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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동전주였던 씨씨에스 주가에 이상 현상이 포착된 건 지난해 9월초입니다. 526원이던 주가가 15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1160원까지 치솟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9월 25일 씨씨에스 최대주주가 기존 이현삼에서 ㈜컨텐츠하우스210으로 교체되는 주식양수도 계약이 체결됩니다. 주당 1472원씩 총 200억원 규모의 거래로 컨텐츠하우스210이 24.24%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컨텐츠하우스210과 정평영•권영완의 동행
다음날인 26일 씨씨에스 이사회는 WF컨트롤조합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과 컨텐츠하우스210 김완섭 대표(50%) 등이 출연한 퀀텀이구성장1호조합을 제3자로 하는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합니다. 신주 발행가격은 기준시가인 980원보다 10% 할인된 882원으로 결정되었죠.
인수자들은 지분양수대금 200억원을 포함해 씨씨에스 인수자금 500억원이 필요했습니다. 그 중 300억원은 씨씨에스에 투입이 될 예정이었고요. 하지만 4일 현재 실제로 씨씨에스에 투입된 자금은 80억5000만원뿐입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주주가 퀀텀이구성장1호조합에서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로 바뀌었고, 금액도 80억5000만원으로 줄었습니다.
컨텐츠하우스210은 임시주총일 5일 전에 잔금 150억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거래 쌍방은 그 날을 11월 2일로 잡습니다. 늦어도 11월 7일에는 주총을 열어야 가능한 일정이었죠. 하지만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정해진 임시주총 날짜는 11월 16일이었고, 새로운 이사와 감사 후보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소집 통보가 이루어졌습니다.
11월 1일 새로운 이사와 감사 후보 명단이 공개됩니다. 그 명단에는 최대주주가 될 컨텐츠하우스210의 두명의 각자대표 김완섭, 이열씨의 이름이 모두 빠져 있었습니다. 대신 전환사채 200억원을 인수하기로 한 WF컨트롤조합의 최대 출자자(50%)이자, 컨텐츠하우스210의 3인 이사 중 하나인 김영우씨가 들어갔죠.
김영우씨와 함께 명단에 오른 사내이사 후보 3인은 9월에 그린비티에스에서 뭉친 권영완, 김지훈, 정평영 세분이었습니다. 김영우씨가 컨텐츠하우스210의 사내이사가 된 것도 같은 달 19일이었습니다. 컨텐츠하우스210은 이날 주소를 서울시 상암동으로 옮기고 1000만원의 자본금을 5억1000만원으로 증액합니다. 5억원의 추가 자본을 댄 사람은 김완섭씨(지분율 98.03%)입니다. 동시에 김완섭씨가 이열씨와 함께 각자대표로, 김영우씨가 사내이사로 취임합니다. 그리고 등기에 잉크가 마르기 무섭게 불과 나흘 후 씨씨에스 기존 최대주주 이현삼씨와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것이죠.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로 정평영, 권영완, 김지훈씨가 진용을 짜는 동안 김완섭씨와 김영우씨는 컨텐츠하우스210이라는 또 하나의 회사를 인수해 씨씨에스를 접수할 주체로 삼았던 셈입니다. 그리고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후 함께 씨씨에스 이사회에 입성했죠.
이제 정평영, 권영완, 김지훈씨 외에 김완섭, 김영우씨까지 5명이 한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린비티에스와 컨텐츠하우스210의 인수, 퀀텀포트의 설립, 씨씨에스 최대주주와의 주식양수도협상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졌음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LK-99 관련 논문이 인터넷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공개된 즈임 또는 직후부터 착수되었을 겁니다.
김영우씨의 이력은 전 비티씨코리아 이사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지금의 빗썸코리아입니다. 김영우씨는 지난 2018년 비티씨코리아의 최대주주 비티씨홀딩컴퍼니의 자회사 비티원으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적이 있으나 승소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5인의 팀이 씨씨에스를 인수하는 데는 변수가 있었죠.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씨씨에스의 최대주주가 되려면 주식양수도계약일로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0일 이내에 승인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필요하면 30일 연장이 가능했습니다. 어쩌면 변경 승인을 받는데 최장 석달 이상이 걸릴 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담보유지비율 190%에 달했던 컨텐츠하우스210의 주식담보대출
컨텐츠하우스210은 11월 10일 잔금 150억원을 지급하고 최대주주에 오릅니다. 잔금 마련을 위해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160억원을 차입했습니다. 무자본 인수였던 셈입니다. 컨텐츠하우스210의 자본금이 5억1000만원뿐이었으니 그럴 수 밖에요.
컨텐츠하우스210이 인수한 구주 중 1350만주가 담보로 맡겨졌습니다. 담보로 제공되지 않은 주식은 8만2287주에 불과했습니다. 사실상 기존 최대주주에게서 인수한 주식 전부가 담보가 된 셈입니다. 그런데 담보유지비율이 180~190%로 매우 높았고, 차입기간이 2개월로 매우 짧았습니다. 고리의 대부업체 자금을 잠깐 쓰고 다른 자금을 조달해 대체하려고 했거나, 2개월 내에 회수하려고 했거나, 두 경우 전부이거나였을 겁니다.
