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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 테마주 씨씨에스의 무자본 M&A에서 시작한 시리즈가 웰바이오텍을 거쳐 디와이디와 삼부토건까지 왔습니다.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에서 2년 전 다루었던 기업들이죠. 공교롭게도 웰바이오텍, 디와이디, 삼부토건은 동시에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했고, 웰바이텍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대상이 되었습니다.


디와이디와 삼부토건의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나올 가능성과 그로 인한 상장폐지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사전 조치인지 모르겠지만, 삼부토건은 최대주주인 디와이디를 제3자로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이달(4월) 11일 실시할 예정입니다.



삼부토건이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는 재무구조 개선입니다만, 사실 150억원은 언발에 오줌 누기 격입니다. 외부감사 전 재무제표라서 100% 믿기는 어렵지만, 2022년말 738억원이던 결손금이 지난해말 1935억원으로 크게 높아졌는데요. 삼부토건이 지난해 12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죠.


그로 인해 지난해말 자본총계는 1,095억원으로 자본금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으로, 약 46%의 자본잠식 상황입니다. 감사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잠식률이 더 높아질 수도 있겠죠. 150억원의 유상증자(액면가 1000원)를 하더라도 자본총계는 1,245억원으로 커지지만, 여전히 42%의 자본잠식을 면하지 못합니다. 부채비율도 439%에서 386%로 개선 폭이 크지 않습니다.


지난해말 기준 삼부토건의 차입금(외부감사 전, 개별 재무제표)은 1762억원(리스부채 포함)가량인데, 255억원을 제외하고는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성차입금입니다. 하지만 보유 현금은 193억원에 불과하고 바로 현금화할만한 금융상품도 별로 없습니다. 1,500억원에 가까운 공사미수금 등이 원활히 회수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팔 수 있는 자산을 대대적으로 매각하거나 유상증자와 신규차입으로 갚아야 합니다.


삼부토건의 차입금 중 상당부분은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 등에서 10%의 높은 이자로 빌린 것이고, 지난해 6월 상상인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발행한 299억원 규모 전환사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환사채는 올해 6월 30일부터 전환청구 또는 매달 중도상환청구가 가능합니다.


삼부토건 입장에서는 올해 6월말 이후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최선이고, 상상인저축은행 입장에서도 삼부토건이 매매정지되거나 상장폐지되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시장에서 매각하는 회수의 길이 사라지니 좋을 게 없습니다.


삼부토건과 디와이디는 모두 8일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인데, 아직 감사를 종료하지 못한 이유가 감사자료의 미제출 때문이라 감사의견 거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만약 삼부토건 또는 삼부토건과 디와이디 모두 의견거절이 나올 경우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이루어질 지 장담할 수 없겠죠.


그런데 디와이디는 삼부토건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까요? 디와이디 역시 감사를 받지 않은 재무제표를 지난달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첨부했는데요. 회사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관계회사인 삼부토건을 위해 나설 처지가 아닌 듯 보입니다.


회사의 결산에 의하면 디와이디는 18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127억원의 결손이 생겼습니다. 2022년말 결손금이 370억원이었으니, 결손이 줄어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난해 1분기에 자본잉여금을 덜어내 결손보전에 사용했거든요. 그런데 불과 1년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결손기업이 되었습니다.


디와이디에게 삼부토건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자산 769억원 중 대부분인 567억원이 삼부토건 주식이고, 대부분 차입금 역시 삼부토건 인수와 관련되어 있으니까요. 삼부토건의 상장 유지가 디와이디에게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삼부토건 인수 영향으로 디와이디의 차입금은 1년간 2억원에서 310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지난해말 보유 현금은 6억원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차입금 중 100억원은 삼부토건 주식을 상상인증권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담보대출이고, 100억원은 삼부토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웰바이오텍을 대상으로 발행한 전환사채(5회차)였습니다. 디와이디가 올 들어 지난 3개월 동안 큰 수익을 올린 게 아니라면 삼부토건 자본확충에 나서기는커녕 자체 유동성 보강을 서둘러야 할 입장으로 보여집니다.



디와이디는 지난 2월에 삼부토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웰바이오텍을 대상으로 1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요. 지난해말에 상상인저축은행 등을 상대로 금리 18%의 1년짜리 사모사채를 발행해 그 전환사채(5회차)를 만기전 취득해 상환했습니다. 또 올해 2월에는 행사가액 676억원인 신주인수권부사채 250억원어치를 공모발행해 200억원을 상상인증권의 주식담보대출과 지난해말 발행한 사모사채를 갚았죠.


1년만 잘 버티면 신주인수권부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주식 전환이 이루어지면 디와이디는 차입금 상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최대주주의 지분율과 주가의 희석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디와이디는 지난해 6월에도 삼부토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250억원을 투입한 적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 5.06%였던 지분율이 8.39%로 높아졌었죠. 그런데 유상증자 대금을 삼부토건 지분 매각으로 마련했습니다. 삼부토건 주식 1750만주 중 750만주를 264억원에 매각해 삼부토건의 250억원 유상증자에 쓴 셈입니다. 매도일은 6월 26일이었고, 증자대금 납입일은 6월30일이었죠. 현금이 거의 바닥 수준인 디와이디가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삼부토건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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