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의 기사는 작성 후 최소 1주일 경과된 시점에 무료 공개되고 있음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코스닥 상장사 엑시온그룹은 지난해 초 경제공동체로 추정되는 이노파이안과 유코파트너스가 새로운 주주그룹으로 등장하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섭니다. 3월에는 바산1호조합에 60억원을 출자하고, 4월에는 에스에이치투자조합 제1호(이하 에스에이치1호)에 역시 60억원을 출자합니다. 둘 다 최대 출자자였고 조합을 통해 타법인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바산1호조합은 중장비 종합전장품회사인 코스닥 상장사 프리엠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지난해 1월에 최대주주와 주식양수도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지불한 상태였죠. 엑시온그룹이 바산1호조합에 출자한 것은 중도금 지급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인수에 성공했다면 프리엠스의 최대주주는 엑시온그룹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산1호조합은 잔금납입에 실패해 계약해제되었습니다. 바산1호조합은 해산됐고 엑시온그룹은 출자금을 회수했습니다.


에스에이치1호는 엑시온의 출자금을 받은 그날 코스닥 상장 게임회사인 룽투코리아(현스타코링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조합자금 90억원 중 60억원을 출자한 엑시온그룹이 사실상 룽투코리아의 주인이 된 셈이었죠. 당시 엑시온의 단일 최대주주는 구주주인 아이에스이네트워크이지만 경영권이 없었고 대표이사는 국보의 박찬하씨와 이노파이안의 이승철씨였습니다.



룽투코리아의 새로운 대표이사는 엑시온그룹 경영지배인으로 있던 오광배씨가 맡습니다. 곧바로 M&A전선에 뛰어들죠. 룽투코리아는 리스타트투자조합제2호(이하 리스타트2호)를 설립해 60억원을 출자하고 오광배씨가 대표조합원을 맡습니다. 조합을 결성한 목적은 비상장사로 선박 및 건축자재 제조업을 하는 스타코 인수였습니다. 리스타트2호는 스타코 지분 50.99%를 인수했고, 룽투코리아는 상호를 스타코링크로 바꾸었습니다.


이때 스타코를 매각한 곳이 다름 아닌 유콘파트너스였습니다. 자신들이 인수한 엑시온그룹을 이용해 스타코링크를 인수한 뒤, 스타코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한 셈이죠. 유콘파트너스의 주주는 이노파이안의 현 최대주주 김대봉씨, 스타코링크 대표이사 오광배씨, 유콘파트너스 대표이사 신현욱씨, 이승철씨와 함께 엑시온그룹 이사에 선임된 김기환씨 등이었습니다.


그런데요. 스타코링크가 스타코 인수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에 5일전 스타코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한창을 인수하려고 한창의 당시 최대주주인 타이탄 에쿼티(Titan Equity,LLC)와 양수도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스타코가 한창을 인수하고, 스타코링크가 스타코를 인수하는 그림이었습니다. 한창은 국보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고, 자회사인 한주케미칼을 국보의 이사회의장이자 무궁화신탁 회장인 오창석회장이 최대주주인 나반홀딩스에 매각하려다가 감사의견이 거절돼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회사죠. 하지만 스타코링크가 스타코를 인수한 후 한창 인수 계약은 없던 일이 됩니다.



스타코링크는 처음부터 스타코의 100% 인수해 합병할 계획이었습니다. 리스타트2호를 해산해 50.99%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한편 잔여 지분 매입에도 나서죠. 잔여 지분을 가진 주주는 유콘파트너스와 코스닥 상장사 투비소프트였습니다.


그런데 투비소프트가 스타코 지분을 취득한 날은 룽투코리아가 스타코 지분 취득 목적으로 리스타트투자조합 2호를 설립한 날과 같았습니다. 투비소프트에게 스타코 지분을 매각한 곳은 당연히 유콘파트너스였고, 유콘파트너스는 룽투코리아를 인수한 엑시온그룹의 주요 주주였습니다. 엑시온그룹에 인수된 룽투코리아의 신임 대표는 오광배씨였고 매각대상회사인 스타코의 대표이사도 오광배씨였습니다. 오광배씨는 유콘파트너스의 주주 중 한명이기도 했습니다.


투비소프트는 현금 대신에 13회차 자기전환사채를 인수대금으로 유콘파트너스에 지급했고, 유콘파트너스는 그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일부 매도해 5% 공시 규정에서 벗어났습니다. 투비소프트는 인수한 스타코 지분을 약 2개월 뒤 유콘파트너스와 함께 스타코링크에 매각했죠. 인수할 때는 약 30억원 상당의 자기전환사채를 대가로 지불했는데, 매각할 때는 약 21억원 상당의 스타코링크 전환사채로 받았습니다. 사실상 스타코 지분 매매에 따른 실익은 없었고, 자기전환사채를 매각해 스타코링크 전환사채를 취득한 꼴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콘파트너스는 스타코 지분 전부를 직접 또는 투비소프트를 거쳐 스타코링크에 매각했고, 그로 인해 약 114억원 상당의 현금과 주식을 취득했죠. 투비소프트는 이 거래로 말미암아 지난해 반기검토결과 감사의견이 거절됩니다.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이 거래의 경제적 실질이나 스타코 주식 및 스타코링크 전환사채의 공정가치 평가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검토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의견거절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선박기자재업체인 스타코는 2018년 7월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회생계획의 일환으로 기존 주식을 모두 무상소각하고 부산지역의 향토기업인 신화기업(회장 유병희)이 이라는 곳이 신규 유상증자로 100%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2023년에는 스타홀딩스라는 곳으로 지분이 전부 넘어갔는데, 지난해 언젠가 유콘파트너스가 그 지분을 취득한 모양입니다.


무궁화금융그룹의 국보 인수에서 시작된 상장사 M&A는 꼬리를 물 듯 이어졌습니다. 무궁화금융그룹은 엠부동산성장1호를 설립해 국보를 인수했고, 국보를 통해 엑시온그룹을 인수했으며, 유콘파트너스와 이노파이안 등 엑시온그룹의 다른 주주들이 가세하면서 게임회사 룽투코리아를 인수했고, 룽투코리아는 선박기자재업체 스타코를 인수하면서 스타코링크로 개명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이번에는 스타코가 코스닥 상장사 인수의 주인공으로 나섭니다. 대상은 휴맥스그룹 소속의 디지털 방송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알티캐스트였습니다. 휴맥스그룹은 지난해 8월 알티캐스트 매각에 착수해 10월초 솔리드트러스트투자조합제1호(이하 솔리드트러스트1호) 외 1인과 경영권 지분 32.83%를 15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습니다.



솔리드트러스트1호는 스타코가 53.33%의 최대 출자지분을 가진 조합으로 알티캐스트 인수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조합에는 투비소프트도 출자를 했죠. 하지만 스타코를 주포로 하는 솔리드트러스트1호 등은 계약금 30억원 외에 잔금지급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12월 지분 양수도계약이 해제되었습니다.


휴맥스는 다시 코스닥 상장사 ㈜베노티앤알 및 펜타쉴드1호조합이라는 투자조합과 재차 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알티캐스트가 실시하는 약 10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베노티앤알과 위드윈투자조합79호가 참여했죠. 이달 21일 구주 양수를 위한 잔금지급이 완료되면 베노티앤알은 알티캐스트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됩니다. 스타코측은 이를 막기 위해 양수도계약과 신주발행, 전환사채 발행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말 취하했습니다.



관련기사