 됩니다. 할인율과 영구성장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정도 시가총액이 나오려면 추정된 잉여현금흐름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내년에 당장 잉여현금흐름이 3000억원에 도달하고 이후로 매년 10%씩 증가를 해도 시가총액 6조가 나오지 않습니다.


추정의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할인율 6.88%, 영구성장률 1.5%를 적용해 추정된 잉여현금흐름을 현가화 했더니 총 영업가치가 3조2500억원이 나옵니다. 2012년에 안진회계법인이 추정한 영업가치가 3조7000억원 정도였습니다. 그보다도 오히려 더 적게 나온 겁니다.



동일한 현금흐름이라면 할인율이 낮을수록 기업가치가 높게 나옵니다. 2012년 안진회계법인이 적용한 할인율이 9.9%이고, 이 글에서 적용한 할인율이 6.88%이니, 현금흐름이 당시와 같더라도 기업가치는 크게 나와야 합니다. 영구현금흐름 역시 당시 2.9%의 영구성장률을 적용했지만 적용되는 할인율은 7%(9.9%-2.9%)이고, 이 글에서는 5.38%(6.88%-1.5%)이기 때문에 더 높은 가치가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도 영업가치가 오히려 더 낮게 나온 것은 당연히 추정된 현금흐름이 2012년 추정치보다도 낮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보듯 당시 안진회계법인은 2016년 이후 잉여현금흐름이 2000억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했고 이후에도 2.9%씩 영구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2012년 추정된 현금흐름과 실제 현금흐름, 그리고 재읽사가 추정한 현금흐름을 비교하면 아래 차트가 나옵니다. 실제 현금흐름은 사모펀드가 경영하던 초기에 매우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이 후로는 기세가 꺾였습니다. 지난 해에는 1500억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재읽사가 추정한 현금흐름은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자본적 지출이 매출액과 비교해 과거와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해 산출한 것입니다. 이 가정은 안진회계법인도 사용했던 것이고 웅진코웨이의 실질과도 맞습니다. 엉뚱한 가정이 아니란 거죠.



결국 재읽사가 웅진코웨이의 매출 성장성을 안진회계법인에 비해 너무 짜게 봤다는 결론이네요. 그런데 안진회계법인의 추정을 지금 현 시점에 적용해도 현재 시장에서 평가받는 가치와는 꽤 동떨어진 숫자가 나옵니다.


웅진코웨이가 2012년 안진회계법인이 추정한 대로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고 가정하고 영업가치를 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할인율은 재읽사가 추정한 6.88%를 사용했고 현금흐름과 영구성장률(2.9%)은 안진회계법인의 추정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그랬더니 영업가치는 6.1조원 남짓, 주식가치는 5.6조원 남짓 나옵니다. 현재 시가총액보다 1조원 이상 낮습니다.



그럼 지금의 시가총액 6.6조~6.7조원이 나오려면 현금흐름이 얼마나 나와야 할까요. 할인율 6.88%와 영구성장률 1.5%가 유효하다고 가정했을 때로요. 올해 상반기 웅진코웨이 잉여현금흐름이 522억원가량입니다. 매우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하반기 미친 듯이 현금흐름이 늘어 올해 전체 현금흐름을 2000억원에 맞추고 내년 이후 5년간 매년 10%씩 엄청 빠른 속도로 현금흐름을 늘려간 뒤, 2025년 이후에 1.5%씩 영구성장을 한다고 가정하면 대략 지금의 시가총액과 비슷한 주식가치 6.6조원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지금 주식시장에서 평가되는 웅진코웨이의 주식가치는 현재 웅진코웨이가 보여주고 있는 현금흐름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차이가 나오는 것은 첫째, 재읽사가 웅진코웨이의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너무 얕잡아 보았기 때문일 수 있고요. 둘째, 시장에서 웅진코웨이의 현금흐름에 대해 실제 나타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시장이 오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좀 건방진 태도겠죠? 재읽사가 웅진코웨이의 향후 성장성을 너무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지금 보여주고 있는 현금흐름도 웅진코웨이가 원래 창출할 수 있는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