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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센디오를 인수해 초전도체사업을 하게 된 씨씨에스에 간접 투자를 하게 된 웰바이오텍의 새로운 주인 온세텔링크(현 더엘텔링크)는 어떤 회사일까요? 온세텔링크는 지난해 6월 14일 웰바이오텍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되었는데요. 당시 공시에 따르면 2022년말 현재 자본총액이 6억원(자본금 3억원), 자산총액 21억원의 작은 회사였습니다.
온세텔링크는 웰바이오텍을 인수한 뒤인 지난해 9월 25일 사명을 더엘텔링크로 바꾸었고, 더엘㈜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더엘㈜의 100% 지분을 심동민 더엘텔링크 대표이사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더엘텔링크는 대부분 자산이 부채(15억5000만원)로 조성된 회사이고 2022년에 17억원의 매출을 통해 2000만원의 이익을 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온세텔링크는 웰바이오텍이 발행한 80억원의 신주 취득자금을 전액 자기자금이라고 신고했고, 80억원의 자기자금은 사내 유보자금으로 조성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일 수가 없는 공시입니다. 2022년말 자본총액이 6억원이고 그 중 3억원이 자본금인데, 사내 유보자금이 80억원이나 있을 수가 없잖아요. 사내 유보자금이란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이나 자기주식 매입으로 유출하지 않고 말 그대로 회사 내에 남겨 둔 자금(이익잉여금)이라는 뜻입니다.
이 밖에도 이상한 게 많습니다. 웰바이오텍의 최대주주가 됐으니 주식보유 현황을 공시하게 되는데, 남양주시 소재 온세텔링크의 공시업무를 서울 삼성동에 있는 모자이크랩스라는 경영컨설팅업체가 합니다. 2022년 7월에 개업한 회사인데, 온세텔링크와 마찬가지로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일반법인이어서 회사에 대한 정보를 거의 찾기 어렵습니다.
웰바이오텍과 신주인수 계약을 할 당시 온세텔링크의 출자자는 3명이었고, 최대 출자자는 40%의 지분을 가진 이선영 대표였습니다. 그런데 이선영 대표는 웰바이오텍을 인수한 뒤인 지난해 9월 25일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사임합니다. 이선영씨에 앞서 대표를 지낸 김영환 사내이사는 지난해 12월 해임됩니다.
이선영 대표가 사임한 9월 25일 온세텔링크는 더엘텔링크로 상호변경하고 심동민(대표이사), 황태경, 채서원 3인의 사내이사가 취임합니다. 그런데 황태경, 채서원 두분은 지난해 12월 사임 또는 해임되고, 심동민씨는 올해 1월 5일 사내이사에서 해임되고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습니다.
황태경, 채서원 두 분이 물러나고 지난해 12월 새로 이사가 된 분이 김학수씨와 김봉건씨인데요. 김학수씨는 심동민씨와 함께 대표이사에 선임됩니다. 그런데 김학수씨도 심동민씨와 같은 날 사내이사에서 해임되고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납니다. 김학수씨와 함께 들어온 김봉건씨도 5일 뒤인 1월 10일 해임됩니다. 이 회사의 대표나 이사는 길어야 3~4개월, 짧으면 한달도 되지 않는 파리 목숨인가 봅니다.
김학수씨와 심동민씨가 그만두고 공석이 된 대표이사에 오른 분은 지난해 9월 사임한 이선영씨였습니다. 그런데 이 분도 불과 5일만인 1월 10일 김봉건씨 해임과 함께 대표이사를 그만 둡니다. 사내이사는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 회사는 정체가 뭘까요? 이선영씨가 최대주주인 온세텔링크가 심동민씨의 완전한 개인회사인 더엘의 100% 자회사가 되면서 이사진이 바뀐 것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그 이사들이 그만두고 새로 들어온 이사들은 일주일도 못 채우고 해임되다니요. 이사의 해임은 주주총회에서 결의하는 것이니, 최대주주인 더엘이 결정한 것이고, 더엘의 주인은 심동민씨인데, 심동민씨도 이분들과 함께 해임되니, 사실상 자신이 자신을 해임한 꼴입니다.
너무나 이상한 이 미스터리를 이해할 유일한 방법은 이분들은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다른 주주들과 함께 온세텔링크의 지분을 더엘에 넘겼지만, 현재 유일하게 사내이사로 남아 있는 이선영씨 아니면 진짜 주인공은 숨어 있다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온세텔링크에서 이름을 바꾼 더엘텔링크의 100% 주주 더엘의 주인 역시 심동민씨는 아니겠죠.
