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의 기사는 작성 후 최소 1주일 경과된 시점에 무료 공개되고 있음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무궁화신탁의 펀드인 엠부동산성장1호투자목적 유한회사(이하 엠부동산성장1호)가 160억원의유상증자로 국보의 최대주주가 된 건 2022년 12월입니다. 일주일 후 셀피글로벌이 엑시온그룹 경영권 지분에 대한 양수인 지위가 리더스기술투자(현 플루토스)의 투자조합인 오션뉴웨이브1호신기술조합(이하 오션뉴웨이브1호)으로 이전 승계되고, 3일 후 국보가 오션뉴웨이브1호에 12억원의 첫 출자를 집행합니다. 무궁화신탁의 국보 인수와 엑시온그룹 인수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 셈입니다.
국보는 2023년 1~2월에 추가로 203억1000만원을 오션뉴웨이브1호에 추가출자하고, 3월에 오션뉴웨이브1호를 탈퇴하면서 엑시온그룹 보통주 234만여주를 받아 최대주주가 됩니다. 오션뉴웨이브1호가 인수한 엑시온그룹 주식은 약 425만주였습니다. 조합에는 192만주의 주식을 받아간 또 다른 투자자가 있었죠다는 얘깁니다. 리더스기술투자와 상지카일룸(현 상지건설)에서 대표이사를 지냈고, 광무와 중앙첨단소재의 실질적인 소유자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최기보씨의 여러 투자회사 중 하나인 클라우스홀딩스였습니다.
오정강 엔켐 회장의 개인회사 아틀라스팔천이 최대주주인 광무는 2022년 12월 60억원을 오션뉴웨이브1호에 출자했습니다. 100% 자회사인 바른네트웍스(현 애셔코퍼레이션)를 통해 투자했으니, 사실상 직접 투자한 셈입니다. 그런데 오션뉴웨이브 1호가 해산할 때 엑시온그룹 주식을 받아간 곳은 국보와 클라우스홀딩스 뿐입니다.
광무는 2023년 1분기 중 오션뉴웨이브1호 지분 전량을 처분했습니다. 그 지분을 국보나 클라우스홀딩스가 취득한 것이겠죠. 광무의 역할이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엠부동산성장1호가 최대주주가 되자마자 국보는 엑시온그룹 인수를 위해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70억원어치를 바른네트웍스(광무)가, 피제이에이치조합이 80억원어치를 인수합니다. 국보가 취득한 엑시온그룹 주식 234만주 전부가 담보로 제공되었습니다. 피제이에이치조합은 박찬하씨와 함께 엑시온그룹을 이끌었던 이헌 대표가 출자한 회사입니다.
광무는 2023년 4월에도 국보 전환사채 10억원을 추가 취득했는데요. 올해 1월 4일 80억원의 전환사채 전부를 국보에 매도(조기상환)하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설마 국보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걸 미리 알았던 것은 아니겠죠? 하지만 광무는 30억원을 회수하는데 그쳤습니다. 국보는 아직 50억원어치의 전환사채를 상환하지 못했고, 국보가 보유한 엑시온그룹 지분의 담보처분권이 광무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계산이 맞지 않습니다. 오션뉴웨이브1호는 총 298억원을 들여 엑시온그룹 주식 약 425만 7000여주를 주당 7000원에 양수했습니다. 215억원을 출자한 국보는 307만주를 받았어야 합니다. 하지만 234만여주를 취득했습니다. 주당 9186원 꼴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오션뉴웨이브1호는 주당 7000원에 양수한 주식을 주당 7000원으로 탈퇴하는 출자자에게 넘겼다고 공시했습니다. 국보의 공시와 불일치하는 부분이죠. 그리고 클라우스홀딩스의 공시와도 어긋납니다. 클라우스홀딩스는 191만여주의 엑시온그룹 주식을 주당 6100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약 117억원입니다. 국보와 클라우스홀딩스의 공시에 오류가 없다면, 오션뉴웨이브1호는 주당 7000원에 양수한 엑시온그룹 주식을 국보에는 주당 9186원에, 클라우스홀딩스에는 주당 6100원에 넘겼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국보가 출자한 돈에서 34억원이 빕니다. 다른 출자자가 모두 탈퇴했는데도 그 돈이 조합에 남아 있었다면, 조합을 만든 리더스기술투자의 몫이 됩니다. 국보가 탈퇴한 후 오션뉴웨이브신기술1호는 순자산이 약 99억원이었고 리더스기술투자의 지분율이 90.9%였습니다.
최기보씨는 자신이 최대주주인 클라우스홀딩스 외에도 투자조합을 통해 국보의 엑시온그룹 인수에 참여했습니다. 클라우스홀딩스가 66.7%, 클라우스홀딩스 대표인 강민수씨가 33.3%를 출자한 포트리스투자조합이 엑시온그룹 보통주 160만주를 주당 5000원에 장외매수했죠. 오션뉴웨이브1호가 엑시온그룹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주당 7000원에 처음으로 주식을 양수한 날과 같은 날이었습니다.
포트리스투자조합은 장외매수한 주식 중 약 38만주를 다음날부터 장내외 매도로 지분율을 5% 미만으로 떨어뜨려 공시의무에서 벗어났습니다. 장외에서는 주당 5000원에 팔았고, 장내에서는 6493원~7593원에 팔았습니다. 포트리스투자조합은 온그룹 경영권 지분 양수도계약의 당사자인 오션뉴웨이브1호의 출자자도 아니었고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공동양수인도 아니었습니다. 엑시온그룹의 기존 최대주주 등과 별도로 매매거래를 한 것입니다.
포트리스투자조합은 엑시온그룹 주식 취득 후 한달 만에 전량 처분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클라우스홀딩스의 첫 대량보유 공시가 이루어진 2023년 월 10일 포트리스투자조합의 보유주식이 신고되지 않았거든요. 클라우스홀딩스가 최대 출자자이기 때문에 포트리스투자조합 보유분이 있었다면 함께 신고되었어야 합니다. 엑시온그룹 주식에 80억원을 투자한 포트리스투자조합이 장내매도를 통해 처분했다면 상당한 차익을 얻었을 겁니다. 엑시온그룹 주가가 2023년 월 10일 이전에 6000원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으니까요.
*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이 제작하는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DRCR(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