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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오경원 콤비가 이끄는 그로우스앤밸류디벨로프먼트(이하 그로우스앤밸류)는 2012년 설립되었고, 홈페이지에는 투자조합을 구성해 스몰캡 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첫 투자조합은 2015년 만들어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설립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상장사의 주식이나 전환사채 등에 투자해 온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동안 투자한 기업들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무자본 M&A의 대상이거나 분식회계 또는경영자의 배임 및 횡령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기업이 꽤 여럿입니다. 최대주주 변경이나 상호변경이 이상할 정도로 잦은 기업도 상당 수입니다.
그 중 하나가 신라호텔제주에서 마제스타 카지노를 운영하던 제이비어뮤즈먼트입니다. 제이비어뮤즈먼트는 2015년 자회사인 마제스타를 흡수하고 상호도 마제스타로 바꾸죠. 마제스타는 횡령, 주가조작, 분식회계 등 자본시장 악질 범죄들의 백화점이었습니다. 마제스타의 서준성 대표도 2016년 코스닥기업 제이스테판(대표 이준민)과 중국 뉴화청여행사(대표 우성덕)이 마제스타 인수를 위해 구성된 NHT컨소시엄에게서 215억원에 달하는 용역수수료를 받고 이 과정에서 18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NHT컨소시엄에 인수된 마제스타는 2019년 상장폐지되었습니다.
제이비어뮤즈먼트(마제스타)를 둘러싼 지분 거래에는 자본시장의 뒷골목에서 활동하는 수 많은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로우스앤밸류와 관련된 인물들도 여럿 있습니다. 서준성씨가 제이비어뮤즈먼트를 인수하는 시점부터 살펴볼까요.
서준성씨는 2012년 9월에 현대디지탈테크의 주주인 한국전파기지국 및 신흥정보통신과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합니다. 이때 현대디지탈테크의 대표이사는 한국전파기지국 최대주주인 장병권씨였습니다. 서준성씨는 현대디지탈테크를 인수한 뒤 상호를 제이비어뮤즈먼트로 변경합니다. 한국전파기지국은 현 와이어블이고, 와이어블의 최대주주는 장석하•장병권 부자입니다.
현대디지탈테크를 매각한 장병권씨는 2013년 1월 코스닥 상장사 홈캐스트의 적대적 M&A에 나섭니다. 홈캐스트는 비록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분식회계 혐의로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인 이보선씨와 최승조부사장이 기소되었던 회사였습니다. 장병권씨는 장내매수를 통해 홈캐스트의 주식을 매입해 최대주주(11.38%)가 된 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하지만, 이보선씨측에 패해 이사진 입성에 실패합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을 장기전에 돌입하게 되고, 그해 12월 다시 주주총회에서 맞붙습니다. 이보선씨와 장병권씨가 각각 내세운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가 선임 경쟁을 하는데, 이때 이보선씨측 사외이사 후보로 나온 사람이 한솔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케이피앤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는 DCML(홍콩) 이사 이호준씨였습니다. 현 그로우스앤밸류의 주인이자 CBI와 DGP를 지배하고 있는 그 분입니다.
또 장병권씨는 이보선씨에 맞서 감사후보를 내세웠는데요. CBI와 DGP의 사내이사로 있는 장육씨입니다. 오경원, 이호준씨 그리고 성봉두 CBI 부사장과 함께 움직이는 팀의 일원이죠. 이호준씨와 장육씨는 홈캐스트 주주총회에서 적으로 만났지만 지금은 동료가 된 셈입니다.
홈캐스트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3년 3월 이보선씨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데요. 이때 상대가 방종복, 최해선씨입니다. 그런데 이 두분은 서준성씨가 장병권씨로부터 현대디지탈테크(제이비어뮤즈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도 등장합니다. 장병권씨 회사인 신흥정보통신은 서준성씨에게 팔고 남은 지분을 2012년 11~12월에 모두 매각하는데, 매수자가 바로 최해선씨와 방종복씨입니다. 두 사람은 이보선씨와의 홈캐스트 경영권 분쟁에서 장병권씨측에 섰던 분들인 겁니다.
