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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재 판매가 끊기면서 광무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갔고 다시 영업적자로 전환되었습니다만, 순이익은 역대급인 92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메리츠증권과 맺은 총수익스왑(TRS)에서 대규모 정산이익이 발생한 덕을 봤습니다. 또 지난해 중앙첨단소재에 150억원을 유상증자하면서 취득한 주식의 가치가 크게 올랐죠.



광무는 지난해 5월 중앙첨단소재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당 1653원으로 약 302만4000주를, 주당 2325원에 430만주를 각각 인수했습니다. 같은 날 주금 납입이 이루어졌고, 상장일도 같지만 신주 발행가액이 크게 차이가 나는데요. 두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사회 날짜가 약 한달 반가량 간격이 있어 기준주가가 달라졌습니다.


실적만 보면 중앙첨단소재의 주가 상승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억원 가까이 줄어든 37억원(연결 기준)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두 배 이상 많은 25억원에 달했죠. 분기 순손실은 무려 125억원에 달합니다. 자본금이 395억원이고 자본잉여금이 1136억원이니 조금의 오차를 허용하면 주주가 그동안 납입한 자본이 1530억원 정도 된다는 건데 결손금이 무려 1281억원입니다. 납입자본 대부분을 까먹은 회사라는 뜻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첨단소재 주가는 최근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주간 무려 60% 이상 오르며 지난 24일 7800원까지 올랐죠. 지난해 아틀라스팔천으로 최대주주가 바뀌고 광무와 엔켐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대금 납입이 이루어지면서 현금이 풍부해졌고, 무엇보다 엔켐과 합작해서 2차전지 소재업에 진출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봐야겠습니다. 어쨌든 중앙첨단소재의 주가 상승 열기가 조기에 식지 않는다면, 2분기 광무의 순이익에도 반영될 것입니다.


하지만 엔켐의 자본이 투입되고 합작 상대가 됐다고 해서 중앙첨단소재가 그 동안의 부실을 털고 2차전지 소재업체로 완전히 탈바꿈할 수 있을 지는 좀 더 두고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중앙첨단소재가 지난해 엔켐과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공급실적은 1억 3200만원에 그쳤고, 올해 1분기에도 관련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죠. 엔켐과 합작사업인 이디엘이 예정대로 가고 있지 않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중앙첨단소재는 엔켐의 전환사채 인수로 마련한 220억원 전액을 지난해 합작법인의 제조시설 확충 등에 사용할 예정이었습니다. 50억원을 설립자본과는 별도의 자금이죠. 하지만 지난해 추가 투자는 엔켐과 함께 각각 45억원의 증자뿐이었습니다. 아마 45억원씩 대여했다가 자본으로 전환한 모양입니다. 당연히 이디엘은 올해 1분기까지 아직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중앙첨단소재의 리튬염 매출도 없겠죠.


메리츠증권은 엔켐 오정강 대표의 중요한 사업 파트너라고 할 수 있죠. 엔켐 상장 직후 발행한 대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 인수자 중 하나이기도 하고, 아르케피에스창인과 브라만피에스창인 등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을 장외매입해 엑시트를 도와준 곳이기도 합니다.


아틀라스팔천가 광무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도 메리츠증권의 도움이 있습니다. 아틀라스팔천은 보유 광무 주식 전량을 금융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107억원을 차입하고 있는데, 50억원을 메리츠증권에서 차입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틀라스팔천이 엑시옴파트너스에서 광무 인수자금을 차입했는데, 그게 메리츠증권과 상상인저축은행 등에 넘겨진 모양입니다.


광무는 지난해 6월 13일 메리츠증권과 엔켐 보통주 70만주를 대상으로 1년간의 TRS 계약을 맺었고, 6월27일 다시 50만주를 대상으로 1년간의 2차 TRS계약을 체결합니다. 6월13일은 엔켐의 당시 최대주주이던 아르케피에스창인과 브라만피에스창인의 보유 주식 70만주를 메리츠증권이 장외매수한 날이고, 6월27일 역시 아르케피에스창인과 브라만피에스창인 보유 주식 50만주를 메리츠증권이 장외매수한 날이죠.



광무가 메리츠증권과 TRS 계약을 맺은 엔켐 주식은 결국 창투 주주들이 보유했던 120만주였습니다. 오정강 대표는 엔켐 창투 주주들의 엑시트를 아틀라스팔천을 통해 인수한 광무를 통해 해결한 셈입니다. 물론 그 대가로 광무는 1분기에 역대급 순이익을 얻었죠.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6월 13일 1차 장외매수 때 460억원, 6월27일 2차 장외매수 때 307억원을 각각 투입했습니다. 광무는 TRS 계약과 함께 담보로 각각 180억원과 140억원을 메리츠증권에 입금합니다. 양사는 메리츠증권이 엔켐 주식을 매각할 때마다 매각차익의 70%를 정산하고, 만약 매각가격이 매입단가보다 낮아 손실이 발생하면 광무가 메리츠증권에 보전해 주기로 합니다.


올해 엔켐 주가가 크게 오르자 메리츠증권은 본격적으로 매도를 시작했죠. 메리츠증권은 자체적으로 장내매수한 주식 30만여주를 포함해 약 150만여주를 매입했는데, 지난해말까지 약 9만2000주를 팔았고, 올해 1분기에 82만여주를 처분했습니다. 지난해 처분가액은 64억5000만원에 그치지만 올해 1분기에는 1116억원에 달합니다. 올해 1분기 평균 매각단가가 13만5700원 정도입니다.


TRS계약 대상 주식 중 2차분 50만주는 올해 1월 10일까지 전량 매각이 완료됐고, 1차분 70만주 중 일부도 매각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2차 TRS계약은 종료됐고 1차 TRS계약 대상주식은 46만주로 줄었습니다. 광무는 지난해 TRS계약에서 12억원의 파생상품거래이익과 61억원의 파생상품평가이익을 얻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191억원의 파생상품거래이익과 478억원의 파생상품평가이익을 계상할 수 있었죠.



메리츠증권은 엔켐 주가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던 4월에도 27만여주를 916억원에 매각했죠. 평균 매각단가가 33만원이 넘습니다. 4월 12일 이후 매각이 중단됐는데, 메리츠증권이 아직 보유하고 있는 22만4276주 중 22만주가 광무와 TRS계약이 돼 있고, 계약 종료일이 6월 13일이니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매물로 출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물로 나오지 않고 계약도 연장되지 않는다면, 광무가 그 주식을 가져가겠죠.


2차분 50만주의 TRS계약이 정산되면서 광무는 약 96억원의 수익금을 메리츠증권으로부터 받았습니다. 광무가 받을 정산수익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1차분 70만주의 본격 매도가 올해 1분기에 훨씬 더 높은 가격에 이루어졌고, 현재 주가가 여전히 30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으니 2분기에도 광무는 추가로 TRS관련 이익을 손익계산서에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계약이 종료되면 훨씬 많은 정산수익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리츠증권이 남은 20만주를 30만원에만 매각해도 600억원이 되니 TRS 대상 주식의 총 매각액은 어림잡아 2500억원에 달할 것 같습니다. 매입가를 차감하면 1700억원가량의 이익이 나는 셈이고 70%를 정산받으면 약 1200억원의 엄청난 이득이 나게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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