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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헬스케어, 이하 같음)의 합병을 언급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자신은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양도세를 내겠지만 주주들이 원한다면 합병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군요.
공매도에 시달리다 못한 헬스케어 주주들이 합병을 원한다고 언론들은 전합니다. 그리고 합병을 하게 되면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합니다.
서정진 회장의 사익 편취 논란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아…… 이거 좀 많이 이상합니다.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과 헬스케어 주식으로 엄청난 부를 쌓은 건 정말 부럽습니다만, 사익 편취라니요? 서정진 회장이 무지 억울할 것 같은데요.
경제개혁연구소는 "셀트리온 주주의 부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이전했기 때문에 회사 기회 유용에 의한 사익편취에 해당한다"고 했답니다. 연구소에는 미안하지만,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재읽사)의 소견으로 이건 말이 안됩니다.
셀트리온 주주의 부(즉, 셀트리온의 자본)가 헬스케어로 이전이 됐다면, 헬스케어가 돈을 벌었어야 하잖아요. 하지만 셀트리온이 2018년말까지 약 2조원의 이익을 유보했지만, 헬스케어 잉여금은 연결 기준으로 3000억원뿐입니다. 그것도 다 쳐줄 수가 없어요. 2016년에 7000억원이 넘는 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자본잉여금 8600억원 가량을 이익잉여금으로 돌려 놓은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아직도 5600억원 정도의 결손기업입니다. 주가가 크게 올라서 서정진 회장이 돈을 무지막지하게 벌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셀트리온 주주의 부가 헬스케어로 이전된 것은 아니죠.
셀트리온을 키운 8할은 헬스케어입니다.
오히려 셀트리온을 키운 8할은 헬스케어라고 봐야 합니다. 헬스케어가 그 동안 팔지도 못하고 재고로 떠안으면서도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을 사주었잖아요. 그것도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하고 주식을 발행해 마련한 돈으로 말입니다.
셀트리온이 2011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한 매출의 총합이 4조원입니다. 거의 전부를 헬스케어에 판 겁니다. 헬스케어는 지난해 말까지 총 3조원을 팔았습니다. 그 중 4000억원정도는 아직 회수 못한 외상매출입니다. 그래서 계속 영업 현금흐름의 누적 적자가 1조원 가량 되는 겁니다.
셀트리온이야 막말로 꽃길만 걸었죠. 생산만 하면 헬스케어가 다 사가니까요. 심지어 유럽에서 판매승인이 나기 전부터 말입니다. 그래서 시중에 약이 팔리기도 전에 이익이 나고 현금이 들어오고 그 돈으로 연구개발해서 계속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세계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일화 하나만 말씀드리겠습니다. 2017년이었을 겁니다. 재읽사가 존경하는 모 증권사의 리스크관리 총책임자(CRO)께서 "셀트리온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진짜로 성공했다. 헬스케어와 연결을 해도 현금흐름이 흑자가 나오더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 분은 재읽사가 국내 최고로 치는 크레디트 분석가 중 한 분이시고, 정말 꼼꼼하고 까칠한 분이거든요. 그 분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으면, 그건 진짜인 겁니다.
셀트리온과 헬스케어의 연결 재무제표를 만들려면 좀 수고를 들여야 하니까 재읽사는 간단히 두 회사의 매출액만 비교를 해 보았습니다.
이 차트를 그려 보고 감탄을 하고 말았습니다. 2016년부터 헬스케어 매출액이 셀트리온의 매출액을 넘어섰습니다. 4000억원(2015년)에서 7000억원(2016년)으로, 다시 9000억원대(2017년)로 매출의 성장속도도 무척 빠르고 말이죠.
'아, 드디어 선순환으로 돌아섰구나!' 했습니다. 매입에 쓰는 돈보다 매출로 버는 돈이 더 많으니, 비록 매출채권이 깔리고 재고자산이 쌓여 있더라도 그 추세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만 한다면 현금흐름이 흑자로 돌아서는 건 시간 문제일 테니까요.
세계 제약시장에서 자신의 브랜드와 독자적인 판매망으로 성공을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합니다. 글로벌 제약업체들의 카르텔과 견제가 워낙 심해서 시장을 뚫기가 불가능에 가깝답니다. 그래서 한미약품도 스스로 제품을 만들지 않고 기술수출을 선택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 독자판매를 하겠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으로 봤던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아무리 신약이 아니라 복제약이라고 해도 개발이 쉽지 않을뿐더러 글로벌 업체들 틈바구니를 뚫고 시장을 차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 것이죠.
