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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켐의 오정강 대표가 광무와 중앙첨단소재에 언제부터 투자를 생각했는지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은 엔켐의 코스닥 상장일정이 진행 중이던 2021년 10월중이거나 상장 직후로 보입니다. 당시 광무(전 릭스솔루션)는 사실상 공식적인 최대주주가 없는 사태나 마찬가지였고, 최기보 사단(?)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대대적인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이상연 대표가 이끄는 광무 경영진은 2021년 10월 28일 그해 3월부터 추진되던 65억원의 유상증자 납입자를 스트라타조합으로 교체하고, 다음날 다시 이사회를 열어 헤라파트너스를 납입자로 하는 50억원 유상증자와 씨에도어투자조합, 리앤리파트너스 등을 상대로 한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합니다. 스트라타조합의 유상증자 납입일이 11월 12일로 먼저였고, 헤라파트너스의 납입일이 12월 23일로 나중이었습니다. 모두 신설조합 또는 신설법인이었습니다.


스트라타조합은 예정대로 납입해 새로운 최대주주가 되지만 헤라파트너스의 납입은 수차례 미루어지다 2022년 6월 씨에도어투자조합과 어퓰런스투자조합으로 납입자가 교체되죠. 스트라타조합이 최대주주가 된 후 열흘만에 광무는 다시 한번 헤라파트너스를 납입자로 하는 1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합니다. 이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됐으면 2022년 2월 최대주주가 헤라파트너스로 바뀌었을 겁니다. 그런데 다시 열흘 후인 12월초 유상증자 납입자가 오정강 대표가 신규 설립한 아틀라스팔천으로 바뀌고, 8일만에 엑시옴파트너스로부터의 차입을 통해 증자대금 납입이 이루어집니다.


아틀라스팔천이 공식적으로 릭스솔루션의 최대주주가 된 것은 2022년 6월 특수관계자인 씨에도어투자조합과 어퓰런스투자조합의 유상증자 납입이 이루어진 다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2021년 12월 10일 100억원의 유상증자 납입이 이루어진 시점에 이미 아틀라스팔천이 최대주주였습니다. 지분율은 스트라타조합이 높았지만 단순투자 목적이었거든요. 스트라타조합은 2022년 12월과 지난해 3~4월에 보유주식을 조합원에게 전부 배정하고 주주명단에서 사라집니다.


 최대주주가 될 것처럼 변죽만 올렸던 헤라파트너스는 임지원씨가 대표이사였는데, 이 분은 최기보씨가 활용하던 회사 중 하나인 스카디홀딩스의 대표이사였고, 씨에도어투자조합의 대표조합원 역시 이분이었습니다. 스카디홀딩스를 설립한 건 엑시옴파트너스였고요.



2021년말 광무에는 엄청난 현금이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11월에만 유상증자로 65억원, 전환사채 발행으로 400억원이 유입됐고, 12월에도 아틀라스팔천의 유상증자로 100억원이 더해졌습니다. 2022년 1월에는 씨에도어투자조합의 38회차 전환사채 100억원의 납입이 이루어졌습니다.


광무가 풍부한 현금으로 한 첫 작업은 오정강 대표가 설립했다가 이승철씨 등에 매각한 엠아이팜제천에 100억원을 출자해 지분 98.04%를 취득한 일입니다. 아틀라스팔천의 유상증자 납입이 이루어진지 열흘 만입니다.


엠아이팜제천은 자본금 2억원의 회사였고 2020년에 매출 14억원, 2021년에 매출 17억원을 기록한 2차전지 원료 제조업체였죠. 그런데 2022년 엠아이팜제천을 합병하면서 광무에 새로 생긴 2차전지소재부문의 매출은 539억원을 기록합니다. 엠아이팜제천 시절보다 30배 이상 늘어난 셈입니다. 63%가 수출이었습니다. 어디서 매입해 어디로 판매했는지 전혀 공개가 되지 않지만, 내수는 엔켐 국내법인, 수출은 엔켐 해외법인을 향한 것이라고 짐작하는 게 억측은 아닐 겁니다.


