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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모빌리티 기업 위즈돔은 음향기기 업체이던 르네코를 지금의 상지건설(구, 상지카일룸)로 만든 조연 중 하나입니다. 위즈돔 한상우 대표가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인수세력 및 상지건설 인수세력과 손을 잡으면서 위즈돔이 상지건설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창구가 되어 주었거든요.
위즈돔에 투자했던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무자본 M&A와 주가조작 등이 들통나며 관련자들이 실형을 받고 회사는 결국 2018년 상장폐지의 길을 걷게 되는데요. 당시 주범들은 옵티머스펀드 사기사건에도 개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주가조작 세력이 씨그널엔터테인먼트를 지배하던 기간은 상지건설에 대한 무자본 M&A가 이루어지던 시기와 겹치고, 위즈돔과 위즈돔이 인수했던 기가레인은 두 세력이 만나는 접점이 됩니다.
매우 복잡한 당시의 상황을 시간의 순서로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M&A전문가로 유명한 신동걸씨는 2014년 9월 더슈퍼클래스젯이라는 회사를 내세워 노래방 기기회사 금영으로부터 르네코를 무자본 인수하고 대표이사가 됩니다. 그런데 보유 지분을 한달 여만에 잃게 되죠. 반대매매 당한 것이라고 공시되었지만, 신동걸씨측이 스스로 처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신동걸씨를 도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던 비에이치100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상지건설 지분을 인수한 투자조합 같은 회사였습니다. 비에이치100은 20억원을 빌려간 뒤 약속한 지분을 넘겨주지 않았다며 신동걸씨와 더슈퍼클래스젯의 실질 사주라는 홍모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합니다.
더클래스젯을 통해 상지건설을 인수한 진짜 주인은 홍모씨였나 봅니다. 비에이치100에서 '비에이치'와 홍모씨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지건설, 중앙첨단소재, 광무 등의 진짜 배후로 의심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비에이치는 그 홍모씨를 지칭하는 약자인데, 이름의 이니셜은 아닙니다. 이에 대한 어떤 보도가 이루어진 적이 없고, 공시에도 등장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실명을 공개하기는 곤란합니다.
더슈퍼클래스젯의 보유주식 대부분이 반대매매되었다는 게 주주명부를 통해 드러난 그날 신동걸씨는 이제이레저라는 또 다른 회사를 내세워 상지건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10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합니다. 10억원의 자금출처는 더슈퍼클래스젯에서의 차입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이레저는 인수한 주식을 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하죠. 실제로는 저축은행에서의 차입이었던 셈이고, 이제이레저는 더슈퍼클래스젯의 100% 자회사였음이 밝혀집니다.
씨그널엔테테인먼트그룹의 전신인 씨그널정보통신(이하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2013년 3월 최대주주인 삼양옵틱스(현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의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라는 유한회사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합니다. 자본금 100억원으로 신규 설립된 투자회사로 장철진이라는 분이 대표인 회사였죠.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는 구주를 72억 여원에 인수하고, 50억원의 신주를 인수해 34.35%의 지분율을 확보합니다.
이후 행보가 수상합니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이 장철진씨를 대표로 하는 씨그널아이앤씨라는 유한회사를 설립해 203억원을 납입하고, 씨그널아이앤씨는 그 돈으로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의 전 최대주주인 현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 그레이스어소시에이츠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에 200억원을 투자합니다.
그런데 얼마 후 투자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 같아서 회수를 하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았다며 씨그널아이앤씨 지분을 삼양옵틱스의 100% 자회사인 삼양밸류파트너스로 195억원에 매각합니다. 매각대금은 현금 55억원과 삼양밸류파트너스가 보유하던 엠에스뉴브라는 시행사에 대한 대여채권(140억원)으로 받습니다. 엠에스뉴브는 건설시행사로 SH공사가 분양하는 송파구 문정동의 상업용지를 낙찰받았고, 그 용지매입 계약금 등 152억 여원을 삼양밸류파트너스에서 차입했었죠.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이 자회사를 통해 전 주인의 최대주주에게 200억원을 투자하는 동안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는 인수한 지 불과 4개월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지분 전량의 공개매수를 선언합니다. 하지만 씨그널아이엔씨 지분이 삼양밸류파트너스에 매각 완료되자 곧바로 공개매각을 철회하죠.