게다가 헬스케어의 존재는 치명적인 약점이었습니다. 셀트리온은 만들기만 하고 헬스케어는 계속 현금을 처박으면서 재고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 너무 위험해 보였습니다. 공매도 세력은 아무 기업이나 공격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역시 돈의 힘은 위대했습니다. 두 회사가 주식시장과 차입시장에서 끌어들인 자금을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투자에 쏟아 붓더니 정말로 약이 만들어지고 정말로 매출이 발생하고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주식 상장시장이 큰 역할을 했죠. 셀트리온을 키운 8할은 헬스케어이지만, 두 회사 모두를 키운 8할은 셀트리온 팬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서정진 회장도 소액주주들을 위해 공매도 세력과 전쟁도 불사했던 것일 테죠.
셀트리온은 다시 시험대에 오른 듯 합니다.
그런데,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닌 모양입니다. 다시 의심을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2018년 셀트리온과 헬스케어(연결)의 매출이 다시 큰 폭의 재역전을 보입니다. 셀트리온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데 헬스케어의 연결매출액은 오히려 2000억원 이상 줄어든 7200억원이 됩니다.
특히 2018년은 헝가리법인의 매출이 큰 폭의 신장을 보인 해였습니다. 그 전까지 2000억원이 넘지 않던 연간 매출이 4000억원에 육박합니다. 그런데 헬스케어의 연결 매출액은 늘기는커녕 오히려 헝가리법인 매출이 늘어난 만큼 줄어듭니다.
헬스케어 매출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헬스케어가 외국의 파트너사들을 통해 하는 간접판매와 헝가리법인 등 자체 판매망(사실상 거의 다 헝가리법인이 합니다)을 통한 직접판매가 있습니다. 헬스케어 매출이 셀트리온 매출을 앞서가던 시기에 셀트리온은 램시마 판매의 급증과 트룩시마의 성공적인 출시로 승승장구했습니다.
그런데 이때는 헝가리법인의 활약이 그다지 없었습니다. 헬스케어가 외국의 제휴사를 통해 하는 간접판매 위주로 매출이 발생했다는 것이죠. 헬스케어의 연결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외국의 제휴 제약업체들을 통한 간접판매의 감소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헬스케어에 대한 감리에 착수했습니다. 셀트리온에 판권을 매각한 것을 매출로 계상한 것과 당기손익금융자산에 대한 평가방법을 수정한 것이 있었고요. 또 하나 매출채권의 실재성을 의심받습니다. 팔지도 않고 팔았다고 뻥 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죠.
헬스케어의 매출채권이 한해 매출액에 육박할 정도로 커진데다 회수기간이 점점 길어지는 것에 대해 계명대학교 손혁 교수라는 분을 이렇게 말합니다.
회계학자로서 충분히 할 만한 이야기라고 봅니다. 파트너인 외국 제약사들과 어떤 약정을 맺고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죠. 헬스케어가 판매계약을 한 곳은 스위스의 Mundi Pharma, 프랑스의 Biogaran,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TEVA 등 글로벌 제약사입니다.
헬스케어의 램시마 매출은 대부분 이 제약사들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헝가리법인은 램시마의 주요 판매 채널이 아닙니다.
그러니 헬스케어의 매출채권 대부분은 헝가리법인이 아니라 제휴 판매사들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최소한 2016년까지는 확실히 그랬죠. 2017년에도 주로 그랬고요.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외상값을 갚지 않는다? 돈이 없어서는 아닐 테고, 특정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갚지 않아도 되는 것일 수는 있겠죠. 손혁 교수의 의심은 타당하다고 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가공 매출까지야…… 그건 너무 위험한 상상입니다. 그 동안 공들인 게 얼마인데 그룹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그런 치명적인 실수는 하지 않겠지요. 회계학자로서 원론적인 해석일 것으로 이해합니다.
헬스케어 혼자 독박을 씁니다.
재읽사가 의심하는 것은 보다 상식적이고 근본적인 것입니다. 셀트리온이 지금까지 거둔 성공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 주는 기형적인 구조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것일까에 대한 것입니다.
유럽시장에서 램시마의 가격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가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가격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선지 헬스케어에서 램시마 매출도 크게 하락하는 중입니다. 회사에서는 가격 안정화를 위해 판매를 조절하고 있다고 하는 모양인데, 이건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출하가격을 떨어뜨리지 않았습니다(아주 약간 떨어지기는 했습니다). 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마진을 보장해 주기 위해 전과 별 차이 없는 가격에 램시마를 사와야 합니다. 무슨 노예 계약도 아니고… 셀트리온의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이것만 봐도 헬스케어를 독립적인 경제실체로 인정해 주기가 참 거시기합니다.
