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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성준씨와 관계를 맺은 곳 중 드러난 거래로만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는 회사가 우성코퍼레이션입니다. 회사의 가장 중요한 사업인 에너지사업을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 거의 전부를 실질적인 매도자인 온성준씨와 그의 회사 에스엘홀딩스컴퍼니에게 대여했습니다. 왜 빌려주었는지, 돌려받을 수는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워 외부감사인은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했죠. 돌려받지 못하면 사업도 잃고 돈도 잃는 꼴이 되는 셈인데, 믿는 구석이 없으면 불가능한 결정이겠죠.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간단히 정리를 하면, 지난해 4월 우성코퍼레이션은 에너지사업부를 분할해 우성인더스트리를 설립한 후 지분 100%를 에스엘에너지에 매각합니다. 에스엘에너지는 7월 우성인더스트리를 합병합니다. 매각대금은 현금 280억원과 전환사채 70억원으로 받았는데, 현금 157억원은 수차례에 걸쳐 온성준씨에게 넘어갔고, 에스엘홀딩스컴퍼니에 지난해 10월 47억원과 올해 3월 41억원 등 88억원이 대여되었습니다. 핵심사업을 매각하고 받은 현금 거의 전부가 온성준씨에게 흘러들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성코퍼레이션의 자산총액은 2021년말 183억원에서 지난해말 358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장부가액 64억원 정도인 에너지사업을 350억원에 팔아서 285억원가량의 차익이 발생했거든요. 하지만 358억원의 자산 중 219억원이 단기대여금입니다. 나머지는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48억원,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한 분쟁으로 걸어놓은 공탁금 54억원, 채권 대신 받아온 밸부사업부 관련 영업권 16억원 정도입니다.
티엘홀딩스가 에스엘에너지를 인수하게 되면, 티엘홀딩스는 우성코퍼레이션의 핵심사업을 품은 에스엘에너지의 모회사가 되고, 온성준씨는 에스엘에너지 구주매각 대금을 받게 됩니다. 온성준씨가 그 대금으로 우성코퍼레이션에서 빌린 돈을 갚으면 거래가 깔끔하게 끝날텐데, 정말 그렇게 될까요? 그게 과연 우성코퍼레이션의 실질적 오너인 손오동씨가 믿는 구석일까요?
아무래도 온성준씨와 손오동씨 그리고 티엘홀딩스의 류영길씨가 공유하고 있는 다른 이해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 사람이 전웅씨가 이끄는 리튬플러스의 리튬 및 니켈사업에 얽힌 게 많은 것 같거든요.
에스엘에너지의 현 대표이사는 양규용씨입니다. 그런데 이 분은 우성코퍼레이션에서 오랫동안 대표이사를 지낸 분입니다. 에너지사업을 이끌 경영자로 온성준씨가 영입했을까요? 양규용씨는 평범한 월급쟁이 대표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우성코퍼레이션에 근무할 당시 회사와 거액의 잦은 자금거래를 했더라고요. 2021년에는 회사에서 19억원을 빌렸다 갚았고, 회사에게 24억원을 빌려주고 32억원을 상환받았습니다. 그 전부터 거래가 있었다는 거죠. 지난해에는 회사에서 43억원을 빌렸다가 갚았고 11억원을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았습니다. 지난해에 해소되었지만 25억6000만원 상당의 미수금도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양규용씨에게 양도했는데 해를 넘겨 지난해 결제받은 걸로 이해됩니다. 결정적으로 우성코퍼레이션은 지난해말 현재 양규용씨가 제3의 곳에서 빌린 차입금에 대해 회사의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미 떠난 대표이사의 차입금을 위해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는 회사가 다 있네요. 우성코퍼레이션과 양규용씨는 정리된 관계가 아니라고 이해해도 되겠죠?
양규용씨가 대표로 있던 지난 2020년 우성코퍼레이션은 창사이래 가장 큰 일을 벌입니다. 전환사채 100억원 발행을 포함해 무려 260억원을 차입해 어떤 회사를 인수하죠. 우성코퍼레이션은 그전까지 100억원 이상의 차입을 해본 적이 없었고 자회사도 없었습니다. 2019년말 자산규모가 242억원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무려 12%이 고금리로 전환사채까지 발행하면서 상당히 무리한 자금조달을 한 겁니다.
그렇게 인수한 회사는 다름 아닌 상장폐지의 기로에 있던 세화아이엠씨, 지금의 다이나믹디자인입니다. 채권단 관리를 받던 세화아이엠씨의 구주를 9억원에 인수한 뒤 두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에 150억원을 추가로 출자합니다. 손오동씨는 인수 직후 대표이사에 오릅니다.
