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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와이디와 함께 삼부토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두 회사,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는 디와이디의 종속회사나 관계회사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무 관계가 없는 곳도 아니죠. 최대주주가 동일인이어서 기타 특수관계자로 분류되니까요. 대양디엔아이는 씨엔아이의 100% 자회사이고, 씨엔아이의 주주는 대양건설(66.7%)과 대양산업개발(33.3%) 두 곳입니다. 디와이디, 대양건설, 대양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같습니다. 이일준 회장이죠.
이일준 회장은 대양건설 지분 40%와 대양산업개발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고, 지난해 9월 주식양수도 계약에 따라 디와이디의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1999년부터 24년째 대양산업개발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지도교수, 한국자유총연맹 서울시지부 수석부회장, 세계대한프로태권도연맹 부총재, 격투기 단체인 AFC(엔젤스파이팅챔피언십) 회장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쪽에 속하나 보군요.
이일준 회장은 1993년 고향 나주에서 대양건설을 설립한 뒤 호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개발 사업을 하면서 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2018년부터 상장사를 쇼핑하듯 사들였는데, 씨엔아이와 대양디엔아이를 앞세워 웰바이오텍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2019년 5월 최대주주로 올라섭니다. 그와 동시에 코스닥 상장사 녹원씨엔아이 지분을 사 모으더니 해가 바뀌기 전에 최대주주에 오르고 경영권을 장악합니다. 이일준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9월 채권단이 담보로 잡고 있던 코스닥 상장사 자안코스메틱의 경영권 지분 21.39%(170만여주)를 100억원에 전량 취득해 최대주주가 됩니다. 이 회사가 바로 지금의 디와이디입니다.
얼마나 돈이 많으면 상장사를 줄줄이 인수할까요. 글쎄요. 본인 재산이 어느 정도 축적돼 있는 지는 몰라도 이일준 회장의 회사들 상황으로 보면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역시 핵심은 모태가 되는 대양산업개발과 대양건설일 텐데, 대양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현재 자산총액 146억원인데 부채가 79억원 자본이 67억원 정도입니다. 자본금 7억원을 67억원으로 불렸으니 설립 이후 어느 정도의 성장을 일군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건설업과는 관련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대양산업개발은 1999년에 설립된 주택건설 회사인데, 지난 몇 년 동안 매출이 전혀 없습니다. 영업활동이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명색이 건설사인데, 자산 중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이 전혀 없고, 공사를 수주하거나 자체 공사를 진행한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직원은 올해 6월 현재 3명(출처 국민연금)으로 추정됩니다.
2016년 이전 언젠가 9억원짜리 분양공사를 한 적은 있나 봅니다. 이 건물이 몇 년동안 재고자산으로 잡혀 있다가 2020년 매출원가로 잡혔습니다. 하지만 이 해 매출도 0원입니다. 건물을 누군가에게 공짜로 주었을 리는 없을 테고, 100% 평가손실로 처리했나 봅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매출원가로 잡히거든요.
이일준 회장의 또 다른 기업 대양건설은 감사보고서가 2019년 이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외부감사 대상 법인에서 제외되었다는 건데, 아마 2020년부터 적용된 새로운 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 영향 같습니다. ①자산규모 120억원 이상, ②부채 70억원 이상, ③매출액 100억원 이상, ④종업원 100명 이상 중 둘 이상을 충족해야 외부감사를 받을 의무가 생기는데, 대양건설은 2019년 기준으로 자산규모 120억원 이상 기준만 해당되거든요.
대양건설도 대양산업개발과 닮은 꼴입니다. 자본금 3억원으로 설립된 대양건설은 2019년말 현재자산 234억원에 순자산이 193억원으로 언뜻 재무구조가 건실한 회사로 보입니다. 설립 이후 벌어서 회사에 유보해 놓은 이익(이익잉여금)이 198억원이나 됩니다. 꾸준히 이익을 냈었나 봅니다.
하지만 2019년에는 매출액이 전무하고, 2018년에는 매출액이 있지만 종속회사에 대한 수입임대료(3,030만원)이 전부입니다. 2016년 이후 영업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대양산업개발과 달리 장부가액 11억원 상당의 유형자산(사택)과 1억7300만원 상당의 용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영업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기업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두 회사에 대해 영업활동이 원활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며 계속기업으로의 존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보유 자산은 대부분 금융자산입니다. 대양산업개발 자산 146억원 중 관계회사 주식이 67억원, 대여금이 66억원입니다. 대양건설 역시 234억원(개별 재무제표 기준)의 자산 중 143억원이 관계회사나 종속회사 주식입니다. 대여금도 19억원 가량 있고요.
대양건설의 주주는 이일준 회장(50%)와 부인 최경희씨(50%)로 되어 있고, 대양산업개발은 이일준 회장이 지분 40%인데, 아마 두 회사 모두 가족회사처럼 운영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사가 고양시 주엽동 한솔코아 236호로 같고, 이 곳으로 이전하기 전에도 오피스텔 사무실을 함께 썼습니다.