서준성씨가 새로운 최대주주가 된 날 제이비어뮤즈먼트는 25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결정하는데요. 이때 10억원의 사채를 인수한 사람이 방종복씨입니다. 다음날 서준성씨는 대표이사가 되고, 사채발행대금 25억원이 입금됩니다.
홈캐스트의 경영권 분쟁에서는 장병권씨측에 섰고, 제이비어뮤즈먼트에서는 서준성씨의 재무적 투자자(FI) 역할을 한 방종복씨는 오경원•이호준씨의 그로우스앤밸류와도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2015년 그로우스앤밸류가 비덴트의 주식과 전환사채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그로우스앤밸류 1호, 2호 투자조합의 최대 출자자로 참여한 사람이 바로 방종복씨입니다.
서준성씨는 제이비어뮤즈먼트를 인수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순차적인 지분 매각에 나서는데요. 그 중 2014년 1월 서준성씨의 지분 75만주(약 24억원)를 매입한 곳이 바로 이호준씨가 이끄는 그로우스앤밸류입니다. 이호준씨는 2013년 12월에 홈캐스트에서 장병권씨 상대편인 이보선씨측의 사외이사로 나섰고, 다음달에는 서준성씨가 장병권씨 등으로부터 인수한 지분을 사주는 상대방이 된 셈입니다.
홈캐스트에서 장병권씨 우군 중 하나인 최해선씨는 장병권씨측 회사인 신흥정보통신으로부터 제이비어뮤즈먼트(마제스타) 지분을 매입한 것에서 역할이 끝나지 않습니다. 2019년 마제스타는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동차용 카페트 제조사 두올산업과 경영위임 계약을 체결하는데요. 이때 두올산업의 최대주주인 위드윈투자조합38호의 최대 출자자는 중국 회사 ㈜청풩이었고, 최해선씨도 이 투자조합의 주요 출자자였습니다.
홈캐스트 경영권 분쟁에서 정병권씨측에서 추천한 사내이사 중에는 신재호라는 분이 있습니다. ㈜청풩에 이어 위드윈투자조합38호의 최대 출자자가 되는 곳이 제이디알에셋인데, 이 회사의 자본금을 100% 출자해 설립한 사람이 신재호씨입니다. 두올산업(현 디아크)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였던 셈인데요. 2014년초 이보선씨가 홈캐스트 지분과 경영권을 엔오아이인터내셔날이란 곳에 넘긴 이후, 황우석 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조작 사건이 터지는데, 이때 대표이사가 신재호씨입니다. 당시 홈캐스트 임원이던 윤진석씨, 주요 주주이던 장병권씨 등과 함께 실형을 받았던 인물이죠.
두올산업(현 디아크)의 후신인 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에서 인적분할된 카나리오바이오엠의 최대주주 국도상사가 옛 제이디알에셋입니다. 신재호씨는 여전히 국도상사의 100% 지분 소유자이죠. 디아크로 이름을 바꾼 두올산업은 지난해 실제 주인이 누군지 논란이 분분한 휴림로봇이 인수했죠.
티에스넥스젠이라는 코스닥 상장사가 있습니다. 텔넷아이티-로이트-유비컴-경원산업-바이오싸인-위드윈네트웍-유아이엠엔터-에이치엘비파워 등으로 불리었던 아주 복잡한 과거를 지닌 회사인데요. 이 회사의 과거에 마제스타와 관련된 장면이 있습니다. 이 회사가 2014년 회생기업 신우를 90억원에 인수하는데, 신우는 당시 피혁제조업을 하는 유가증권 상장사였고, 지금은 쌍방울그룹 소속의 화장품 제조업체 제이준코스메틱입니다.
신우의 대표이사는 이준민씨인데, 이준민씨는 서준성씨가 현대디지탈테크를 인수한 뒤 꾸린 이사진에 들어간 회계사로, 나중에 서준성씨와 마제스타 공동대표가 됩니다. 2016년에는 제이스테판(현 에이루트)의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세미콘라이트와 마제스타를 인수하는데, 이 과정에서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서준성씨와 함께 구속됩니다. 지금은 신재호씨가 실질적인 최대주주인 카나리오바이오엠의 고문으로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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