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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엘에너지가 공개매각에 성공하고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차질없이 이루어지면 두 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뀌게 됩니다. 두 회사는 물론 이브이첨단소재와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 다이나믹디자인 등을 실질적인 지배하에 두었던 온성준, 온영두는 최대주주 명단에서 사라지고, 에스엘에너지의 최대주주는 류영길씨의 개인회사 티엘홀딩스,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최대주주는 대표이사인 배준오씨가 설립한 리치몬드홀딩스로 바뀌게 되겠죠.


하지만 온씨 형제와 회사들의 관계가 완전히 청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개매각 대상인 에스엘에너지 지분은 에스엘홀딩스 소유의 113만여주(15.42%)뿐이고 2대 주주인 루시드홀딩스의 77만여주(10.52%)는 빠져 있습니다. 공개매각의 조건에 매수인의 신규 출자가 있으니 새로운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15.42%보다 상승하고 루시드홀딩스의 지분율은 희석될 것이 확실시되지만, 루시드홀딩스가 지분을 처분하지 않는다면 영향력 있는 주요 주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루시드홀딩스는 이브이첨단소재 사외이사로 있던 이진규씨가 설립한 회사로 에스엘홀딩스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온영두씨에게 전부 팔고 지금은 에스엘에너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죠. 관계상 루시드홀딩스 보유 지분 역시 경영권 지분에 묶여 동반매각되어야 할 것 같은데, 따로 사정이 있는 것인지, 각자도생하기로 한 것인지 공개매각 대상 지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루시드홀딩스가 지금 온씨 형제의 영향력 아래 있는 회사인지 아닌지 외부에서는 알 길이 없지만, 의심의 여지는 있다고 할 것입니다.


루시드홀딩스는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되었고 최근 재무제표상 부채가 34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부채 상환을 위해서는 주당 최소 440원 이상(현재 306원에서 거래정지 중)을 받아야 합니다. 다른 주주간 계약이 없다면 루시드홀딩스는 에스엘에너지의 최대주주 교체 후 상장이 유지돼 거래가 재개되기를 기댜려야 할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56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이 10월말 납입되고 이로써 리치몬스홀딩스가 112만주를 보유하게 돼 10.21%의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죠. 이미 지난달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배준오 대표이사를 재선임하고 법무법인 별의 강혜미 대표변화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선임했습니다. 배준오 대표는 월급쟁이 대표에서 오너 대표이사로 다시 자리매김하는 셈이 되죠.


그런데 경영권 확보가 구주매수가 아닌 신주인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존의 최대주주인 에스엘에너지의 지분율이 현재 11.35%에서 10.19%로 하락한 2대 주주로 내려앉지만 리치몬드홀딩스와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에스엘에너지 지분이 정리되지 않는다면, 리치몬드홀딩스는 자신과 대등한 오너십을 갖는 2대 주주와 언제든지 경영권을 놓고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 처지가 됩니다.


배준오 대표는 에스엘에너지(당시 세미콘라이트)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온영두, 박일홍씨와 함께 이사에 선임된 사람입니다. 이때 상호도 플리트에서 스튜디오산타클로스로 변경되었죠. 온씨 형제의 지분 정리를 계기로 배준오 대표와 관계가 어떻게 정리될 지 알 수 없지만, 온씨 형제의 사람으로 스튜디오산타클로스에 입성한 인물인 셈입니다. 온씨 형제가 주인인 에스엘에너지와 배준오 대표가 주인인 리치몬드홀딩스가 1,2대 주주를 하는 건 이상하지 않지만, 주인이 바뀌는 에스엘에너지가 2대 주주로 남는 것은 배준오 대표에게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죠.



지분 정리를 깔끔하게 하자면 에스엘에너지가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답일 테니 온성준•온영두 형제, 류영길 대표, 배준오 대표 사이에 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합의가 없다면 류영길 대표의 결정에 달린 문제입니다만, 만약 배준오 체제에서도 에스엘에너지의 지분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온씨 형제가 표면적으로는 지분을 철수하면서 에스엘에너지를 비롯한 기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배준오 대표가 스튜디오산타클로스를 독자적으로 인수하는 것이 맞다면, 몇 가지 이슈가 발생합니다. 첫째는 인수자금 마련입니다. 리치몬드홀딩스는 5000만원의 적은 자본으로 설립되었고 지난해말 현재 자산이 4800만원에 불과합니다. 56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려면 사실상 전액을 조달해야 하는데요. 만약 리치몬드홀딩스가 금융기관 등의 차입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면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무자본 M&A의 대상이 되는 셈입니다.


온성준•온영두 형제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에스엘에너지에서 탈출하기 위해 지분매각을 하는 것이라면, 매각대금이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인수자금으로 사용되는 경우의 수가 존재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기존의 계열사 중 에스엘에너지만 제거되고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 이브이첨단소재 다이나믹디자인 그리고 미래산업까지 여전히 온씨 형제의 지배력 하에 놓이게 됩니다. 일종의 꼬리 자르기인 셈이죠.


스튜디오산타클로스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위험도 있습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지난 4월 7일 감사보고서에서 자금운용의 적정성과 특수관계자 거래의 적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충분하고 적합한 통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의견거절을 받았고 그로 인해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지정되었습니다.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되면,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2항에 근거해 경영권 변동, 제3자배정 유상증자 취득자에 대한 자금거래,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정적 등의 사유가 발생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는 등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유상증자로 인한 경영권 변동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스튜디오산타클로스가 리치몬드홀딩스에 금전 또는 증권을 대여하거나 선급금이나 가지급금 명목으로 자금을 제공한다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됩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다음 감사보고서에서도 중요한 취약점이 지적되거나 비정적의견을 받게 되면 역시 상장폐지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자금거래를 정리하는 숙제도 풀어야 합니다. 스튜디오산타크로스는 온성준씨가 개입된 미심쩍은 자금거래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그 중 여러 건은 이미 청산되었지만 적지 않은데 대표적으로 에스엘에너지가 우성인더스트리를 인수할 때 에스엘에너지 대신 우성코퍼레이션에 15억원을 지급한 사례가 있죠. 에스엘에너지의 이전 사주인 조호걸씨가 카나리오바이오를 인수할 때 온성준씨의 제안으로 자회사인 산타클로스빌리지를 통해 50억원을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온성준씨와 관련된 거래 중 아직 청산되지 않은 거래도 있습니다. 산타클로스빌리지를 통해 지난해 8월 온성준씨가 24%를 보유한 부동산개발업체 유에이치산업개발의 100% 자회사 유에이치상천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 선이자를 떼고 40억여원을 지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원금은커녕 이자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상환일자가 지나버렸죠.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회수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는지 지난해 원금과 이자 42억7000만원을 손상처리했습니다. 유에이치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브라보라이프(대표이사 신우철)라는 곳인데, 지금은 상장폐지되었지만 온성준씨가 실제 주인으로 알려졌던 퓨전의 최대주주였던 회사입니다.


실질 주인이 온성준씨일 때는 혹시 떼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새로운 주인이 들어선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회수 노력을 해야겠죠. 유에이치산업개발이 지난해말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만, 현금도 수십억원 있고 토지를 담보로 잡고 빌려준 돈이니 떼이면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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