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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홀딩스컴퍼니가 대양금속의 최대주주가 된 건 2020년 4월입니다. 하지만 공현철 일가가 대양금속을 지배하게 된 시점은 에프앤디컨소시엄이 채권단과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한 2019년말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에프앤디컨소시엄은 대양홀딩스컴퍼니가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소화해 주는 조력자였으니까요. 에프앤디컨소시엄이 채권단으로부터 659억원에 대양금속을 인수하지만, 경영권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억원을 투자한 대양홀딩스컴퍼니가 가져갑니다. 공현철 일가는 2020년 이후 대양금속을 확실히 통제하고 있었던 셈이죠. 물론 그 대가로 에프앤디컨소시엄의 참여자들은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고 그 중에는 공현철 일가 회사인 지앤씨파트너스 등도 끼어 있었습니다.
공현철 일가가 접수한 대양금속의 재무부서는 바빠집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대대적인 자금조달이 줄을 이었거든요. 3년간 1000억원 가까이를 단기차입했고 800억원가량을 갚았습니다. 장기입으로도 600억원가량을 조달했죠. 전환사채도 6차례나 발행해 총 650억원이 유입됐습니다. 공모 발행은 없었고 모두 사모로 발행되었습니다.
14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이었고, 150억원은 원재료 매입이나 매입채무 상환 등에 사용할 운영자금이었습니다. 시설자금으로는 50억원이 책정되었을 뿐이고, 신사업 투자와 M&A용으로 발행된 게 310억원이었습니다. 대양금속이 신사업 투자를 한 건 영풍제지 인수뿐입니다. 1289억원이 들었죠. 1289억원 중 861억원은 인수차입금으로 마련했고 자기자금은 439억원이 들었는데, 그 중 영풍제지 인수 목적으로 발행된 150억원 외에 전환사채 발행자금이 투입된 게 없습니다. 따로 230억을 단기차입했죠.
영풍제지를 대상자로 지난해 12월 발행되었던 23회챠 170억원의 전환사채는 올해 전액 조기상환되었습니다. 지난 6월말 현재 미상환 전환사채는 239억원(액면기준)입니다. 18회차 20억원,19회차 4억원, 20회차 65억원, 그리고 21회차로 발행된 150억원입니다.
17회차 70억원은 2021년 일찌감치 전액 보통주 전환되었고, 18회차 60억원 중 30억원과 19회차 80억원 중 68억원이 지난해말과 올해 6월말 보통주로 전환되었습니다. 또 20회차로 발행된 120억원 중 85억원가량도 올해 6월말과 7~8월 보통주로 전환되었죠. 대양금속은 투자자들의 전환청구권 행사를 별도 공시하지 않았습니다.
전환사채 투자자 중 주요 주주로 공시된 곳은 없습니다. 발행된 전환사채가 다시 여러 곳으로 분산되었기 때문이라고 짐작이 됩니다. 150억원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한 앤디포스는 아직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전환사채는 이달 10일부터 전환청구기간이 시작됩니다.
대양금속은 영풍제지 인수자금 대부분을 차입금으로 조달한데다, 길어야 1개월 이내의 단기차입이 많았습니다. 차입금 돌려막기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그랬던 것인지, 처음부터 계획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영풍제지를 인수하자마자 일부 지분 매각에 나섭니다. 지난해 11월 엘제이에이치투자1호조합에 13.23%를 약 307억원에 팔기로 했죠. 엘제이에이치투자1호는 대양금속에 100억원의 인수자금을 빌려준 곳이었습니다.
일부 지분 매각의 잔금결제는 지난해 12월로 예정되었지만, 수 차례에 걸쳐 미루어지다가 올해 3월말에야 잔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 인수처도 다온투자조합(81.6억원), 제이케이투자조합(68.2억원)을 포함해 3곳으로 늘었습니다.
9월말 현재 대양금속은 영풍제지 지분 45%를 보유 중이었습니다. 그 중 31.82%가 560억원의 대출에 대한 담보로 잡혀 있었습니다. 골드스퀘어제일차주식에서 빌린 120억원의 차입금은 담보유지비율이 300%에 달합니다.
영풍제지 주가가 6일 연속 하한가를 친 지난 2일 대양금속 소유의 약 300만주(6.51%)가 처분되었습니다. 이날 주가 4010원을 감안하면 약 120억원에 달합니다.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농협은행, 대구은행 등 다른 채권자들은 아직 상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양금속은 이달 2일 피에이치2호조합을 대상자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주가가 연일 하한가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급전을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데, 영풍제지 인수에 쓰인 주식담보대출 추가 상환자금이거나 앤디포스가 보유한 22회차 전환사채 상환자금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난 8월 대양금속은 영풍제지에서 90억원을 차입했습니다. 영풍제지 보통주 2.2%를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전환사채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22회차 15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전환사채를 모두 상환할 수 있는 돈인데, 조기상환이 이루어졌다는 공시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상환을 했으나 공시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대양금속은 이 차입금에 대해 공시를 하지 않았습니다. 9월 27일이 변제일이었지만 당연히 상환 공시도 없습니다. 만약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영풍제지는 담보권을 실행해 회수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담보로 받은 주식을 2일 현재 주가로 환산하면 18억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대양금속의 최대주주 대양홀딩스컴퍼니도 거래 재개 이후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1.72%에 달했던 지분율이 2일 현재 23.28%로 하락했습니다. 남은 주식담보대출이 35억원 정도 있습니다. 담보권이 모두 실행된다고 해도 지분율의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양홀딩스컴퍼니가 최대주주가 된 후에도 대양금속은 매출이 증가하고 이익이 늘어나는 등 본업은 순항을 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80억원 정도에 불과했던 차입금이 지난 6월말 현재 821억원(전환사채 포함)으로 10배가 되었습니다. 대부분 영풍제지 인수 때문에 생겼습니다.
올해 대양금속의 실적은 급전 직하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3% 줄었고 영업이익은 98% 감소했습니다. 금융비용 급증으로 반기 적자전환했습니다. 검찰 수사로 최대주주의 시세조정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더 참담한 성적표를 받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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