2차전지 부문의 가세 덕분에 광무의 매출액은 2022년 782억원으로 400% 이상 급증했죠. 덕분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의 개가를 올렸죠. 그런데 지난해 광무는 24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2차전지 사업부문의 상품매출이 132억원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죠. 영업이익도 다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광무는 원자재값 하락을 지난해 매출 감소의 이유로 언론에 설명한 모양입니다. 모 언론이 그렇게 보도하면서 매출감소를 착시효과라고 했더군요. 지난해 리튬염 가격이 80% 이상 하락했으니 말이 되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리튬염 가격이 하루 아침에 80% 떨어진 게 아니고 연중 내내 하락했거든요. 연평균 가격으로 따지면 대략 50% 정도 떨어졌습니다. 가격하락과 판매량 감소가 함께 발생한 걸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광무의 2차전지 소재 매출은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2022년에는 3분기에 국내 매출의 대부분이 이루어졌고, 4분기에 수출이 집중됐습니다. 지난해에는 국내 매출이 1분기 38억원으로 끝났고, 수출은 3분기에 95%가 집중됐죠. 수출과 국내 판매 모두 지난해 4분기 이후에 실적이 전혀 없습니다. 매출의 지속성을 찾기 어렵습니다. 전체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사업인데도 말이죠.


광무가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위해 지분을 인수한 회사가 지난해 5월 중앙첨단소재(당시 중앙디앤엠)와 올해 2월 이피캠텍입니다. 중앙디앤엠에는 약 15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0.41%의 지분을 갖게 됐고, 이피켐텍은 약 194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0%의 지분을 취득했죠. 이때 중앙디앤엠은 이미 오정강 대표의 아틀라스팔천이 최대주주가 되어 있었죠.


아틀라스팔천은 지난해 2월 중앙디앤엠의 1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해 25.68%의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됩니다. 증자대금 전액은 오정강 대표에게서 차입하죠. 오 대표가 아틀라스팔천에 증자 대신 대여를 선택한 것은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뜻일 겁니다. 아틀라스팔천의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다면, 다른 곳에서 빌려서 갚아야 하겠죠.


광무가 중앙디앤엠에 150억원을 출자하면서 2021년 6월 상지카일룸(현 상지건설)이 보유한 전환사채를 광무가 만기전 취득하면서 사라졌던 광무-중앙디앤엠-상지카일룸의 지분 관계가 다시 생겼습니다. 중앙디앤엠은 건축자재사업과 통신장비업으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였는데, 광무는 2차전지와 전혀 무관한 회사의 지분을 원자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전략적 제휴 차원으로 지분을 인수한다고 했죠.



엔켐도 시차를 두고 중앙첨단소재에 자금을 공급합니다. 지난해 7월 중앙첨단소재가 발행한 22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취득했죠. 원재료 내재화와 수급 안정을 위해 중앙첨단소재와 전략적 사업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게 엔켐의 취득 명분이었고, 중앙첨단소재는 합작법인의 제조시설 구축을 위한 투자자금으로 220억원 전액을 사용하겠다고 했죠.


이 즈음에 중앙첨단소재가 투자한 합작회사라면 엔켐과 지분을 50%씩 나누어 갖고 있는 비상장사 이디엘뿐입니다. 지난해 5월에 50억원을 들여 엔켐과 각각 50%씩 투자해 2차전지 소재인 리튬염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했죠.


광무의 출자 이후 중앙디앤엠은 주주총회를 열어 상호를 중앙첨단소재로 바꾸었고, 곧바로 대규모 2차전지 소재 공급계약을 맺는데, 그 상대가 광무가 아닌 엔켐입니다. 엔켐의 국내법인에 약 60억원, 미국법인에 약 53억원 등 총 113억원 상당의 리튬염을 공급하기로 합니다. 중앙첨단소재 2022년 매출의 30%가 넘는 대규모 계약이었죠.


중앙첨단소재는 2차전지와는 무관한 회사였고 심지어 아틀라스팔천과 광무가 투자가 이루어진후에도 정관에 2차전지 사업을 목적사업으로 추가하지 않고, 사업보고서에만 리튬염 유통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을 뿐입니다. 아마도 엔켐과 합작회사인 이디엘에서 리튬염을 공급받아 엔켐에 공급할 생각이었나 봅니다.


엔켐으로의 리튬염 공급기간은 8~12월까지였지만 올해 3월말로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지난해 중앙첨단소재의 2차전지 소재 매출은 고작 1억32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당연히 자체 생산이나 가공이 아니라 제3의 회사에 외주를 맡겨 매입한 뒤 엔켐 미국법인에 공급했습니다.


올해 3월말로 중앙첨단소재와 엔켐이 맺은 공급기한이 끝났습니다. 그러나 중앙첨단소재의 올해 1분기 2차전지 소재 매출은 전무합니다. 엔켐 미국법인에 대한 공급계약은 다시 5월말로 연장되었고, 엔켐 국내 법인과의 공급계약은 4개월째 후속 조치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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