헬스케어는 현지 시장가격을 반영해 판매가를 낮출 수 밖에 없겠죠. 제휴 제약사들에게 더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마진율이 곤두박질칠 수 밖에요.지난해 헬스케어의 실적 쇼크는 그렇게 발생한 것입니다. 몸통인 셀트리온을 지키기 위해 방패막이가 된 것이죠.
지난해 헬스케어 매출원가율은 92%로 2년 전에 비해 무려 2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습니다만, 바이오시밀러 원가율은 더 높을 겁니다. 판권 판매 218억원이 매출액에 포함이 되어 있는데, 그건 원가가 없을 테니까요. 셀트리온 원가율도 상승을 하기는 했지만, 회사의 발표대로라면 1공장을 확장하느라 가동을 중단하고 생산량도 줄이면서 그렇게 됐다더군요. 일시적이라는 얘기죠.
알려진 바에 의하면, 헬스케어는 유럽의 제휴업체들과 램시마 가격이 하락하면 그 위험을 헬스케어가 떠안는 것으로 계약을 했답니다. 셀트리온에서 비싸게 사온 의약품을 싸게 팔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휴업체에 대한 매출채권도 깎아줘야 한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혼자 독박을 쓰는 거죠.
지난해 헬스케어 2분기 매출 실적 부진이 가격하락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미 일부는 반영을 하고 있다는 거네요. 헬스케어는 앞으로 계약을 수정해 일정 가격 이하로는 공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하는데, 음…… 그럼 매출이 더 줄겠죠.
그런데 램시마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요? 트룩시마나 허쥬마도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헬스케어는 점점 더 등골이 휘겠죠. 셀트리온에게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헝가리법인이 다시 주역으로 등장했습니다.
헝가리법인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헝가리법인의 존재가 부각된 것은 2013년 이후 5년 만이네요. 헬스케어 매출의 80%가 헝가리법인에 대한 것이었죠. 그때는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았습니다만, 헝가리법인은 매출이 없었습니다. 헬스케어 매출의 80%가 허수였던 겁니다.
아래 그림은 헬스케어의 연결기준 매출채권과 개별기준 매출채권입니다. 연결기준 매출채권에는 외부고객에 대한 것만 포함이 되겠죠. 개별 매출채권에는 헝가리법인에 외상 판매한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결과 개별의 차이는 곧 헝가리법인에 외상 판매한 의약품 중 헝가리법인에 재고로 남아있는 것이 됩니다. 2016년끼지 거의 없다가 2017년부터 늘어서 지난해 말 현재 3000억원 정도 되네요.
올해 3월말에는 매출채권이 확 줄었습니다. 지난해에 400억원 가량, 올해 1분기에 40억원 가량 매출채권을 양도한 게 있고 일부 대손충당금을 쌓은 게 있습니다만, 아주 정확한 계산이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무시를 하면, 올해 1분기에 2000억원 가량의 회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헝가리법인의 재고는 2200억원 가량 되나 봅니다. 지난해 말보다 약간 줄었습니다
헬스케어가 헝가리법인에게서 받아야 할 채권은 지난해 말 현재 4850억원, 올해 3월말 현재 3700억원 정도입니다. 대부분 매출채권이라고 보면 됩니다. 올해 약 1150억원 가량 줄었네요. 그래도 여전히 2007년말 대비 크게 늘어난 겁니다.
헝가리법인은 대체 무슨 돈으로 1000억원 이상을 갚았을까요? 헝가리법인의 지난해와 올해 매출이 현금매출이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말입니다. 혹시나 싶어 찾아 보니 헝가리법인이 산업은행 유럽법인에게서 1000억원 정도를 차입한 게 있습니다. 아무리 유럽 총판의 지위에 있다고는 하지만 판매창구에 불과한 헝가리법인이 1000억원씩이나 빌릴 이유가 무얼지 자못 궁금합니다.
이제 왜 다시 헝가리법인에 의존해야 하는지 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셀트리온의 분기별 제품믹스입니다. 연결 기준이라 셀트리온제약의 매출도 들어가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램시마 매출이 사라집니다. 헬스케어에 더 이상 팔지 않은 거죠. 대신에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비중이 크게 늘어납니다. 3분기에는 트룩시마가, 4분기에는 허쥬마가 매출의 주인공이 됩니다.
