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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의 자회사가 된 더블유컨셉코리아는 엑시온그룹(구 아이에스이커머스)가 100% 출자한 자회사였습니다. 해외구매대행 사이트인 ‘위즈위드’와 온라인 브랜드 샵인 ‘W컨셉’은 엑시온그룹의 대표 서비스였습니다. 위즈위드에서 지속적으로 손실을 보던 엑시온그룹은 2017년 더블유컨셉코리아의 지분 80%를 위자드원 유한회사로 매각했고, 나머지 20% 지분을 2021년 에스에스지닷컴에 팔았습니다.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엑시온그룹이 2017년과 2021년에 4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또한 최대주주의 회사 매각을 예고하는 전조이기도 했습니다.
최대주주인 아이에스이네트워크 등은 2022년 4월 처음으로 경영권 지분 양수도계약을 체결합니다. 양수인은 부동산 분양대행업체 ㈜디엔씨민은 오너이자 대표인 양영환씨였죠. 양영환씨는 인수 후 회사명을 ‘위본즈’로 바꾸고 이사진도 물갈이할 계획이었고, 이에 따라 엑시온그룹은 주주총회까지 소집했죠. 하지만 잔금이 약속한 날까지 입금되지 않아 거래는 불발로 끝났습니다.
최대주주는 7월에 다시 ㈜델리오 외 3인과 양수도계약을 체결하지만 역시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고, 양수인의 지위가 샵인삽딜리버리를 거쳐 코스닥상장사 셀피글로벌로 넘어갑니다. 무자본 M&A 세력에 인수된 뒤 배임∙횡령 혐의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가 지난달 말 재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변경되어 가까스로 살아남은 회사죠.
델리오와 샵인샵딜리버리는 인수자금을 감당할 만한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총 거래금액이 645억원에 달했고, 재무적 투자자들의 몫을 제외하더라도 직접 부담해야 할 자금이 400억원 이상이었는데 두 회사의 자산총액은 각각 70억과 8억원이었습니다. 잔금은커녕 60억원이 넘는 계약금도 자체 능력으로는 낼 수 없었을 겁니다. 진정한 인수자가 아니라 명의만 빌려준 것일 수 있습니다.
셀피글로벌은 엑시온그룹 인수자로 등장하기 전 불과 한달만에 두 차례나 최대주주가 바뀌었습니다. 2022년 8월에 오름에프앤비라는 자본금 5억원짜리 비상장사가 모회사와 대부업체인 케이엔제이인베스트대부 등으로부터183억원을 차입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는데, 9월초에 로켓인터내셔널이라는 화장품 무역업체가 담보차입을 떠안는 조건으로 지분을 넘겨받습니다.
한달짜리 최대주주 오름에프앤비는 많은 일을 합니다. 정관을 변경해 주식,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한도를 크게 늘렸고 암호화폐, 이차전지, 친환경자동차 부품, 모바일 콘텐츠, 가상현실 등 본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보이는 사업들이 목적사업으로 추가합니다. 대표이사를 새로 선출하고 경영진도 새로 꾸립니다. 셀피글로벌이라는 상호도 이때 변경된 것입니다.
심지어 M&A도 합니다. 플러스메터리얼즈라는 이차전지 소재회사 지분 100%를 인수하죠. 서윤호라는 분이 자본금 49억9000만원으로 설립한 지 1주일된 회사였습니다. 인수 후에는 플러스메터리얼즈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받아주는 방식으로 현금 38억원을 쏴 줍니다. 플러스메터리얼즈는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손실만 쌓이다가 올해 11월 청산절차가 종결되었습니다. 셀피글로벌은 38억원의 전환사채를 상환 받았지만, 지분 취득에 들어간 49억9000만원은 날린 셈이 되었죠.
플러스메터리얼즈 인수가 끝나기 무섭게 로켓인터내셔널이 등장해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받습니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다만 감사 1인만 교체됩니다. 오름에프앤비가 선임해 놓은 김경아 감사가 로켓인터내셔널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였거든요.
김경아씨는 셀피글로벌 감사로 있으면서 로켓인터내셔널의 대표이사가 되었고, 대표이사로 근무한 7일째 되는 날 로켓인터내셔널은 셀피글로벌의 최대주주가 됩니다. 그런데 셀피글로벌 인수가 완료된 다음날 김경아씨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납니다. 대표이사로 1주일 근무한 셈입니다. 김경아씨와 같은 날 로켓인터내셔널 사내이사로 취임하고 같은 날 사임한 분이 있습니다. 플러스메터리얼즈의 100% 주주 겸 대표이사 서윤호씨였습니다.