더엘텔링크의 자본금도 3억원이 아닙니다. 지난 2021년 12월 2억원을 증액해 5억원이 되었거든요. 이후에는 증자나 감자를 한 기록이 없습니다. 자본금 3억원이라고 했던 2022년 결산자료도 사실과 달랐던 겁니다. 금융감독원은 뭐하나 몰라요. 이런 걸 걸러내지 못하다니 말입니다.
온세텔링크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받아들인 건 당연히 웰바이오텍 이사회입니다. 신주 인수자를 결정한 주체니까요. 그리고 그 이사회를 움직인 건 당시 웰바이오텍 최대주주인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였을 겁니다. 경영권이 넘어가는 유상증자를 하면서 최대주주 동의를 얻지 않았을 리 없으니까요.
웰바이오텍의 당시 대표이사는 구세현씨입니다. 그리고 영업관리를 담당하던 한승일씨도 사내이사였죠. 한승일씨는 지난해 10월 구세현씨와 함께 각자 대표이사가 되었고, 11월에는 아센디오 대표이사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한승일씨가 2016년 상장폐지된 피엘에이 이사를 지냈다고는 앞선 글에서 알렸고요. 구세현씨는 ㈜한스글로벌 이사를 역임했다고 되어 있는데, 이 회사의 정체는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구세현 대표가 내놓아야 할 진짜 이력은 따로 있죠.
구세현 대표는 과거 동훈건설이라는 회사의 지분 100%를 인수해 더블에이브릿지로 상호를 바꾸고 대표이사가 된 분입니다. 더블에이브릿지는 다름아닌 대양디엔아이의 전신입니다. 온세텔링크 이전 웰바이오텍의 최대주주인 그 회사입니다.
구세현 대표는 지난 2018년 코스닥 상장사인 경남제약이 대표이사의 횡령과으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때 사내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는데, 도중에 빠졌죠. 당시 경남제약은 분식회계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있어서 주총 안건에서 신임 이사 선임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4개월 후 웰바이오텍의 최대주주가 파티게임즈에서 ㈜더우주로 바꾼 후 열린 임시주주총회에 구세현씨가 다시 등장합니다.
구세현씨는 2018년 7월 웰바이오텍의 새로운 주인이 된 더우주의 대표 이하준씨와 함께 이사진에합류하고 대표이사가 됩니다. 당시 사외이사에 선임된 분 중 하나가 씨엔아이 대표이사 양승일씨입니다. 씨엔아이는 대양디엔아이와 특수관계로 묶여있던 웰바이오텍의 지배주주 중 하나입니다.
더우주는 이하준씨가 40.7% 지분을 보유한 화장품 판매회사였는데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웰바이오텍 인수자금은 40억원의 유상증자와 7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차입처 라움자산관리)로 마련하죠. 라움자산관리는 디에스자산운용이라는 곳에서 갖고 있던 웰바이오텍 전환사채 48억원어치를 매입하기도 하는데요. 당시 라움자산관리의 대표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박일홍씨입니다. 2021년 상장폐지된 퓨전과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는 에스엘에너지(당시 세미콘라이트)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던 분이죠. 당시 퓨전의 실질 사주이자 에스엘에너지의 현재 사주인 분이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온성준씨입니다.
더우주와 웰바이오텍을 함께 인수한 파트너가 있었는데, 디에이에셋이라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 역시 대양디엔아이의 전신입니다. 구세현씨가 100% 주주이던 더블에이브릿지가 2018년 디에이에셋이 되었고, 디에이에셋이 2019년 대양디엔아이가 되었죠.
그런데 웰바이오텍을 인수할 때 디에이에셋의 최대주주는 구세현씨가 아니었습니다. 양승일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씨엔아이가 100% 주주였습니다. 또 씨엔아이의 66.6%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는 대양건설이었습니다. 2018년 자본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웰바이오텍, 녹원씨엔아이, 삼부토건 등을 잇따라 인수한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의 회사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구세현씨는 2016년 동훈건설을 인수해 더블에이브릿지로 바꾸었는데, 구세현씨는 지분을 전부 이일준회장의 회사인 씨엔아이에 팔았고 더블에이브릿지는 디에이에셋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디에이에셋은 이하준씨의 더우주와 함께 웰바이오텍을 인수했고, 이일준회장은 구세현씨를 웰바이오텍 대표에 올립니다. 씨엔아이에 인수된 디에이에셋은 대양디엔아이로 이름을 바꿉니다.
