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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기술투자의 주요 투자대상은 상장사 또는 비상장사의 주식, 전환사채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의 메자닌 증권, 대여금 그리고 투자조합에 대한 출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투자조합은 종속회사에 포함된 곳과 관계회사인 곳이 있는데, 종속회사라면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투자내역이 알 수 있지만, 관계회사인 조합이 투자한 곳을 재무제표로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9월말 현재 대여금이 129억원 가량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거래 상대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주주인 에이티세미콘에 45억원을 대여해주고 있고, 이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대한 채권이 62억원 가량 있습니다.
나머지 투자는 대부분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그리고 비상장사 주식과 조합 출자금인데, 사채가 가장 많습니다. 상장주식이 있기는 하지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매도가능자산으로 분류된 사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4~9월) 감소한 것은 삼부토건 전환사채 매각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잇고, 조합 출자금이 지난해 급증 후 다시 급감한 것은 MG화재보험 인수를 위해 제이씨어슈어런스 제2호 PEF에 출자했던 지분을 회수했기 때문입니다.
최대주주가 바뀌고 과거의 자본시장의 전당포라는 꼬리표를 떼려면 투자처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투자처는 전과는 조금 결이 달라야 겠죠. 에이테세미콘이 최대주주가 된 건 지난해 5월이지만 편의상 2022년 3월을 기준으로 기존 자산과 신규 자산을 구분하겠습니다. 신기술유동자산으로 분류된 투자사채로는 9월말 현재 에이스바이오메드, 이노시, 제노팜코리아홀딩스, 골드트리에셋, 웅바이오테크, 릭스솔루션이 발행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경영권 인수 이전부터 있던 이엔플러스와 에이비프로바이오 전환사채를 정리했고, 에이스바이오메드 신주인수권부사채만 남았습니다. 이노시스 신주인수권부사채와 다른 전환사채들은 모두 경영권 인수 후 새로 담았습니다.
이엔플러스는 과거 나노메딕스가 상호를 변경한 곳인데, KH필룩스 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죠. 안영용씨가 대표이사인데 필룩스 이사를 지낸 분입니다. 나노메딕스 시절 바른전자를 120억원에 인수했는데 당시 바른전자 대표는 안영민씨였고, 이 분은 필룩스 이사로 있다가 리더스기술투자 이사를 거쳤습니다. 이엔플러스는 2019년 그래핀 테마주로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었고, 올해 들어선 쌍방울과 쌍용차 인수를 도모하는가 하면 2차전지 테마주로도 분류되죠.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주로 타 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회사로 유명합니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원래 공작기계업체였다가 바이오신약개발 사업으로 갈아탄 기업인데, 아직 대부분 매출이 공작기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비덴트의 손자회사쯤 되던 곳을 현 최대주주인 베리타스투자조합이 인수했죠. 베리타스투자조합의 최대출자자는 원진파트너스이고, 원진파트너스는 에이비프로바이오 총괄사장을 맡고 있는 안원환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안원환씨는 2019년 10월까지 필룩스 대표이사를 지냈습니다.
비상장사인 에이스바이오메드는 의료기기 및 체외진단기 개발회사인데요. 상지카일룸이 38.6%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상지카일룸 역시 필룩스와 깊은 과거가 있습니다. 필룩스가 인수한 상지건설을 포워드컴퍼니스(르네코)가 다시 인수해 합병한 회사가 상지카일룸이니까요. 당시 필룩스 대표이사를 지낸 한종희가 상지카일룸의 대표로 이동했죠. 에이스바이오메드는 리더스기술투자로부터 단일기업으로 최대인 80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리더스기술투자의 장부에는 5억원만 남아 있죠.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내년 4월이 만기인데요. 성공적인 회수 여부가 리더스기술투자에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에이티세미콘이 경영권을 확보한 후 이루어진 투자 중 제노팜코리아홀딩스, 골든트리에셋, 웅바이오테크는 금액이 크지는 않은데요. 일단 과거 최대주주와 관련성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제노팜코리아홀딩스는 지난해 6월에 상장폐지 위기에 있던 매직마이크로 유상증자에 35억원 규모로 참여를 하려다 철회를 한 적이 있더라고요. 당시 공시로는 자본금 1000만원짜리 회사였습니다.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 같지는 않습니다. 웅바이오테크는 코스닥상장사 엘아이에스(LIS)가 25% 지분을 가진 관계회사인데 자산총액이 12억원 가량이고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회사입니다.