씨그널아이앤씨 매각 거래로 혜택을 본 건 당연히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의 대주주 그레이스어소시에이츠입니다. 손자회사가 보유했던 시행사 대여채권을 씨그널에 넘기는 대신에 현금 200억원이 생겼으니까요. 당시 매년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던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에서는 현금 200억원이 빠져나가고 업무와 무관한 시행사 대여채권이 생겼죠.
정보통신사에서 엔터테인먼트회사로 변신이 시작된 건 2014년 10월경입니다. 잦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금조달에 올리던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이 유니원아이앤엠이라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사 지분 80%를 인수하고, 그 대가로 전환사채를 발행해 유니원아이앤엠 최대주주 등에게 지급하죠. 그리고는 2015년 2월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이사를 선임하는데 이때 선임되는 분이 김정아 전 CJ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성봉두 전 Gne창업투자 대표이사 그리고 하이브의 전신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방시혁씨입니다. 또 한때 잘 나갔지만 2009년 상장폐지된 연예기획사 팬텀엔터테인먼트 사장을 지낸 김정수, 예당미디어 회장 신대남씨 등 엔터테인먼트업계 인물들이 사외이사로 들어옵니다.
주총이 끝난 후 주식시장에서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가 빅히트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고, 회사는 신규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빅히트에 대한 출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실사까지 끝내고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 중이라고 인정합니다. 그 다음날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다시 한번 31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여러 개인과 함께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송승헌씨도 각각 5억원씩을 투자합니다. 회사 이름도 이때 씨그널엔터테인먼트로 바뀌게 됩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나중에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대표이사가 되는 김모씨가 2015년 1월에 자신에게 이메일을 보내, '최대주주(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가 나의 차명 이사들이 선임되는 것을 싫어한다'며 사내이사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합니다. 아마도 이때 이미 빅히트에 대한 투자협상이 진행 중에 있었으니 그 부탁을 수락했겠죠.
여기서 김모씨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밝혀진 분인데, 팬텀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던 김준범씨입니다. 김준범씨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이 상장폐지된 이후인 2018년 12월에야 비로소 공식적인 대표이사가 되고, 그 이전에는 전혀 임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고 경영고문으로 활동했습니다만. 방시혁씨가 사내이사가 될 때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김정수씨는 김준범씨가 팬텀 대표일 때 임원으로 일했던 동료였고, 예당미디어도 김준범씨가 근무했던 회사였죠.
검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준범씨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을 무자본 인수하고 운영했으며, 2015년 9월 '중국계 투자회사가 최대주주가 됐다'는 내용의허위 공시 등으로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죠.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가 중국회사인 북경성애가성투자관리 유한회사(이하 SG인베스트먼트)로 바뀌었는데, 사실 이 회사는 국내 자동차부품회사의 중국 자회사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SG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인수한 것도 아니었다고 하죠. 실제로는 김준범씨 등이 다른 기업의 상호를 도용해 저축은행과 사채업자에게서 112억원을 빌려 씨그널엔터테인먼트를 무자본 인수했다고 밝혀집니다. 이 역시 검찰조사 결과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그런데 김준범씨가 방시혁 의장과 김정수 팬텀 대표 등을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으로 영입하고, 빅히트 인수를 추진한 건 그 보다 반년 이상 이른 시점이잖아요. 심지어 씨그널엔터테인먼트가 방송프로그램 제작사 유니원아이앤엠을 인수하며 엔터사업의 시동을 걸었던 건 거의 1년이나 앞섭니다. 당시 최대주주는 비록 실체가 불투명하기는 하지만 엄연히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였고요.
그렇다면, 김준범씨는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을 뿐 처음부터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배후였거나, 가짜 중국회사를 내세워 씨그널인베스트먼트를 무자본 인수하기 거의 1년 전부터 회사 소속이 아니면서 각종 자본조달과 임원 선임 및 엔터회사 인수 등을 주도했고, 최대주주인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는 이를 묵인, 방조 또는 협조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는 한 차례 경영권 지분 공개매각을 추진하다 철회한 후 지분 매각 의사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었죠. 엔터테인먼트산업 진출을 공식적으로 시도하기 얼마 전이었습니다. 결국 거짓말이었던 셈이죠.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가 지분 매각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을 밝힌 지 몇 달 후인 2014년 8월초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제1회차 전환사채를 35억원 규모로 발행하는데요. 1년 여가 지난 2015년 9월 이 전환사채의 전환권이 SG인베스트먼트에 의해(검찰조사결과와 별도로 서류상으로는) 행사되면서 최대주주가 바뀌게 됩니다.
