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의 기사는 작성 후 최소 1주일 경과된 시점에 무료 공개되고 있음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엔(현 에스유홀딩스)은 2020년 7월 엔에스엔은 엔터테인먼트회사 화이브라더스코리아를 인수합니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다음달 30대1의 무상감자를 앞두고 있는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전신입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인수는 엔에스엔의 최대주주가 대주인터내셔널에서 황원희씨로 바뀔 즈음의 일인데, 둘은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였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런데 엔에스엔은 처음부터 스튜디오산타클로스를 경영목적으로 인수한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양수한 주식을 온성준씨가 사주인 세미콘라이트(현 에스엘에너지)에 넘겨주기로 약속이 돼 있었거든요. 공동경영 약정도 맺었죠. 황원희씨와 온성준씨의 연대가 결성된 셈이었습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경영권 지분을 489억원에 매입했는데, 순차적으로 주식을 넘겨 에스엘에너지가 최대주주가 됩니다. 2021년 10월에는 나머지 지분마저 에스엘에너지측에 매각합니다. 엔에스엔은 일부 장내매수까지 포함해 총 498억원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주식매입에 투입했지만, 매각액은 443억원으로 약 55억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전체 보유기간은 1년 5개월 정도였습니다. 사실상 에스엘에너지가 스튜디오산타클로스를 인수하는데 도우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센디오의 대표이사 한승일씨는 황원희씨가 최대주주로 복귀하는 2020년 6월 엔에스엔의 이사직에서 물러납니다. 하지만 엔에스엔과 인연이 끝난 건 아니었습니다. 약 1년 반의 공백을 거쳐 이듬해 말 대부분 매출은 과학기기 판매에서 나오는데, 항체개발 등 바이오사업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던 지더블유바이텍 사내이사로 선임됩니다. 그런데 그후 얼마되지 않아 지더블유바이텍이 엔에스엔의 실질적인 지배회사가 됩니다. 이직한 회사가 전 직장의 모회사가 된 겁니다.


황원희씨는 2021년 3월부터 엔에스엔에서 본격적인 투자회수를 시작합니다. 보유주식 647만주 중 280만주를 앰버파트너스와 제이케이(JK)파트너스1호 투자조합에 매각해 약 44억원(주당 4835원)을 확보하죠. 이 거래로 엔에스엔의 최대주주는 제이케이파트너스1호로 바뀌게 됩니다.


제이케이파트너스1호는 이상욱(19.5%), 유태성(36.1%), 김종관(24.6%), 이영우(16.4%) 등이 초기조합원으로 30억원을 조성해 엔에스엔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죠. 이상욱씨는 이때부터 지금까지 엔에스엔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승일씨가 사내이사가 된 지더블유바이텍이 이듬해 2월 제이케이파트너스1호에 121억원을 출자해 조합의 최대 출자자가 되고, 제이케이파트너스1호는 그 자금을 토대로 150억원 규모의 엔에스엔 유상신주를 인수합니다.



당시 지더블유바이텍의 최대주주는 글로우웨일이라는 비상장사였습니다. 감사의견 거절과 전 경영진의 대규모 배임 및 횡령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있던 회사를 2020년 6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죠. 공교롭게도 황원희씨가 엔에스엔 최대주주로 복귀할 즈음입니다.


이후 지더블유바이텍은 전환사채 발행 등의 차입을 통해 엔에스엔 외에도 제이케이랩스, 에스엔피제네틱스 등을 인수하지만 적자가 지속되고 경영권 분쟁이 반복되다가 올해 2월에 백옥생코리아가 120억원의 신주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백옥생코리아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이상영씨가 인수자금을 대여했더라고요.


한승일씨가 지더블유바이텍 경영진에 합류한 시기에 수본생활건강이라는 자본금 2000만원짜리 회사가 148억원이라는 거금을 지더블유바이텍에 투자합니다. 수본생활건강은 원래 반도체칩 판매업으로 설립되었는데, 2020년 4월에 미용기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상호를 변경했구요. 같은 날 이사들도 조완규, 김형진, 이재순 등으로 전원 교체됩니다. 2022년에는 김한국, 고승현씨 등이 합류하는데, 지금은 이분들 모두 물러났고, 조완규씨만 이사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수본생활건강은 지더블유바이텍 주식 58억원, 전환사채 90억원을 장외매수했습니다. 수본생활건강이 취득한 주식과 전환사채는 대부분 김금숙이란 분이 넘긴 것입니다. 글로우웨일 또는 글로우웨일 경영진들이 지더블유바이텍 유상신주와 전환사채를 인수할 때 함께 했던 분입니다. 글로우웨일의 우호지분쯤은 되었을 겁니다. 수본생활건강은 148억원의 인수자금을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는데, 수본생활건강이 전환사채로 조달한 건 2020년에 8억원뿐입니다. 2021년 지더블유바이텍에 투자한 자금의 출처는 따로 있다는 얘기죠.


수본생활건강은 지더블유바이텍 경영권을 잡을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습니다. 적대적 M&A가 아니라 글로우웨일과 합의된 것이었습니다. 3대 주주의 주식과 전환사채를 수본생활건강이 매입하고, 글로우웨일이 보유 주식 전체의 의결권을 수본생활건강에 위임하기로 했죠. 또 기존 이사 중 글로우웨일측 이사 2명을 제외한 7인이 사임하고 수본생활건강측 6인을 이사로 선임하기로 했습니다. 수본생활건강이 지정한 자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합의도 했죠.


둘 사이의 계약에 따라 2021년 12월 주주총회가 개최되고, 엔에스엔에서 이사를 지낸 한승일씨를 비롯, 6인의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가 신규 선임됩니다. 신임 이사 중 변호사 출신의 오성록씨는 글로우웨일측 양재원씨와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선출됩니다. 2022년 1월에는 더로드1호조합을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합니다.