릭스솔루션은 현재 광무로 상호변경한 코스닥상장사인데, 리더스기술투자와 복잡한 사연이 있습니다. 릭스솔루션 최대주주인 엔비알컴퍼니가 리더스기술투자에서 받은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하려고 했으나 리더스기술투자가 상환을 거부한 후 담보로 받은 릭스솔루션 주식을 탈취했다는 의혹입니다. 엔비알컴퍼니의 서의환 대표는 지난해 이 건으로 김형준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고소한 바 있습니다.
이후 릭스솔루션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스트라타조합으로 바뀌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으로 과거 리더스기술투자 자회사인 리더스페이스 대표를 지낸 이학영씨가 있습니다. 리더스홀딩스와 함께 김형준 대표와 에이티세미콘에게 경영권 지분을 매각한 당사자 중 한명입니다. 이학영씨는 릭스솔루션(현재의 광무)에서 이사를 지낸 뒤 지난달 사임했습니다. 이엔플러스에서도 경영진에 참여했고 현재 에이티세미콘의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합니다.
매도가능자산으로 분류된 투자사채는 9월말 현재 삼양에이알과 IHQ 전환사채만이 남아 있습니다. 규모가 컸던 삼부토건과 센트럴바이오 전환사채는 에이티세미콘이 경영권을 인수한 후 전량 처분되었는데요. 센트럴바이오는 다름 아닌 현 중앙디앤엠으로 상지카일룸의 최대주주이기도 합니다. 엔터테인먼트회사인 IHQ는 지난 2020년 12월 KH필룩스 그룹이 딜라이브와 주시양수도 계약을 체결해 인수한 회사입니다.
삼양에이알은 리더스기술투자 자회사 리더스페이스 대표를 지냈고 현재 에이티세미콘의 대주주인 이학영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입니다. 이학영씨는 올해 6월 전환사채 전환과 장외매수로 에이티세미콘 지분 5% 이상을 취득한 후 장내매수로 지분율을 6.82%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매도가능금융자산 중 투자주식은 모두 비상장주식인데요. 대부분 중소기업이고 비외감기업이어서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투자사채를 투자한 기업들에 비해 오히려 더 벤처투자 느낌을 줍니다. 이중 KH필룩스가 지분을 보유한 제넨셀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테마로 몸값이 급등한 곳입니다. 덕분에 KH필룩스 주가도 크게 올랐었죠.
레드선, 블루피셔, 다니다는 올해 상반기 투자가 집행된 곳입니다. 레드선은 콘텐츠 커머스 기업으로 손담비, 율희, 곽정은, 이특 등 연예인 유튜브 채널의 운영과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블루피셔는 공산품도소매와 경영컨설팅을 업으로 하는 자본금 1000만원짜리 소기업으로 파악됩니다. 다니다는 글로벌 여행 모빌리티 앱으로 올해 7월 신규 투자한 곳입니다.
투자자산의 내역에서 보듯 리더스기술투자는 여전히 과거 KH필룩스그룹의 금고역할을 하던 시절과 완전히 절연하지는 못했습니다. 경제와 주식시장의 상황으로 볼 때 조기 회수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일부 벤처캐피털의 면모가 보이는 새로운 투자처가 있지만 자금조달의 어려움 때문인지 신규 투자도 활발하지 못했습니다.
모회사 에이티세미콘의 본업 매각과 대규모 자본유치가 리더스기술투자에는 어떤 변화를 불러 올까요. 과거와의 단절과 새출발을 위해서는 전열부터 정비해야 하는데 텐데 역시 '돈'이 문제입니다. 대규모 자본확충이 이루어지거나, 모회사의 재갈이 풀리거나 최소한 둘 중 하나는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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