일반 제약사하고는 많이 다르죠? 어떻게 분기별로 제품별 매출이 극과 극을 오갈 수 있겠습니까? 정상적인 판매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셀트리온이 전략적인 차원에서 헬스케어에 분기별로 보낼 제품과 물량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봐야겠죠.
제품 믹스의 변화와 함께 헝가리법인에 대한 의존도가 급상승합니다. 아래 두 개의 그림이 있는데 위에 것은 헬스케어(연결)의 매출구성이고, 아래는 헝가리법인의 매출 구성입니다.
2018년 헬스케어(연결)의 트룩시마 매출은 1085억원입니다. 그런데 헝가리법인의 매출은 1689억원이나 되네요. 이건 말이 안 되는데…… 헝가리법인도 유럽의 자회사들과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어서 1689억원이 내부매출일 리가 없거든요. 사업보고서에는 변동대가로 인식된 금액이 매출에서 차감되었다고 하는데, 그걸 감안해도 1689억원보다 적으니 이것도 이유가 안됩니다. 이유를 전혀 모르겠으니, 그냥 트룩시마 매출은 전부 헝가리법인이 한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죠.
허쥬마 역시 2018년 헬스케어 연결 매출이 1693억원인데, 헝가리법인이 1380억원어치를 팝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죠.
정리를 해 보면, 램시마는 가격이 급락한 이후 매출이 매우 저조한 상황입니다. 셀트리온도 헬스케어에 공급을 크게 줄였습니다. 판매가 안 되는 건지, 판매를 안 하는 건지는 회사만이 알겠죠. 다만, 헬스케어 재고자산 중 상당 부분이 아니 대부분이 램시마일 겁니다.(셀트리온의 트룩시마와 허쥬마 총 매출액이 7000억원 조금 넘는데, 헬스케어 재고는 1조7000억원이나 되니까). 그거 다 어떻게 할 지 모르겠네요.
헝가리법인은 2013년 상황으로 돌아갔습니다. 트룩시마와 허쥬마 재고가 빠르게 쌓이고 있습니다. 헝가리법인이 빨리 팔아주지 않으면 헬스케어는 또 차입금과 유상증자로 셀트리온에 물건 값을 줘야 할 지도 모릅니다.
누구를 위한 사전 판매인 걸까요.
그것 말고 눈여겨봐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제품믹스에 램시마SC가 등장합니다. 아직 판매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시중에 판매가 불가능한 제품이죠. 셀트리온 전체 분기매출의 23%나 됩니다. 대략 500억원 되겠습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를 미리 판 것에 대해 올해 유럽에서 최종 허가를 받을 테니 판매 준비를 위해 미리 공급한 것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헬스케어는 아직 팔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헝가리법인의 장부에 재고자산으로 들어가 있지 않을까 짐작됩니다.
재읽사의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유럽 시장에 빨리 공급하고 싶으면 물건만 갖다 놓으면 되잖아요. 스탠바이 시켜 놓고 유럽에서 판매 승인이 떨어지면 그때 매출로 올려도 될 텐데, 왜 굳이 헬스케어에게 짐을 넘겨 놓는 걸까요. 안 그래도 허덕허덕하고 있고만.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셀트리온 몸통의 실적이 중요한 건가요?
2013년은 램시마가 유럽 판매승인을 받은 해입니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램시마 매출은 그 전부터 발생을 합니다. 헬스케어에 팝니다. 그리고 2013년에는 헬스케어가 헝가리법인에 대규모 물량을 넘기죠. 실제 외부매출이 가능하기 전에 셀트리온이 헬스케어와 헝가리법인에 물량을 넘겨 매출을 만드는 일이 5년 만에 재등장한 겁니다.
셀트리온과 헬스케어의 합병 가능성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만, 재읽사는 당분간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회사가 합병을 하면 그 재무제표는 두 회사를 연결한 재무제표와 거의 같습니다. 그런데 두 회사를 연결하면 매출이 반드시 줄어듭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말입니다. 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이 셀트리온의 재고자산이 되고, 셀트리온의 매출채권은 재고자산으로 복귀합니다. 헬스케어의 재고자산에 포함된 이익은 없던 일로 되고요.
어떤 언론은 두 회사가 합병하면 공룡 바이오업체가 등장한다고 보도했던데, 지금 상황에서는 거꾸롭니다. 과연 합병을 서두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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