이현삼씨에게 잔금을 지불하고 구주를 인도받은 지 4일 후인 11월 14일 컨텐츠하우스210은 인수한 주식 중 500만주(8.93%)를 73억6250만원에 트로이1호조합 외 1인에게 양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합니다. 최대주주변경 공시 하루 뒤였고, 임시주총 이틀 전이었습니다. 임시주총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주식을 양도하기로 합니다.
컨텐츠하우스210이 500만주를 양도하는 대가로 받을 73억6250만원은 주당 1472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존 최대주주 이현삼씨에게서 인수한 가격과 같습니다. 트로이1호조합 외 1인은 씨씨에스 인수의 짐을 나누어 질 재무적 투자자였던 셈이죠. 컨텐츠하우스210은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산 경영권 지분을 전부 떠안을 생각은 없었던 모양이죠.
하지만 500만주를 처분하는 거래는 성사되지 못합니다. 권영완, 김지훈씨의 입성으로 치솟던 씨씨에스 주가가 LK-99이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면서 추락하자 대부업체에 담보로 맡겼던 주식들이 반대매매로 시장에 팔려버렸기 때문입니다. 전체 담보주식 1350만주 중 오리엔트-웨스턴 인베스트먼트대부와 담보계약한 3000주룰 제외하고 모두 반대매매 당했죠. 그로 인해 컨텐츠하우스210의 보유주식은 484만여주만 남게 되었고, 트로이1호조합 등에 500만주를 매각하려던 계약은 해제되었습니다.
반대매매는 평균 주당 1927원에 이루어졌습니다. 180%의 담보유지비율이면 주가 2291원이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는 가격이 됩니다. 이날 씨씨에스 주가는 장 초반부터 급속히 하락했고 2300원이 무너지면서 대량 매물이 쏟아졌습니다. 오리엔트-웨스턴 인베스트먼트대부에게 담보제공된 주식도 반대매매의 대상이 되었지만 웬일인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담보권 실행가격은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인수자금을 차입할 때보다는 낮지만 컨텐츠하우스210이 구주를 인수한 가격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동전주에 불과했던 주식이 자신들이 인수한 후 크게 오르자, 급락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 걸까요? 아니면 그 전에 상환을 자신했던 걸까요? 그도 이미 이사회를 이미 차지했고 반대매매를 당하더라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고, 반대매매 가격이 구주 인수가격보다 높으니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던 걸까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도박과도 같은 모험처럼 느껴집니다.
컨텐츠하우스210의 남은 주식도 올해 1월 30일 담보권 실행으로 반대매매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컨텐츠하우스210의 씨씨에스 최대주주 변경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인수한 주식 1385만여주 전부를 올해 4월30일까지 원상복구하도록 명령하면서 주가가 다시 급락했기 때문이죠. 컨텐츠하우스210은 약 485만주의 남은 주식 중 440만주를 반대매매로 잃게 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게 됩니다.
#반대매매로 잃은 게 없다
최대주주 지위를 잃었지만, 새로운 이사회는 건재했죠. 이사회에는 컨텐츠하우스210 인수 전 멤버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전부 컨텐츠하우스210이 추천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었죠. 정평영, 김영우, 권영완, 김지훈 등 사내이사는 물론이고 사외이사들도 전부 물갈이 되었습니다. 경영권을 행사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씨씨에스 새 이사회는 회사 인수 당시 짜두었던 유상증자계획과 전환사채 발행계획을 수 차례 연기한 후 100억원의 증자를 80억5000만원으로 축소해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신주를 인수함으로써 다시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합니다. 이제 남은 건 20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인데요. 당초 1월에서 4월 25일로 연기되었는데, 인수자는 여전히 WF컨트롤조합입니다.
WF컨트롤조합은 신설 조합이라 김영우외 1인이 출연자라는 것 말고는 재무상황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데요. 200억원의 거액을 마련하려면 상당부분 또는 거의 전액을 차입에 의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향후 씨씨에스 주가가 오르고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차입금을 상환하고 남는 차익은 조합 출연자들의 몫이 됩니다.
씨씨에스는 200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면 타법인 지분을 인수하는 데 쓸 계획인데요. 대상은 아직정해지지 않았답니다. 초전도체 연구 및 개발과 관련된 회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존 회사의 인수가 아니라 자회사를 신설할 수도 있겠군요.
정평영, 권영완, 김지훈, 김영우, 김완섭 등 5인의 팀은 컨텐츠하우스210이 보유했던 씨씨에스 주식 거의 전부를 잃었지만 손해본 건 없습니다. 어차피 남의 돈으로 샀던 지분이고, 그 지분을 팔아 빚을 갚았습니다. 지분이 팔린 후에도 이사회는 5인 팀의 수중에 있습니다.
컨텐츠하우스210이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 지분매입에 쓴 돈은 200억원. 1차 반대매매의 매도대금은 168억원이고, 이걸로 상환한 차입원금은 130억원입니다. 2차 반대매매로는 56억원의 현금이 발생했고, 대부업체 차입금 43억원을 상환했습니다. 차입기간이 짧았으니 컨텐츠하우스210은 반대매매로 차입금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하고도 남았을 겁니다.
정평영, 권영완 김영우씨 등은 결국 80억5000만원으로 씨씨에스를 인수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최대주주에게서 구주를 인수할 때 지불한 200억원보다 훨씬 싸게 말이죠. 굉장한 실패를 딛고 결국 씨씨에스 인수에 성공한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무혈입성이었던 셈입니다. 이제 씨씨에스 인수절차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대주주 변경승인이라는 마지막 관문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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