SG인베스트먼트는 이 전환사채를 112억원에 매입하고, 곧바로 전환청구해 700만주의 보통주를 받아 13.27%의 지분을 확보합니다. 1주당 1600원 꼴입니다.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는 경영권을 넘긴 후 보유주식 약 660만주(12.52%)를 장내 및 장외에서 총 약 156억원에 매각합니다. 중국자본 유치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폭등하면서 고가매도가 가능했죠.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을 처음 인수할 때 구주와 신주 취득에 122억원,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사채 인수로 41억원을 투자했으니 총 투자액은 163억원이었죠. 불과 2년 반만에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은 셈입니다.
SG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가 되고 한달 후 이루어진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의 첫 투자처가 바로 모빌리티 스타트업 위즈돔이었습니다. 직전 기사에서 쓴 대로 위즈돔에는 이미 최기보씨 회사 오퍼스아시아오퍼튜니티즈(나중에 오아시스홀딩스로 상호변경)가 주주로 진입해 있었죠.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위즈돔 지분 10%를 현금이 아닌 4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으로 대신하고, 한상우씨와 오퍼스아시아오펴튜니티즈가 각각 20억원씩을 인수합니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SG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가 되기 이전인 2015년 5월 비상장 환경재생업체인 오이코스라는 회사 지분을 25억원어치, 최대주주 변경을 전후해 추가 25억원어치를 취득해 13.8%의 지분을 갖습니다. 그런데 위즈돔이 2016년에 73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후 오이코스 지분 57.12%를 72억8280만원에 취득합니다. 2017년에는 케플러밸류파트너스에 51%를 출자해, 역시 49%를 출자한 록팰(기가레인 최대주주 아들 김현제씨의 회사)과 함께 기가레인을 인수했던 겁니다.
상지건설은 2016년 12월 실시한 2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이제이레저와 태창유통(구, 더슈퍼클래스젯)에서 씨지아이홀딩스로 바뀌게 됩니다. 나순화라는 분 명의로 3억원을 출자된 신설법인이었죠. 이듬해 6월에는 80억원의 유상증자가 이루어지는데, 씨지아이홀딩스(35억원)와, 액티브밸류아시아파트너스(30억원), 기가레인(25억원)이 참여합니다.
그런데 씨지아이홀딩스는 취득자금을 케플러밸류파트너스(25억원)와 액티브밸류아시아파트너스(10억원)에서 차입합니다. 케플러밸류파트너스는 위즈돔과 김현제씨가 만든 회사이고, 액티브밸류아시아파트너스는 후에 스카디홀딩스로 이름을 바꾼 최기보씨의 회사죠. 씨지아이홀딩스는 결국 신동걸씨가 100% 지분 보유자로 밝혀지게 되니 이 때가 상지건설의 인수세력인 신동걸씨와 최기보씨, 씨그널엔터테인먼트의 인수세력인 김준범씨, 한상우 대표의 위즈돔, 기가레인의 사주 김현제씨의 커넥션이 거래로 나타난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족 같은 이야기지만, 김준범 씨그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팬텀엔터테인먼트에서 코스닥기업을 차명 인수한 뒤 매도해 수백억원 대 시세차익을 올린 주가조작 사건으로기소돼 징역형을 받았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나 씨그널엔터테인먼트에서 또 다시 주가조작으로 17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되었는데요. 보석으로 석방되었다가 2020년 선고공판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는데, 주가조작으로 챙긴 돈의 일부를 라임펀드에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죠.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사내이사 중 한명인 홍동진 전 싸이더스 대표도 함께 기소돼 실형을 받았는데요. 이분은 김준범씨와 함께 씨그널엔터테인먼트를 무자본한 주역이었을 뿐 아니라, 옵티머스펀드 사기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명으로 당시 옵티머스자산운용 PE본부장이었던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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