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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공유기 업체 다보링크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지 아직 3년을 채우지 않은 기업입니다. 유안타증권의 스팩에 흡수합병되면서 상장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2020년에 스팩과 합병계약을 체결한 후 2021년 스팩 상장 전에 최고 4740원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장기적인 주가 하락으로 지난해 4월에는 728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보링크는 2020년 매출고 이익이 급증하는 등 실적이 대폭 호전되었죠. 하지만 상장에 성공한 후로는 내리 3년 적자 행진 중입니다. 성장을 위한 상장이 아니라 상장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회사들에게서 자주 목격되는 패턴이죠.



다보링크 주가가 반전을 시작한 건 지난해 8월 최대주주의 지분매각 루머가 시장에 돌면서부터입니다. 비슷한 시점에 최대주주 변동이 예고되었던 다른 상장사가 더 있었으니, 바로 아센디오와 씨씨에스였습니다. 아센디오와 씨씨에스는 같은 9월 25일에 최대주주 변경을 동반한 주식양수도계약이 이루어졌죠. 그보다 한달 정도 뒤인 10월 19일 다보링크의 최대주주가 더에이치에스인터내셔널와 경영권을 포함한 주식매매계약을 맺습니다. 물론 더에이치에스인터내셔널은 매매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양수인의 지위를 테라사이언스에 넘겼고, 테라사이언스가 11월 다보링크의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씨씨에스 상황은 매우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인수 주역인 현 경영진은 둘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고, 뜬금없이 지난해 상장폐지된 멜파스가 씨씨에스와 이사진 전원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냈죠. 일각에서는 멤파스가 씨씨에스를 통해 우회상장을 노린다는 추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별로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단순한 채권회수 목적으로 보입니다.


씨씨에스를 인수한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최대주주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고, 주식의 처분 등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는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인에 시정명령 취소 본안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정말로 정부와 한판 붙어보자는 생각인지, 아니면 시간벌기용 소송제기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법률대리인의 코치를 받고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입니다.


그 사이에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에 씨씨에스 인수자금을 공급한 아센디오와 다보링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웰바이오텍은 120억원을 출자한 티디엠투자조합2호을 통해 아센디오의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었고 서장균 외 3인이 출자한 티디엠투자조합1호, 소네트투자조합 등은 기존 최대주주인 퍼시픽산업의 구주를 인수해 웰바이오텍의 지원자로 나섰는데요. 소네트투자조합과 티디엠투자조합1호는 지분을 조합원 등 여러 곳에 분산 처분했습니다. 6.17%에 달했던 티디엠투자조합1호의 지분율은 이달 초 1%대로 떨어졌는데요. 나머지 지분도 전부 처분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센디오의 기존 최대주주인 퍼시픽산업은 티디엠투자조합1호 등에게 매각한 지분 외에도 11.17%의 지분이 남아 있었고, 이 지분을 한울투자조합, 서장균 등에게 매각하기로 했는데, 이 거래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달 말 끝났어야 할 거래인데 이달 16일로 연기되었죠. 16일 거래가 종결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센디오의 최대주주이자 인수의 주역인 웰바이오텍은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이죠. 아센디오 지분을 잃는 상황이 펼쳐지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센디오의 기존 최대주주 퍼시픽산업의 나머지 지분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보링크 최대주주인 테라사이언스 역시 웰바이오텍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습니다. 씨씨에스 인수의 최후방에 있는 두 상장사가 모두 의견거절을 받은 셈입니다. 테라사이언스가 의견거절을 받은 근거 중에는 다보링크 경영권 인수 등의 투자거래이 타당성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죠. 특히 다보링크 투자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씨디에스홀딩스가 반대매매로 지분을 잃은 상황이기 때문에 테라사이언스가 다보링크 지분을 지속 보유할 수 있을 지도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최대주주가 불안하면 경영진도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대주주 테라사이언스가 다른 곳으로 교체되거나 테라사이언스를 지탱할 지분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경영진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다보링크의 경영진은 곧 재편될 것 같습니다.


테라사이언스는 지난 2월에 임시 주주총회를, 3월에는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는데, 5월에 다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합니다. 예정대로라면 이미 2월말에 열렸어야 할 주주총회인데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 5월로 미루어졌습니다.



2월초 임시 주총에서는 당초 선임될 예정이던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이사후보들이 탈락되고 테라사이언스쪽 인사인 서민혁, 임상현(이상 대표이사), 이민수 등 3인의 사내이사가 선임되었죠.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장도훈 사외이사가 추가 선임되었습니다.


2월초 임시 주주총회를 보완 또는 수정하는 성격을 갖는 5월 주주총회 안건은 정관변경과 신임이사 선임입니다. 정관변경은 신사업 추진 건인데, 이미 공개되었습니다. 초전도체 사업 및 관련 사업들을 대거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죠. 뜻밖에도 앞선 두 번의 주총에서 초전도체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지 않았더라고요. 엔터사업, 콘텐츠사업, 방송사업 등이 신사업 후보였습니다.


신임이사 후보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확정되지 않아서 공개하지 않은 것인지,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초전도체 사업 추진에 관련된 인물들이 신임 이사후보로 등장할 것 같습니다.


다보링크가 초전도체 사업을 사업목적에 담으려는 건 당연히 씨씨에스에 대한 투자와 깊이 연관되어 있겠죠. 씨씨에스를 인수한 퀀텀포트 전환사채를 매입한 이유가 초전도체사업 때문이라는 방증인 셈입니다. 원리금 회수나 소소한 시세차익을 노린 단순 투자가 아니라 씨씨에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보링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지연되어 온 10억원의 유상증자와 15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을 5월 주주총회가 끝난 후인 6월 18일로 연기해 놨습니다. 유상증자 참여자는 더에이치에스인터내셔널이고, 전환사채 투자자는 엠아이스퀘어라는 법인입니다.


엠아이스퀘어는 2022년말 현재 자산총액 5억원, 부채 14억원의 완전 자본잠식 회사였습니다. 자본금이 5억원인데 현재까지 증자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대규모 차입을 하지 않는다면 전환사채 투자가 불가능한 회사라는 뜻입니다. 최대주주는 소병민씨(100%)인데, 지난해 10월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병민씨는 엠아이스퀘어를 인수한 직후 다보링크 전환사채 투자자로 낙점되었고, 지난 2월에는 젬벡스링크의 164억원 유상증자에 신기술조합을 통해 참여했습니다. 소병민씨는 개인적으로 지난 2022년 전웅씨가 하이드로리튬을 인수할 때 하이드로리튬 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한 이력이 있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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