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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와이디가 삼부토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시점이 지난 5월입니다. 이석산업개발, 휴스토리 외 4인으로부터 1,750만주를 (9.32%)를 1주당 4,000원씩, 총 700억원에 매입하기로 하죠. 계약 당시에는 디와이디가 750만주, 대양씨엔아이와 씨엔아이가 각각 500만주를 인수하기로 했는데 변화가 좀 있습니다. 디와이디에 800만주(4.26%), 대양디엔아이에 500만주를, 씨엔아이에 450만주가 배분되었습니다.


인수자금으로 디와이디는 320억원, 대양디엔아이는 200억원, 씨엔아이는 180억원이 필요한데요. 현재까지 디와이디가 300억원을 지급했고, 나머지 잔금 400억원(디와이디 20억원, 대양디엔아이 200억원, 씨엔아이 180억원)이 남았을 겁니다. 잔금은 당초 삼부토건 임시주주총회 개최일에 청산되기로 했죠.



삼부토건 임시주주총회는 이달 16일 열렸고,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을 포함해 정창래 디와이디 대표이사, 이응근 전 동문건설 부회장, 김세호 전 국방대학교 교수, 김재영 삼부토건 감사실장, 안희종 삼부토건 안전보건실장 등 6인의 사내이사가 선임되었습니다. 하지만 잔금 지급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시 11월 15일로 연기되었죠.


디와이디는 3월말 현재 현금성 자산이 10억원 미만이었습니다. 당장 현금화할 금융자산도 그리 많지 않았죠. 삼부토건 지분 취득자금 320억원을 자기자금과 유상증자로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3월 이후 유상증자는 운영자금 목적으로 6월에 한 차례 이루어진 100억원이 전부입니다.


그 와중에 경기도 포천에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며 부지 매입에 나섰습니다.7월에 7억2800만원이 부지매입비용으로 나갔고 이달 13일 17억5852만원 규모의 부지매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골프장 건설을 위한 자금지출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한 곳은 ㈜제이에스티엠이란 작은 회사와 그 회사의  최대주주인 봉유종씨, 그리고 드림에이지1호, 2호, 3호 조합인데, 이 3개의 조합은 이일준 회장의 회사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가 최대주주인 웰바이오텍이 17억, 17억, 16억원 등 총 50억원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디와이디를 위해 웰바이오텍이 지원에 나선 셈입니다.


제이에스티엠은 서울시 송파구에 소재를 둔 경비 및 경호 서비스업체인데 올해 7월 현재 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봉유종 외 2인이 주주이고, 자본금 3억원인데, 2019년까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었고 매출액이 2억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에 매출이 무려 14배 이상 늘어나 34억원에 육박하고, 11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립니다. 지난해엔 10억원의 매출과 2억여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자산총액 16억원의 회사가 되었습니다. 50억원 어치의 디와이디 신주를 자기자금으로 인수했을 것 같지는 않군요.


디와이디는 상반기 중 18억원의 적자를 냈고,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유입되기는커녕 26억원 가량이 빠져나갔습니다. 매출채권과 미수금 80억원 중 71억원이 대손처리되어 있습니다. 회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죠. 인수자금의 일부라도 내부창출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인수자금 조달을 이해 굵직한 자산매각이 이루어졌던 것도 아닙니다. 최대주주 이일준 회장은 연초에 5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지만, 1분기 중 대여금 30억원을 회수해 갔습니다. 이후 추가 증자는 없었고, 금융기관 등에서 대규모 차입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디와이디는 어떻게 삼부토건 인수자금 320억원 중 300억원을 치를 수 있었을까요. 바로 자기 전환사채의 재발행이었습니다.디와이디는 지난해 9월 7일 400억원의 전환사채를 조기상환했습니다. 이 때는 이일준 회장이 디와이디를 인수하기 전인 ㈜자안코스메틱 시절이었고, 조기상환한 전환사채는 발행한 지 5개월이 지났을 때 였습니다.


