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의 기사는 작성 후 최소 1주일 경과된 시점에 무료 공개되고 있음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코엑스 크라운관에 LED형 스마트글라스를 장착한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화제를 모았던 중소기업이 있습니다. 혜성처럼 등장해 코스닥시장에서 스타로 떠올랐던 이 회사는 갑자기 몰락합니다. 1000억원을 눈앞에 두었던 매출이 뚝 끊기고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아 치우더니, 지난 2022년 결국 상장폐지되었습니다.


지스마트글로벌이라는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지스마트였고, 지스마트가 생산하는 스마트글라스를 지스마트글로벌이 유통하는 구조였습니다. 100억원을 지급하고 스마트글라스의 독점판매권을 갖게 된 지스마트글로벌은 국내시장에서는 직접 사기업 또는 공기업에 판매했고 해외에는 G-Smatt America, G-Smatt Japan 등 계열사를 통해 수출했습니다.



지스마트글로벌의 최대주주는 2014년 3월까지 제주반도체였는데, 지스마트와 지스마트의 대표이사 이호준씨가 주식양수도계약으로 지분을 매입한 뒤, 지스마트가 이호준씨의 지분을 일부 매입해 최대주주가 되었죠. 이호준씨는 무궁화신탁의 최대주주 오창석 회장이 가족회사인 나반홀딩스를 통해 인수한 무궁화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의 전신인 유씨아이에 자신이 설립한 신약개발회사 바이오엑스를 매각한 인물입니다. 지스마트글로벌이 한창 주가를 올릴 때 검찰수사관 출신 이성락씨가 지스마트의 최대주주인 김지연씨로부터 약 4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매입하며 투자자로 등장합니다. 이호준씨에 이어 바이오엑스의 대표이사가 되었고, 샌드크래프트에 105억원을 빌려주어 코스닥 상장사 퀀타피아를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이죠.


이호준씨는 지스마트의 2대 주주인 동시에 대표이사였고, 지스마트글로벌의 대표이사도 맡았습니다. 모자 관계인데다 대표이사가 동일인인 두 회사는 각각 생산과 유통을 전담하고 있어 마치 합병 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처럼 절대적인 상호 의존관계에 있었습니다.


지스마트글로벌은 2018년 갑자기 매출이 급감하고 대규모 적자를 시현합니다. 2019년에는 지스마트와의 독점판매권 계약이 공동판매권으로 바뀌면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지리멸렬합니다. 금방이라도 1000억원을 돌파할 것처럼 보였던 매출액은 2년만에 100억원대 초로 떨어지고 적자규모는 매출의 7배에 달하게 됩니다. 회사는 순식간에 자본금 잠식에 빠지고 3년 연속 감사의견을 거절당한 후 지난 2022년 상장폐지되었습니다.


사실 스마트글로벌 사업을 시작하면서 보여주었던 지스마트글로벌의 화려한 성장은 빛좋은 개살구였습니다. 장부상으로는 매출과 이익이 쌓이는 것 같았으나 대부분 매출이 외상으로 판매한 것이었고 외상값은 제대로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2019년말 현재 회사 자산의 절반 이상이 매출채권이었고 현금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지스마트의 최대 고객은 코리아네트웍스라는 렌탈업체였습니다. 지스마트글로벌이 지스마트로부터 매입한 제품을 코리아네트웍스에 판매한 후 매출로 인식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판매시 10~15%만 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받고 나머지 80%는 코리아네트웍스에서 렌탈 수익이 발생하면 일부를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2017년 코리아네트웍스향 매출비중은 61.3%에 달했습니다. 매출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말 82.8%까지 치솟았습니다. 2016~2017년 매출이 주로 코리아네트웍스향 장기 외상매출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코리아네트웍스는 지스마트글로벌과 거래를 튼 후 자산규모와 매출이 급성장합니다. 2016년 2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8년에는 768억원까지 늘어나죠. 다만 부채비율이 매우 높았는데, 지스마트글로벌에 대한 매입채무 때문이었습니다.