두 차례 유상증자가 이루어지고 나서 열린 2020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임 상근이사 2명을 선임하게 되는데요. 그 중 한 명이 강상범씨입니다. 당시 강상범씨의 전 직장은 류영길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그 회사, 티엘홀딩스로 공시되었습니다. 우성코퍼레이션이 경영권을 인수하고 손오동씨가 대표이사로 오른 회사에 류영길씨 회사 출신이 경영진에 입성한 겁니다.
티엘홀딩스에는 제이티켐이라는 관계회사가 있습니다. 취업포탈 사람인에 따르면 도료도매업체인 제이티켐은 2019년만 해도 5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곳이었지만 이후 매출이 급격히 줄어 지난해에는 3억여원의 매출에 3억5000만원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 회사 대표가 강상범씨입니다. 그러니까 손오동씨가 인수한 회사에 류영길씨 회사 대표가 이사로 들어간 셈입니다.
손오동 대표는 정기주총에서 선임한 2명의 등기임원 외에 또 한명의 미등기임원을 영입하는데요. 바로 티엘홀딩스 대표이자 오너, 류영길씨였습니다. 류영길씨는 세화아이엠씨에 부사장으로 들어가 재무관리본부장(CFO)을 맡습니다. 회사의 자금조달과 집행은 가장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는 게 상식인데 말이죠. 당시 우성코퍼레이션은 세화아이엠씨 지분 53.53%를 보유했고 류영길씨 지분은 없었습니다.
우성코퍼레이션은 이후 세화아이엠씨이 채무상환 등을 위해 실시한 39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78억원 정도를 추가 출자한 후 일부 주식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일부는 대물변제용으로 처분해 3915만주(24.89%)를 보유하게 되는데, 그중 3100만주를 2021년 5월 ㈜액트(지금의 이브이첨단소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3100만주는 마지막 주주배정 유상증자 이전에 취득한 주식 전부였습니다. 우성코퍼레이션이 총 159억원을 들여 취득한 주식을 이브이첨단소재는 주당 1000원씩 310억원에 사줍니다. 우성코퍼레이션은 세화아이엠씨를 인수하면서 의무로 1년, 자발적으로 2년 등 총 3년간의 보호예수를 약속하지만 1년 4개월만에 엑시트에 나섰고, 그 짧은 기간에 150억원가량의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과정은 지난 글에서 기술한 바와 같습니다. 이브이첨단소재가 인수한 직후 다이나믹디자인이 발행한 전환사채 중 70억원을 티엘홀딩스가 인수하고, 1년이 지난 지난해 9~10월 우성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 신채림(손오동 배우자)와 온성준씨 회사 에스엘홀딩스가 필라델피아라는 조합을 통해 다이나믹디자인의 전환사채를 장외매수하죠. 비슷한 시기에 전웅씨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리튬플러스가 하이드로리튬(당시 코리아에스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고요.
하나 더 있습니다. 다이나믹디자인 전환사채를 인수한 티엘홀딩스는 70억원어치 전부를 제이에이치투자조합1호에 장외매도하는데요. 이 조합은 거의 같은 시기에 리튬플러스로부터 하이드로리튬 지분을 31억원어치 사들였죠. 제이에이치투자조합은 1호뿐 아니라 2호도 있었는데, 2호 조합에는 전웅씨가 또 다른 자신의 회사 리튬플러스를 통해 인수한 리튬포어스(전 어반리튬)가 230억원을 출자했고, 2호 조합은 그 자금으로 하이드로리튬의 전환사채를 매입했죠. 사족이지만 코스닥시장의 M&A 등에 활용되는 투자조합의 출자자는 믿을 게 못됩니다. 명의상 출자자는 이름만 빌려주고 실제 투자자는 숨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거든요. 외부에서는 돈의 출처를 알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다시 에스엘에너지로 돌아가서, 이 회사가 워낙 공시위반을 많이 했고 그 중에 많은 부분이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것인데요. 공시를 하지 않은 담보계약 중에는 에스엘홀딩스컴퍼니가 에스엘에너지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곳이 우성코퍼레이션과 티엘홀딩스인 것도 있습니다. 우성코퍼레이션과 주식담보제공 계약을 체결한 날은 2021년 5월 12일, 공교롭게도 우성코퍼레이션이 이브이첨단소재에 다이나믹디자인을 양도한 날이죠. 이 담보계약이 7월28일 종료되는데, 같은 날 에스엘홀딩스컴퍼니는 다시 티엘홀딩스와 담보제공 계약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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