지난해 9월 7일은 ㈜자안코스메틱의 최대주주가 자안바이오㈜에서 유진엠피제일차㈜로 바뀐 날이기도 합니다. 자안바이오㈜가 발행한 사모사채가 기한이익 상실에 처하면서 자안코스메틱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있던 유진엠피제일차㈜가 담보권을 실행해 최대주주가 되었죠. 400억원의 전환사채는 그해 4월에 발행돼 메리츠증권이 전액 인수했던 것인데, 자안바이오의 기한이익 상실로 인해 강제 조기상환이 되었을 겁니다. 400억원은 자안코스메틱 자기자본의 2.3배에 달하는 너무 큰 돈이었습니다. 최대주주가 하루 아침에 날아간 것보다 더 큰 문제였을 겁니다.


.이일준 회장은 그로부터 1주일 후인 9월 13일 유진엠피제일차㈜의 소유 주식 전부(21.39%)를 1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하죠. 같은 날 자안코스메틱 이사회는 모처와 400억원의 자기 전환사채를 재매각하는 계약을 맺습니다. 하지만 당장 매입해가는 것은 아니고 계약금 4억원을 제외한 396억원을 올해 9월 13일 지급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잔금 지급일은 삼부토건 지분 인수를 전후해 수 차례 조정됩니다. 20억원은 지난 3월말에, 155억원은 4월에, 85억원은 5월에 각각 지급되었고 남은 잔금 136억원은 내년 3월에 치러질 예정입니다. 400억원 중 260억원이 올해 3~5월 중에 디와이디에 유입된 셈입니다. 디와이디는 삼부토건 구 주주들에게 5월 중 140억원을, 7월에 160억원을 중도금으로 지급했습니다. 자기 전환사채 재매각 자금 264억원이 재원이 되었을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디와이디가 재매각한 전환사채를 받아간 곳은 와이즈퍼시픽홀딩스라는 회사입니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오피스텔에 소재를 두고 있고, 2020년말 기준으로 자산총액 약 40억원인데 부채가 60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자력으로 400억원의 전환사채를 인수할 수 있는 곳은 분명 아닙니다.


이 회사가 인수한 전환사채는 전환가액 2,000원 짜리였습니다. 전량 주식으로 전환하면 2,000만주가 됩니다. 자금결제가 이루어져 와이즈퍼시픽홀딩스로 소유권이 넘어간 260억원어치만 전환해도 1,300만주가 됩니다. 지분율로 따지면 26.14%에 달합니다. 600만주를 가진 이일준 회장의 지분율은 12.07%로 희석됩니다. 최대주주가 바뀌게 되죠.


실제로 와이즈퍼시픽홀딩스로 넘어간 전환사채는 곧바로 주식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와이즈퍼시픽홀딩스가 최종 보유자라면 5% 지분 공시는 물론 최대주주 변경까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공시는 없습니다. 주식으로 전환되기 전에 이미 다른 여러 곳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와이즈퍼시픽홀딩스는 이일준 회장이 400억원의 전환사채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활용한 회사에 불과한 것이었죠.


이일준 회장은 이미 2018년부터 이 회사를 활용했습니다. 이 회장이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를 앞세워 웰바이오텍을 인수할 때, 대양디엔아이(당시 디에이에셋)과 함께 웰바이오텍의  281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20억원)한 곳이 와이즈퍼시픽홀딩스였습니다.


인수작업이 끝난 건 아니죠. 오는 11월 디와이디가 20억원,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가 380억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는 그 만한 자금력이 없는 회사입니다.200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대양디엔아이의 총자산은 지난해말 기준 111억원인데 부채는 438억원에 달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고 자산의 상당 부분은 웰바이오텍 등의 지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양디엔아이 지분 100%를 보유한 씨엔아이는 자산총액이 247억원이고 부채가 155억원인 회사입니다. 역시 웰바이오텍 지분이 가장 중요한 자산일 것입니다.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는 이달 21일 웰바이오텍 경영권 지분(7.01%) 전부를 올라이츠투자조합에 176억 여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중 39억원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주식담보차입 원리금을 상환해야 할 테니 손에 쥐는 건 130억~135억원 쯤일 것 같습니다.


웰바이오텍 매각은 삼부토건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서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여전히 200억원 이상의 추가 조달이 필요합니다. 웰바이오 지분 매각 대금이 들어오는 날은 웰바이오텍이 새로운 이사진 구성을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날인데 11월 10일로 결정되었습니다. 삼부토건 인수 잔금을 치르기 5일 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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