로켓인터내셔널은 셀피글로벌 최대주주가 된 지 약 12일만에 채권자(케이엔제이인베스트대부)의 담보권 실행에 따른 반대매매로 지분 대부분을 상실했습니다. 하지만 남은 지분율 3.48%로도 여전히 최대주주였죠. 셀피글로벌이 샵인샵딜리버리로부터 엑시온그룹 양수인 지위를 넘겨받은 건 그로부터 2개월 후입니다. 3%대 지분율의 최대주주가 400억원의 인수자금이 들어가는 M&A 투자를 결정한 것이죠. 당시 셀피글로벌의 총자산이 450억원이었습니다.
한달 후인 2022년 12월 셀피글로벌도 양수인 지위를 넘깁니다. 드디어 국보가 참여하는 오션뉴웨이브신기술조합1호(이하 오션뉴웨이브1호)의 등장이죠. 오션뉴웨이브1호는 리더스기술투자(현 플루토스)가 만든 투자조합이었죠. 오션뉴웨이브1호가 인수하기로 한 엑시온그룹 지분은 22.68%, 필요한 자금은 410억원이었습니다.
셀피글로벌의 최대주주가 바뀌고 엑시온그룹 인수자 후보가 되는 동안 국보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었습니다. 10월에 6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이 이루어지고 지놈체인이라는 회사가 전액 사들이더니, 같은 날 임시주주총회가 열려 지놈체인의 최대주주 신상철씨가 대표이사를 겸하는 사내이사로 선임됩니다. 신상철씨는 국보와 마스크사업을 함께 하던 EDGC의 대표이사였습니다. 신상철씨와 함께 국보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영업된 분이 있는데요. 리더스기술투자의 준법감시인 정유라씨였습니다.
신상철∙정유라씨 입사 열흘 후 국보 이사회는 구체적인 안건을 적시하지 않은 주주총회 개최 결의가 이루어지고, 11월 중순 열린 주주총회에서 오창석 무궁화금융그룹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박찬하 천지인엠파트너스 대표이사 겸 케이리츠투자운용 이사회 의장을 사내이사로,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이 공개됩니다. 무궁화신탁의 국보 인수 합의가 끝났다는 얘기겠죠.
곧이어 국보가 1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무궁화신탁 계열의 투자목적 회사인 엠부동산성장1호가 160억원 전액을 차입해 국보 유상증자에 참여합니다. 엠부동산성장1호는 국보의 최대주주가 되었고 박찬하씨는 국보 대표이사에, 오창석 회장은 국보 이사회 의장에 각각 오릅니다.
국보 주주총회에서 오창석, 박찬하씨 등을 이사로 선임한 시기는 셀피글로벌이 엑시온그룹 경영권 지분 매매계약의 양수인이 된 직후였습니다. 로켓인터내셔널의 셀피글로벌 인수와 셀피글로벌의 엑시온그룹 인수 추진이 무궁화신탁의 국보 인수와 어떤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죠. 셀피글로벌이 엑시온그룹 양수인 지위를 국보가 최대출자자인 오션뉴웨이브1호에 넘긴 것으로 그 개연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오창석 회장과 박찬하 대표가 취임한 열흘 후인 12월 15일 국보는 오션뉴웨이브1호에 첫 투자를 집행합니다. 12억원을 출자해 조합지분율 10.6%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다시 며칠 후 오션뉴웨이브1호의 최대출자자가 바뀌었다는 공시가 나옵니다. 광무의 100% 자회사 바른네트웍스(현 애셔코퍼레이션)였습니다.
광무는 중앙첨단소재와 함께 2차전지 소재업체인 엔켐의 대표 오정강씨가 자신의 회사 아틀라스팔천을 앞세워 인수한 회사이죠. 광무가 자회사를 통해 오션뉴웨이브1호의 최대 출자자가 된 건 아틀라스팔천이 최대주주가 된 지 6개월 후였습니다. 2022년말 오션뉴웨이브1호의 총출자액은 113억원, 광무가 애셔코퍼레이션을 통해 출자한 건 60억원이었습니다.
오션뉴웨이브1호를 조성한 리더스기술투자와 최대 출자자가 된 광무는 매우 복잡한 과거로 얽혀 있습니다. 광무의 전신인 릭스솔루션의 최대주주가 바뀌는 과정에 리더스기술투자가 깊숙히 개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광무 및 광무와 특수관계인 중앙첨단소재(구, 중앙디엔엠)과 상지건설(구, 상지카일룸)의 자금조달창구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회사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어느 한 사람을 연결고리로 하고 있죠. 리더스기술투자와 상지건설에서 대표이사를 연이어 지냈고, 자신의 회사를 통해 상지건설의 지분을 보유했고, 상지건설을 통해 중앙첨단소재와 광무에 투자했던, 그리고 오정강 회장의 회사 아틀라스팔천이 광무와 중앙첨단소재의 최대주주가 되는데 깊게 관여한 최기보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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