그렇습니다. 대양산업개발과 대양건설은 외부감사를 받기 전인 2015년 이전에 건설업이나 부동산업으로 성과를 냈고 이일준 회장이 부를 일구는 토대가 되었지만 2016년 이후에는 마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본업에서는 사실상 발을 뺀 것 같고, 그 이후 지속적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죠.
두 회사의 재무제표에는 특징적인 게 있는데, 대여금과 미수금 및 미수수익의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고, 그 대부분이 대손상각되었습니다. 대양산업개발은 2021년말 현재 대여금이 217억원에 달하는데, 150억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이 설정되었고, 미수수익 103억원 중 101억원, 매수금 103억원 중 95억원의 대손충당금이 적립되었습니다. 대양건설 역시 2019년말 현재 21억원의 미수수익에 대해 1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습니다.
대손충당금을 쌓은 대여금 등은 상당 부분 관계기업에 대한 것입니다. 대양산업개발의 경우 관계기업에게서 받아야 할 미수수익과 대여금이 각각 65억원과 152억원에 달하고, 이에 대해 쌓은 대손충당금이 148억원에 이릅니다. 대양건설은 거꾸로 관계기업으로부터의 차입금이 상당하더군요. 적지 않은 수준의 대여금을 관계기업과 주고 받은 기록은 있지만, 2019년말 잔액으로는 차입금(26억원)이 대여금(4.7억원)보다 많습니다.
대양건설과 대양산업개발이 지분을 갖고 있는 관계기업은 같습니다. 그랜드웨이 인베스트먼트(Grandway Investment, Inc.)라는 해외법인(미국)과 삼부토건 지분을 이일준 회장과 함께 취득하는 ㈜씨엔아이입니다. 2021년말 기준으로 그랜드웨이의 자산총액은 126억원, 씨엔아이의 자산총액은 175억원 가량 됩니다. 두 회사 모두 대양건설과 대양산업개발이 합해서 100% 지분을 보유했습니다.
100% 지분을 보유한 관계회사에 대여금이 나간 것이니, 사실상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죠. 관계회사가 대여금을 날리지 않는다면 설사 돌려 받지 않는다고 해도 사실상 떼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관계회사가 대여금을 대부분 날리면, 상환이 어려울 테니 대손충당금을 쌓는 게 맞겠죠. 대손충당금을 쌓았다고 해서 확실하게 떼였다고 볼 수도 없으니, 대여금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언제부터인지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2016년 이후 이일준 회장은 주택건설업에서 한 발을 빼고 상장사 전문(?) 투자자로 변신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양산업개발과 대양건설이 그랜드웨이와 씨엔아이에 자본을 출자하고 대여금 등으로 유동성을 제공해, 상장사 지분 취득에 활용했겠죠. 그 결과가 2019년 웰바이오텍과 녹원씨엔아이, 2020년의 디와이디(자안코스메틱), 그리고 올해 삼부토건입니다.
사실 이일준 회장에게는 회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본인이 최대주주가 아니지만 3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더누림입니다. 대양산업개발과 함께 일산 식사지구내 위시티 블루밍 아파트를 건설 및 분양한 회사입니다. 이일준 회장의 대양산업개발, 대양건설과 마찬가지로 1999년 설립되었는데, 최대주주는 배병복(70%) 회장입니다. 배병복 회장은 청원건설이라는 시행사를 갖고 있고, 청원건설을 통해 부동산개발 및 레저업체인 원마운트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누림 역시 대양산업개발이나 대양건설과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2014년까지 연 매출 100억원을 올리던 기업인데, 이후 매출이 급감하더니 2017년 이후 아예 매출이 사라집니다. 2019년말 현재 총자산이 101억원이지만 순자산(자기자본)은 (-)234억원의 완전 자본잠식입니다.
대양산업개발, 대양건설, 더누림이 건설업에서 사실상 멀어지고, 최근 몇 년간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배경에는 위시티 블루밍 아파트의 실패가 있는 모양입니다. 대양산업개발, 더누림, 청원건설은 모두 위시티 공동사업자(시행사)였습니다. 명품 아파트 단지를 지향한 위시티는 2010년 준공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시공사인 벽산건설은 2014년 파산하게 됩니다. 이로 인한 미분양으로 시행사들도 연쇄 부도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더누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분양계약이 해지되어 취소된 분양수익(매출액)이 401억원에 이르고 그로 인한 해지손실이 105억원에 달합니다. 대양산업개발 역시 2012년에 105억원, 2013년에 363억원의 계약해지손실을 입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일준 회장은 아끼던 골프장인 고양컨트리클럽 등 회사 자산과 개인 재산까지 처분해 채무를 변제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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