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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팔천이 2021년 12월 광무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 최기보씨의 회사 엑시옴파트너스 등에서 100억원을 차입했죠. 아틀라스팔천이 광무 지분을 취득한 건 그게 끝이 아닙니다. 6개월 후인 2022년 6월 어퓰런스투자조합, 씨에도어투자조합, 아틀라스팔천의 특수관계자로 광무 유상증자에 참여햡니다. 어퓰런스투자조합은 30억원, 씨에도어투자조합은 10억원을 투입하죠. 이로써 아틀라스팔천은 명실공히 광무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됩니다.
다음달에도 광무는 다시 12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게 되고, 이번엔 아틀라스팔천과 어퓰런스투자조합이 각각 65억원과 55억원을 출자합니다. 그런데 어퓰런스투자조합과 씨에도어투자조합은 아틀라스팔천이 사실상 100% 출자해 만든 조합이었고, 지난해 8월 조합이 청산하면서 조합의 주식은 아틀라스팔천으로 넘겨졌습니다. 그렇게 아틀라스팔천이 광무 주식을 취득하는 데 들어간 자금은 총 260억원에 달합니다.
아틀라스팔천의 주주인 오정강씨와 이승규씨도 지분 취득에 참여합니다. 다만 의결권 주식을 직접 취득한 게 아니고 약 61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매도청구할 수 있는 콜옵션권리를 취득합니다. 하지만 오정강 대표는 기간 만료일까지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습니다. 오정강 대표가 전환사채 콜옵션을 취득한 곳은 유니홀딩스라는 회사입니다. 2021년 4월에 에이티세미콘이 리더스에셋홀딩스로부터 리더스기술투자(현 플루토스)를 인수할 때, 에이티세미콘과 함께 매수자로 이름을 올렸던 곳입니다.
유니홀딩스가 오정강 대표에게 넘긴 콜옵션의 대상 전환사채는 Arena Global SK SPV가 인수한 190억원 중 55억원이었습니다. Arena로부터 전환사채를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갖고 있던 유니홀딩스가 오정강대표에게 넘긴 것인데, 계약기간 내에 권리 행사를 하지 않아 다시 유니홀딩스로 되돌아갔고, 유니홀딩스는 지난해 5월 전환가액 2570원인 전환사채를 Arena Global로부터 장외매수합니다.
아틀라스팔천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전에 광무는 대대적인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었죠. 스트라타조합을 상대로 65억원을 유상증자했고, 350억원 규모의 36회차 전환사채와 50억원 규모의 37회 전환사채를 발행합니다. 상지카일룸이 보유 중이던 35회차 전환사채를 만기전 취득한 후 에스엘파워에 재매각하기도 합니다. 모두 2021년 11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36회차 전환사채 중 200억원은 리앤리파트너스가 인수한 뒤 여러 곳에 분산 매각했는데, 그 중 190억원을 Arena Global이 매입했죠. 그 중 55억원을 오정강 대표가 매입하려고 했던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씨에도어투자조합이 인수한 37회차 전환사채 중 일부도 오정강 대표가 콜옵션을 갖고 있었습니다. 35회차 전환사채를 매입한 에스엘파워는 아틀라스팔천의 대표이사 신진형씨가 대표로 있던 곳이었으니, 오정강 대표가 취득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죠.
직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엔켐도 2021년 5월에 3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로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그때 190억원 규모였던 7회차 전환사채를 인수한 곳 역시 Arena Global이었습니다. 엔켐 전환사채가 더파운더즈, 정인파트너스, 지에스엠홀딩스 등으로 셀다운된 것처럼 리앤리파트너스로부터 Arena Global로 매각된 190억원 규모의 광무 전환사채 역시 유니홀딩스 등 복수의 곳으로 셀다운 됩니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자금조달 구조가 닮았습니다. 또 엔켐의 자금조달에 최기보씨 관련 회사들이 개입한 것처럼, 광무의 자금조달에는 오정강 대표와 아틀라스팔천 및 아틀라스팔천이 설립한 투자조합이 참여하죠. 양측이 서로의 자금조달을 도와준 셈입니다.
