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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은 올해 유상증자를 실시하지 않을 경우 연말 순차입금/EBITDA가 7.3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8조원의 유상증자와 6,000억원의 자구계획을 이행한다면 5.9배까지 떨어뜨릴 수 있고, 2028년말에는 2.8배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구계획은 자본성조달(신종자본증권 등) 3,000억원과 자산매각 3,000억원을 의미합니다.
유상증자와 자구계획 없이도 지난해말 30.1배에 달하는 순차입금/EBITDA 배율을 7.3배까지 낮출 수 있다는 건, 15조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대거 갚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니라 EBITDA가 올해 이후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입니다. EBITDA의 확대 전망은 다름 아닌 영업이익의 확대 전망을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신용평가사들은 유상증자와 자구안으로 한화솔루션이 단기적인 재무부담을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나, 결국은 한화솔루션이 본연적인 이익창출능력이 살아나야 현재의 신용등급(AA-)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화솔루션은 올해 이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은 1.6조원의 유상증자와 자구안을 이행할 경우 올해 말 총차입금이 약 13.2조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순차입금은 2028년까지 9조~10조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지난해말 차입금 부담에 비해 드라마틱하게 감소할 것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죠.
하지만 영업이익은 올해 8,829억원으로 대폭 흑자전환 하고 2028년에는 2.5조원을 넘어 2029년에는 3.4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EBITDA는 올해 1.6조원, 내년에는 2.2조원, 2028년에는 3.4조원에 달한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영업이익에 대한 장밋빛 전망의 바탕에는 매출이 올해 이후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지난해 13조원 수준의 매출이 올해 20.6조원, 2028년 26.7조원, 2030년에는 33조원에 육박한다는 겁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에 매출이 3조8,81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45% 늘고 영업이익은 926억원의 흑자로 전환했죠.
한화솔루션의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은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에 대한 전망에 근거합니다. 신재생에너지 매출이 지난해 6.9조원인데, 연평균 26%씩 늘어나 2030년에 21.5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한화솔루션이 예상하는 2030년까지 영업이익의 55%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세액공제금(AMPC)입니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 5,360억원 수준이던 AMPC가 2029년까지 매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IRA법안에 따르면 AMPC는 2029년까지 100% 적용되고, 2030년 이후에는 매년 25%씩 축소되어 2022년 제도를 종료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 수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달러 당 1400원 환율을 가정할 경우 올해 한화솔루션의 AMPC 예상액은 9450억원에 달합니다. 2030년까지 누적으로는 6조1,740억원에 이르죠. 한화솔루션은 2030년까지 5조9,000억원이라고 밝혔다고 하던데, 적용 환율의 차이일 것입니다.

한화솔루션의 2026~2030년 영업이익 누적 전망치는 11조1,522억원입니다. 이 중 AMPC가 6조1,740억원이면 대략 55%가 됩니다. 5조9,000억원이라고 해도 53%가 됩니다.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채워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셈입니다.
참고로 AMPC는 미국 내에서 태양광 모듈·셀·배터리 등 청정에너지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 일정 금액을 보조하는 세액공제 제도입니다만, 사실상 보조금의 역할을 하고 있고, 한화솔루션은 이를 영업이익에 가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이 아닌데 영업이익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본연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 같은 착시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이후 미국의 태양광 시장이 수요 증가와 동남아산 제품에 대한 규제로 인한 가격 상승, 카터스빌 공장(솔라허브) 가동으로 인한 셀 및 모듈 양산 등 영업환경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죠.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입니다. 한화솔루션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한 마디로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따른 보조금(AMPC) 수익과 판가 프리미엄의 결합에 대한 기대라고 할 수 있죠.
기대대로 된다면 참 좋은 일이기는 한데, 한화솔루션의 추정 근거들은 비판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미국 현지 공장의 완공이 지연되거나 수율 확보에 실패해서 판매량이 목표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영업이익은 물론 재무구조 개선 계획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EBITDA가 기대대로 나와주지 않으면 한화솔루션의 재무구조 개선은 한낱 신기루가 되어 버린다는 거죠.
동남아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규제로 미국산 모듈의 판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지난 2년간 한화솔루션을 적자로 만든 원인 중 하나인 중국발 공급과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글로벌 판가가 하락한다면 미국 시장이라고 해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한화솔루션은 미국 신규 주택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발전사업(DES)과 EPC의 비중 확대에도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발전 프로젝트 매각은 시장금리와 경기변동에 매우 민감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금리 상황이 올해 이후 이어진다면 주택용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한화솔루션의 낙관론은 미국 시장의 규제 환경이 유리하게 작동하고, 회사가 계획한 투자 및 생산 계획과 기술 혁신이 시나리오대로 이루어진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장 환경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의 시나리오와 그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이 함께 제시되었다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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