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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출신 3인방의 매출원가율을 비교해 봅니다. 로켓배송을 도입하며 기존 유통시장에 선전포고를 한 2015년 이후 쿠팡의 매출원가율은 꾸준히 80%를 넘습니다. 매출원가율이 높다는 것은 직매입 비중이 높다는 걸 의미합니다. 또 판매할 상품을 미리 대량 구매해 재고로 보관한다는 뜻입니다.
쿠팡이 2017년 오픈 마켓으로 전환을 했지만 여전히 기존의 전략이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겠죠. 전국적으로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대량 구매한 상품들을 보관했다고 주문을 받는 즉시 로켓 배송을 하며 속도전에서 경쟁자를 압도하겠다는 전략 말입니다.
티몬과 위메프 역시 2015년에 매출원가율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쿠팡의 전략에 맞불을 놓았던 것이죠. 그런데 위메프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2015년까지는 매출원가율이 쿠팡과 거의 같은 정도로 급상승하지만, 2016년 이후 다시 빠르게 낮아져서 2018년에는 28%에 불과합니다.
빠르게 전략 수정이 이루어졌다고 봐야 합니다. 쿠팡의 전략을 계속 따라하는 게 승산이 없다고 봤다거나, 따라할 수 없었다거나 둘 중 하나의 판단을 했겠지요. 앞서 언급했지만 위메프가 오픈 마켓으로 전환한 것은 2019년으로 3사 중 가장 늦지만 직매입 비중을 가장 먼저 낮추고 수수료 수익 중심으로 비즈니스모델을 바꾼 것은 위메프입니다.
티몬은 어중간합니다. 2015년까지느 위메프보다 덜 적극적으로 쿠팡을 따라가다가 이후에는 쿠팡과 위메프의 서로 다른 두 전략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형국입니다. 2018년 이후에는 쿠팡쪽으로 다시 기울었네요.
매출(직매입)을 중심으로 하느냐, 수수료(중개)를 중심으로 하느냐는 건 전혀 다른 전략의 선택의 결과입니다. 더 다양한 품목과 더 빠른 배송을 목표로 한다면 직매입(매출)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전국 곳곳에 물류 거점이 필요하고 배송 인력이 확충되어야겠죠. 그 만큼 더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쿠팡이 이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온라인 쇼핑 시장의 패권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죠. 누구보다 많은 품목을 누구보다 빠르게 배송하는 전략이 지속적으로 가능하다면 결국 승자는 쿠팡이 되겠지요.
전략의 변경은 또한 수익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2015년 이후 쿠팡의 매출액은 매년 급증을 반복하지만 영업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더 많은 품목과 더 빠른 배송은 그 만큼의 비용 부담을 주는 것이죠.
티몬과 위메프는 어떤가요? 2015년 대규모 손실을 접한 위메프는 직매입 비중을 낮추고 중개 비중을 높이면서 영업손실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배송속도에서 쿠팡과 경쟁을 포기하고, 다시 말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주도권을 포기하고 얻은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8년에는 매출액에서도 티몬에 뒤지게 되지요.
티몬은 또 중간에 있습니다. 2015년 크게 악화된 수익성이 오픈 마켓으로 전환한 2017년 이후 개선되지만 위메프처럼 큰 폭은 아닙니다. 매출원가율이 높아진 2018년에는 영업손실이 다시 커졌지요.
티몬이 성장과 수익성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성장과 수익성 모두 반만 취하고 반은 포기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쿠팡과 정면승부를 벌일 생각이 없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내친 김에 판매관리비와 영업손실의 규모를 3사 비교해 볼까요? 매출액과 매출원가율은 3사의 전략 차이를 설명하지만 그 자체가 각 사의 수익성을 나타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판매관리비가 각 사의 다른 전략이 빚어낸 비용 부담의 정도를 더 잘 알려줍니다.
쿠팡의 판매관리비는 거래액 증가에 비례해 크게 늘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도에 맞추어 영업손실도 커지고 있지요. 2018년 기준으로 판매관리비의 약 60%가 영업손실로 이어졌습니다. 쿠팡이 흑자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매출액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키워서 판매관리비를 충당할 수 있거나, 판매관리비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쿠팡의 선택은? 당연히 전자겠지요. 그게 통할지 말지는 논외로 하고요.
위메프는 2016년 이후 직매입 비중을 크게 낮추면서 3사 중 수익성이 가장 낫습니다. 물론 여전히 적자를 면치는 못하고 있지만 그 폭이 제일 적지요. 직매입이 불러오는 비용 증가의 나비효과를 피한 결과입니다. 티몬은 또 중간입니다. 판매관리비의 약 40% 정도가 영업손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 출신 3인방은 모두 '계획된 적자'를 주장했었지요. 공식적인 번복은 없었습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성장 정책은 재무제표에 어마어마한 결손을 남겼고요. 그러나 3사는 이미 다른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쿠팡은 '못 먹어도 Go!'를 외치며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질주를 하고 있고, 위메프는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상당부분 물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티몬은 쿠팡에 끌려가는 것인지, 물러나는 것인지 아직 확실치 않아 보입니다.
3사의 다른 전략의 출발은 '돈'에 있습니다. 적자를 감수하며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돈줄'이 필요하겠지요. 돈줄의 굵기와 성격은 회사가 그 돈을 어떻게 운영할 지를 결정하게 하거든요. 다음 편에 이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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