아틀라스팔천의 광무와 중앙첨단소재 인수는 완벽한 무자본 M&A입니다. 아틀라스팔천은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설립 후 지금까지 증자를 한 적이 없습니다. 광무의 사업보고서에서 확인 가능한 아틀라스팔천의 재무상황은 2022년말이 최근인데, 자산총액이 577억원인데, 부채가 581억원인 완전 자본잠식 회사입니다. 자산을 장만한 자금이 전액 차입금이라는 얘기죠.
아틀라스팔천이 광무 지분 인수 등에 차입한 자금 260억원 중 엑시옴파트너스 등에서 차입한 100억원 외 160억원의 자금출처는 어디일까요? 60억원은 오정강 대표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서 1년간 주식담보로 차입한 것이었습니다. 아틀라스팔천이 지난해 2월 중앙첨단소재 유상증자에 참여한 100억원 역시 차입금인데, 전액 오정강 대표에게 빌렸다고 공시했죠. 오정강 대표가 얼마나 부자인지 모르겠지만, 엔켐의 지분을 매각한 적이 없고, 배당을 받은 적이 없는데 그 큰돈이 어디서 났을까요? 심지어 오정강 대표는 올해 엔켐 전환사채 55억원어치를 취득하기까지 했습니다.
오정강 대표의 화수분은 역시 차입인 것 같습니다. 오 대표는 엔켐 주식 약 186만주를 담보로 메리츠증권에서 959억원을 빌렸습니다. 처음엔 2022년 7월 아틀라스팔천의 차입금 65억원에 대해 담보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시기로 보아 어퓰런스투자조합이 광무 유상증자에 65억원을 참여할 때인 것 같습니다. 오정강 대표가 아틀라스팔천을 위해 담보를 제공한 대출은 2022년 10~11월 300억원까지 늘어납니다. 이때 담보를 받은 곳이 Arena Global과 캐피탈어드바이저스라는 곳이더라고요. 350억원 규모로 발행된 광무의 35회차 전환사채를 최초 인수자인 리앤리파트너스로부터 받아간 곳입니다. Arena와 캐피탈어드바이저스가 받아간 물량이 200억원에 달했죠. 광무의 전환사채 상환을 담보하기 위해 아틀라스팔천이 오정강 대표가 보유한 엔켐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Arena Global은 미국에 있는 특수목적회사, 다시 말해 광무와 엔켐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로 이용한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 곳이죠. 또 캐피탈어드바이저스는 최기보씨 관련 회사인 오지피인베스먼트의 대표이사 신은섭씨가 파트너로 있는 회사입니다.
Arena Global과 캐피탈어드바이저스를 위해 제공된 담보는 2022년 12월 풀리지만, 아틀라스팔천의 상상인저축은행 차입금 100억원에 대한 담보도 오정강 대표가 제공하죠. 지금은 오정강 대표가 아틀라스팔천을 위해 담보를 제공한 건 없는 것 같고, 958억원 모두 오정강 대표의 차입인 모양입니다. 오정강 대표의 빚이 아틀라스팔천의 주요 자금출처로 바뀐 것 아닐까 싶습니다.
아틀라스팔천은 광무 주식을 담보로 상상인저축은행,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에서 96억원을 차입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상상인저축은행과 미래에셋증권을 제이투플러스대부라는 대부업체로 바꿨죠. 아틀라스팔천의 자산이 거의 전부 광무와 중앙첨단소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틀라스팔천의 부채를 짊어진 지렛대는 광무와 중앙첨단소재의 주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틀라스팔천의 주주이면서 채권자이기도 한 오정강 대표 역시 거액의 주식담보대출로 자금을 동원했으니 주가가 떠받치는 빚으로 쌓아 올린 부(富)라고 할 수 있죠. 엔켐, 광무의 현 주가는 담보유지비율을 거뜬히 감당할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주가라는 게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속성이 있으니 오정강 대표는 엔켐과 아틀라스팔천 그리고 광무로 이어지는 빚의 연결고리를 정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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