코리아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이윤희라는 분이었는데, 2018년 11월에 지스마트가 지분을 취득하면서 2대 주주(30.51%)로 등극합니다. 지스마트는 코리아네트웍스에 약 125억원의 거금을 빌려주었고 차입금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코리아네트웍스 지분을 취득하기 두달 전 지스마트는 지스마트글로벌 지분 전부를 435억원에 트리니트 외 4인으로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지스마트가 지스마트글로벌을 처분하고 코리아네트웍스로 갈아탄 셈입니다.


트리니트 외 4인은 구주를 매입하는 재무적 투자자 역할이었고 지스마트글로벌의 새로운 주인은 126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제이에스홀딩컴퍼니라는 자본금 1000만원짜리 회사였습니다.



지스마트글로벌 매각 당시 지스마트의 대표이사는 여전히 이호준씨였고, 지스마트글로벌의 대표이사는 이기성씨였습니다. 이호준씨는 사내이사 중 한명이었습니다. 매각 후 이호준씨와 이기성씨는 지스마트글로벌을 떠났습니다. 이기성씨는 지스마트글로벌 이전에 지스마트의 스마트글라스 국내 독점판매권을 갖고 있던 지스마트의 또 다른 자회사 지스마트코리아의 대표이사였고,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 화천대유의 분양대행사인 ㈜더감의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입니다.


상장사인 지스마트코리아와 독점판매계약을 맺은 기간 지스마트는 업황침체기였던 2018년을 제외하고는 매출이 비교적 견조하게 증가했고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지스마트글로벌에서 부사장으로 경영지원을 총괄했던 김경래씨는 2019년 지스마트의 대표이사에 취임했고, 샌드크래프트가 퀀타피아를 인수할 수 있도록 자금을 제공했던 검찰수사관 이성락씨는 지스마트의 해외영업담당 등기이사로 선임되었습니다.


지스마트가 지스마트글로벌 지분을 매각한 후, 지스마트글로벌이 취득한 주식이 있습니다. 미국 신약개발업체 온코펩을 처음 인수한 바이오닉스진(현 세토피아)입니다. 2018년 3월에 바이오닉스진의 최대주주가 된 서울생명공학(씨티유글로벌로 상호변경)은 곧바로 온코펩 인수에 나섰고, 같은 해 9월에 바이오닉스진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려다 실패한 후 일부 지분을 지스마트글로벌에 매각합니다. 또한 대전브릭스라는 회사에서 10억원을 주식담보로 차입했고, 바이오닉스진 전환사채를 케이케이홀딩스라는 곳에 매각했죠.



대전브릭스는 지스마트글로벌의 경영권 지분을 매입한 트리니트의 10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였습니다. 바이오닉스진이 온코펩 인수 후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자 교환사채를 인수하며 투자자로 나서기도 했죠. 케이케이홀딩스도 트리니트와 함께 지스마트글로벌 지분 매입에 나섰던 재무적 투자자였습니다.


트리니트(용산홀딩스로 상호변경)는 당초 지스마트글로벌의 경영권을 가진 최대주주가 될 계획으로 지스마트와 경영권양수도계약을 맺었으나, 특정한 변수가 발생해 계약을 포기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지스마트글로벌의 대표이사가 된 이주석씨가 제이에스홀딩컴퍼니를 통해 트리니트의 최대주주가 되어 계약을 진행했고 주식양수도계약이 종결되기 직전인 2019년 1월 지스마트글로벌 신임 이사인 전준수 이사가 트리니트를 인수했죠.


서울생명공학은 온코펩을 담은 바이오닉스진을 마인드크립션이라는 곳에 매각하려다 실패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바이오닉스진을 인수한 한류뱅크는 회사 이름을 한류에이아이센터로 바꾸고 온코펩 지분을 매각합니다. 그 온코펩 지분을 사들인 곳은 지스마트글로벌 지분을 매각한 지스마트의 최대주주 이호준씨가 음식 쓰레기로부터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할 목적으로 설립한 바이오엑스였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