웰바이오텍의 최대주주는 2019년 더우주에서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로, 지난해 다시 온세텔링크로 바뀌었죠. 하지만 구세현씨는 여전히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계열사인 웰바이오텍PDRN, 웰바이오텍EVC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고, 로드스타씨앤에어와 나이스팜의 사내이사도 맡고 있습니다. 웰바이오텍의 리튬사업을 주도하는 사람도 구세현 대표이고,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온세텔링크라는 새로운 최대주주를 데려오기로 한 이사회 결정을 주도한 사람도 역시 구세현 대표입니다. 참고로 구세현씨는 씨엔아이가 디에이에셋(대양디앤아이)를 인수한 이후인 2021년 1월까지 이 회사의 사내이사직을 유지했습니다.
온세텔링크가 단독으로 참여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사실 2021년 10월부터 추진되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주인수를 약속한 아트마투자조합과 신오전자가 자금조달에 실패한 것인지 5번이나 연기된 끝에 지난해 5월 갓 신설된 카이로스홀딩스라는 신설법인으로 바뀌고 증자규모도 10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줄어듭니다. 유상증자가 이루어졌으면 웰바이오텍의 최대주주는 카이로스홀딩스가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유상증자 납입대상자가 자본금 200만원짜리인 케이임팩트투자조합으로 바뀌었다가 지난해 6월 온세텔링크로 또 한번 변경된 것이죠. 무려 2년 가까이 걸린 유상증자였고 최대주주 변경이었습니다.
처음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 최대주주 대양이엔아이와 씨엔아이의 지분율은 7.93%였고, 대부분 보유주식이 금리 14~15%에 이르는 저축은행 대출에 담보로 잡혀 있었습니다. 증자가 차일피일 미루어진 탓인지 대양이엔아이와 씨엔아이는 2022년 9월 경영권 지분의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상대는 코스피 상장사 세원이앤씨가 만든 올라이츠투자조합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원이앤씨의 최대주주는 그해 초에 디지털킹덤홀딩스로 바뀌었고, 디지털킹덤홀딩스의 뒤에는 코스피 상장사 이엔플러스가 있었습니다. 이엔플러스 또한 그해 2월 에이팀하모니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곳이었습니다. 에이팀하모니제1호 뒤에는 금성축산진흥이라는 회사가 있었는데, 이엔플러스 뿐 아니라 아이엠, 바이오로그디바이스 등을 무자본 인수한 의혹이 있는 곳입니다.
이엔플러스는 디지털킹덤홀딩스를 통해 세원이앤씨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해 세원이앤씨를 인수했고, 세원이앤씨의 자금으로 올라이츠투자조합을 조성해 웰바이오텍을 인수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계약이 이행되지 않아 지난해 1월 해지되면서 지분은 다시 대양이앤아이와 씨엔아이에게 돌아왔습니다. 세원이앤씨는 지난해 3월 이종인 대표이사가 배임 혐의로 고발되더니 4월에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죠. 그리고 9월에는 주가조작 협의로 금융감독원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습니다. 주가조작으로 의심받은 시기가 2022년 9~11월, 바로 웰바이오텍 인수를 추진하던 때였습니다.
온세텔링크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2000원선이던 웰바이오텍 주가는 지난해 8월말 최고 4740원까지 급등합니다. 대양이앤아이와 씨엔아이는 주가 상승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당 평균 3824원에 보유주식 전량을 헬레나투자조합에 넘겨 손을 텁니다. 매도대금은 178억원으로 저축은행에서 빌린 39억원을 갚고도 140억원가량을 남겼습니다. 헬레나투자조합은 180억원의 차입금으로 구주를 인수합니다. 온세텔링크은 주당 1255원에 웰바이오텍의 신주를 인수했죠. 새로운 최대주주는 싼값에 회사를 인수했고, 기존 최대주주는 주가 급등에 힘입어 비싸게 지분을 팔아 넘겼던 셈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2022년 9월 웰바이오텍을 인수하려고 했던 올라이츠투자조합과 지난해 웰바이오텍을 인수한 온세텔링크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웰바이오텍의 신주를 싸게 인수한 온세텔링크와 구주를 비싸게 사준 헬레나투자조합이 동업의 관계에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정이 가능한데요. 헬레나투자조합의 자본금 200만원 중 100만원을 댄 분의 이름이 김한국이고, 세원이앤씨가 조성한 올라이츠투자조합의 대표조합원도 김한국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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