그런데 기존 이사 2인의 사임이 늦어지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기존 이사 사임 마지노 날인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수본생활건강측 인사인 김한국씨 등이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되는데 전원 부결됩니다. 반면 3개월 후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글로우웨일측 인사인 김승일씨 등의 이사 선임은 전원 가결되죠.


결국 경영권 분쟁이 발생합니다. 수본생활건강은 양재원 지더블유바이텍 대표이사 등 3인의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하고, 김승일씨 등을 선임한 임시주주총회 결의 취소의 소를 제기합니다. 더로드조합1호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는 수 차례 일정이 지연되다 결국 철회되고, 글로우웨일과 수본생활건강이 맺은 경영권 변경에 관한 계약도 해지됩니다. 양측은 경영권 변경 계약을 1년간 공시하지 않았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고 계약이 해지된 이후에 늑장 공시를 했죠. 일반 주주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한승일씨는 지더블유바이텍에서 2022년 4월 이후 약 1년간 이사회에 전혀 참석하지 않다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해임됩니다. 수본생활건강이 지더블유바이텍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실패하고,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사실상 이사로서 직무수행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한승일씨가 해임되면서 지더블유바이텍은 제이케이파트너스1호의 출자지분을 매각하기로 합니다. 121억원에 출자했지만 무려 40억원을 손해보고 80억원에 매각하기로 하죠. 당초 지난해 6월까지 전량 매각을 끝내기로 했습니다만, 잔금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올해 1월 55억원어치만 매각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계약해지됩니다.


지더블유바이텍으로부터 제이케이파트너스1호의 출자지분을 양수한 곳은 노틸러스1호조합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수본생활건강이 지더블유바이텍에 투자하기 5개월 전에 에쓰씨엔지니어링으로부터 세원이앤씨 지분을 디지털킹덤홀딩스와 함께 인수한 재무적투자자 중 하나였습니다. 


디지털킹덤홀딩스가 세원이앤씨 지분을 인수한 때는 수본생활건강이 지더블유바이텍 경영권 인수를 진행 중이던 2022년 1월이었습니다. 디지털킹덤홀딩스는 세원이앤씨 주식 869만주(5.96%)를 100억원에 양수하는데, 매입자금 전액을 지더블유바이텍에서 연율 20%의 고금리로 단기 융통합니다. 완전한 무자본 M&A였습니다.


정황상 디지털킹덤홀딩스와 수본생활건강은 같은 편이고, 이 당시까지만 해도 수본생활건강과 글로우웨일의 관계가 깨지기 전이었죠. 하지만 둘 사이 균열이 생긴 영향인지 디지털킹덤홀딩스는 지더블유바이텍 담보대출을 조기상환하고, 차입처를 대부업체로 바꿉니다.


디지털킹덤홀딩스는 무슨 배짱으로 전액 고금리 차입금으로 세원이앤씨 지분을 인수했을까요? 믿는 구석은 유가증권 상장사 이엔플러스였습니다. 이엔플러스가 그해 3월에 80억원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쏴주면서 디지털킹덤홀딩스는 차입금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이엔플러스는 그 전달 최대주주 교체가 있었습니다. 기존 최대주주인 오에스티에이가 에이팀하모니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와 2021년 10월말에 경영권을 포함한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었죠. 수본생활건강이 지더블유에 투자한 시점과 거의 차이가 없죠.  잔금 지급일이 2022년 2월 28일이었습니다. 에이팀하모니제1호가 이엔플러스 경영권을 확보한 후 이엔플러스가 디지털킹덤홀딩스에 80억원을 지원했죠. 이제 같은 편은 수본생활건강과 디지털킹덤홀딩스 및 에이팀하모니제1호의 배후가 됩니다.



에이팀하모니제1호를 앞세워 이엔플러스를 인수한 배후는 금성축산진흥이라는 비상장사입니다. 수 차례 무자본 M&A 이력이 있는 회사입니다. 2021년 2월에 바이오로그디바이스를 주당 2617원씩 180억원에 인수했는데, 전액 신협 등에서 차입합니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주가는 6개월만에 5배 가까이 오르죠. 인수를 도왔던 재무적 투자자들은 5% 지분 공시에서 자유로웠으니, 고점 매도를 했어도 알 수 없었습니다. 이엔플러스를 인수했을 때도 2차전지 등을 재료로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했는데, 금성축산진흥이 인수할 때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매입한 삼다감귤영농조합의 임권일이라는 분이 보유지분 전부를 매도해 큰 차익을 얻습니다.


금성축산진흥은 이엔플러스를 인수하자마자 바이오로그다비아스 지분을 이엔플러스에 팔아 150억원을 챙깁니다. 이엔플러스 지분 매입에 들어간 돈이 150억원이었죠. 바이오로그 지분의 매입가와 매각가만 보면 30억원의 손실을 입은 셈이지만, 공시된 건 사실의 일부일 수도 있습니다.


노틸러스1호조합이 양수한 제이케이파트너스1호 출자지분은 고스란히 세원이앤씨에게 넘겨졌습니다. 세원이앤씨는 104억원에 제이케이파트너스1호 지분을 취득하지만, 엔에스엔 주식의 손상징후로 지난해 전액 손상처리해 장부가액이 0원이 됐습니다. 또 디지털킹덤홀딩스는 세원이앤씨 일부 주식을 팔아 지분율을 5% 아래로 떨어뜨렸고, 지난해 5월 범한산업의 자회사인 범한메카텍(구, 두산메카텍)이 장내매수를 통해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